[란코프] 화폐개혁 실패로 시장경제 회생

2015.01.06 04:41:57

지난 2009년 단행한 북한의 화폐 개혁이 실패로 끝난지 5년이 지났습니다. 사실상 북한의 2009년 화폐개혁은 세계 경제사에 있어 전례가 없는 실패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 화폐개혁 실패 자체가 시장 경제의 힘을 뚜렷이 보여줬습니다.

2009년 북한의 화폐개혁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북한 지도자들이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에 대해 너무 무지했기 때문입니다. 화폐 개혁의 목적은 장사를 통해 많은 돈을 버는 부자들의 경제기반을 파괴하고 북한 주민들이 장사를 하는 것보다 국가 기업소에서 일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물가상승, 즉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물가를 2002년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였습니다.

북한 정부의 제일 중요한 실수는 북한의 노동자, 회사원, 간부 등에게 구권보다 백 배 정도 더 비싼 새 화폐를 액면가 그대로 생활비로 지급하기로 한 결정이었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북한 정부는 사실상 하루 아침에 모든 생활비를 만 퍼센트 급증시켰습니다. 일반 사람들에게 이것은 듣기 좋은 이야기이지만, 경제를 아는 사람들은 이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의 큰 실수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정부는 국내 경제에서 돌고 있는 현금이 백 배 정도 증가할 경우에 폭발적인 물가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몰랐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2009년 화폐 개혁은 물가의 상승을 억제하기는커녕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폭발적인 물가 상승을 야기시켰습니다. 기본적인 이유는 화폐 개혁을 계획한 사람들이 시장경제구조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무지하였다는 점입니다. 사실상 북한의 경제전문가 대부분은 이 정도로 무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결정을 내린 사람이 북한 최고지도자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북한 당국자들은 얼마 전에 화폐 개혁 실패에 대한 책임은 박남기 당 중앙부장에게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을 믿을 수 없습니다. 북한 정치를 감안한다면, 생활비를 기존보다 백 배나 늘리라고 명령할 수 있는 사람은 김정일 최고지도자 한 명뿐일 것입니다.

고 김정일 위원장은 외교를 잘 하였고, 국내에서 일어나는 권력 투쟁을 잘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제 부문에서 따져본다면 그만큼 경제에 대해 무지한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화폐 개혁은 경제 혼란을 초래하였고, 민심이 흔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얼마 동안 북한에서 다시 굶어 죽는 사람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2010년 1월에 북한 정부는 종합시장을 모두 폐쇄하고 외화 이용까지 금지하였습니다. 결국은 나라의 경제가 거의 무너졌습니다.

이와 같은 위기의 직면하게 된 북한 지도부는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시장 경제의 불가피성을 암묵적으로 인정하였습니다. 2005년 이후 몇 년 동안 시장화를 가로막으려는 정책을 그만두고 2012년 1월 말부터 간부들에게 시장활동에 간섭하지 말라는 교시를 내렸습니다.

이것은 북한 시장화 세력의 위대한 승리였습니다. 그 때부터 북한 정부는 간부들이 지배하는 국가사회주의를 그대로 찬양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해마다 활발해지는 시장경제를 허용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이익에 맞게 이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화폐 개혁의 실패는 주민들에게 타격을 많이 안겨주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정부와 고급 간부들에게도 시장의 힘을 잘 보여주고, 북한 정부의 경제 회복 정책을 촉진시켰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뉴스관리자 sblee2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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