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설]7년 만에 열린 南北 장성급 회담이 개운찮은 이유

2014.10.17 17:12:40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김영철 북한 정찰총국장을 단장으로 한 남북(南北) 군사회담이 15일 판문점에서 열렸다. 류 실장은 예비역 육군 중장이고, 김영철은 북한군 대장 계급이어서 ‘장성급’ 모양새를 갖췄는데, 장성급 회담은 2007년 12월 이후 7년 만이다. 전시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는 점에서 군사회담이 열린 것 자체는 바람직하다. 북측에서 실무급 아닌 정책 책임자급이 나온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개운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어 박근혜정부가 앞으로의 남북 대화 과정에서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첫째, 투명성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북에 휘둘린 느낌을 준다. 심지어 대북(對北) 눈치보기·저자세의 기미까지 짚인다. 회담이든 협상이든 비공개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가 그런 예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북한 측의 비공개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혹 그럴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회담이 이미 공개된 상황에서는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회담 내용과 결과를 설명해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국민에게 왜 그런지 소명하고 양해를 구할 의무가 있다. 회담 과정에서 우리 측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앞세우며 언론의 북한 비판 보도를 통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회담 내용 공개에 대해서도 같은 원칙을 관철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군사회담은 특히 당당해야 한다. 김영철은 천안함 도발 주범의 한 사람이다. 대한민국의 입장을 선명하게 제시했어야 했다. 국방부 측은 “북의 책임이라는 것을 상기시켰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그 정도 뉘앙스였다면 문제가 많다. 5·24조치 해제를 노리는 북측이 남측 입장의 강도(强度)를 가늠하려 했을 것임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셋째, 각종 도발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없이 5·24 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는 원칙을 다잡아야 한다. 대화에만 급급해 도발 책임을 어정쩡하게 넘기면 제2의 도발을 유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뉴스관리자 sblee2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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