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1일 창립한 바른불교재가모임이 조계종과 스님들에 대한 비난과 불교계 세월호 활동에 대한 왜곡된 주장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창립법회에 참가한 이들이 승가를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종단을 헌법질서를 부정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등 악의적인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종단이 1994년 개혁 이후 안정화에 접어들며 불교 발전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과 반대로 이들의 행보는 여전히 종단 집행부에 대한 비판과 흔들기에만 머무르고 있다.

지난 3월31일 결성된 바른불교재가모임 창립법회에서 함께 손을 들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특히 오는 5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봉행되는 불교계 최대 축제인 연등회와 광복70년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 및 간화선 무차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바른불교재가모임의 주장은 종단 혼란을 부추기고 불교계 전체를 멍들게 할 우려가 높다.

이처럼 재가불자들이 종단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나선 것은 종단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과거 종단 개혁과 불교 자주화를 주장했던 재가운동의 경우 사부대중의 한 축으로 승가와 함께 호흡해온 측면이 강했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10ㆍ27법난 이후 재가불자들은 개혁적인 스님들과 함께 민주화운동과 불교개혁에 나섰다. 당시 재가불자들은 개혁은 스님들만의 몫이 아니라 승가와 재가가 함께 하는 일이며, 사부대중이 불교 중흥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1994년 종단 개혁 때도 재가불자들은 일익을 담당했다.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장기 집권에 반대하며 스님들이 범승가종단개혁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종단 개혁에 나설 때 재가불자들 역시 힘을 결집해 스님들을 지원했다. 개혁이라는 대의명분 속에서 불교의 한 축으로 종단을 외호하는 역할을 온전히 수행한 것이다.

과거 재가운동은

승가와 함께

종단 개혁의

한 축으로 역할

불교 개혁을 열망한 스님들과 재가자들의 노력으로 종단은 불교발전과 중흥을 위해 자정과 쇄신을 위한 노력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1994년 종단 개혁을 통해 내부 문제를 수습하고 불교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안정화에 접어들었다.

종단 안정을 바탕으로 그동안 소홀했던 승가교육체계 체계를 확립하고 종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적 실천이나 중생구제, 복지 사업 등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단은 ‘소통과 화합으로 함께 하는 불교’를 전면에 내걸고 불교의 사회적 역할 확대와 한국불교 중흥이라는 과제를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최근 사부대중 100인 공사를 통해 불교의 백년대계를 세우기 위한 행보에 종단 차원에서 집중하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불교계의 문제를 전체로 확대해 종단을 흔들고 있는 재가모임의 주장은 마치 불교계 전체가 부도덕한 집단인 것처럼 매도 당할 수 있어 심각한 사안이다. 과거 재가불자들의 개혁 요구가 대의명분 속에서 이뤄진 것과 달리 특정인이나 일부스님을 비난하는데 집중하며 ‘대중궐기’를 선동하고 있어 종단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수행과 포교, 복지,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있는 대다수의 스님과 불자들의 노력을 외면하고 종단 집행부 비판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주 및 도박 등 일부 일탈 행위와 송담스님 탈종, 동국대 문제 등을 내세우며 종단 흔들기에 매몰된 그들의 주장은 청정승가 회복을 내세우고 있는 재가모임 창립 취지와 동떨어진 모습이다.

“현 재가모임 주장은

일부문제 확대 해석

불교전체 매도 행위

불교발전 도움 안 돼”

여기에 일부 교계 언론과 팟캐스트를 통한 폭로성 기사가 더해지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김영국 연경불교정책연구소장은 정봉주 전 의원이 운영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종단을 비방, 불교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동국대 이사 스님들에 대한 무분별한 폭로를 일삼고 있다. 김씨의 폭로로 스님들은 사실관계를 떠나 명예에 큰 상처를 입고 승가위상은 더 추락하게 됐다. 팟캐스트를 통한 폭로는 다시 일부 교계 언론을 통해 재생산되며 종단 내부의 혼란과 불교계 명예 실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님들을 비리 파렴치한으로 몰던 김영국 소장은 본인의 부도덕한 과거 전력이 공개되며 재가모임 대표직에서 하차했다. 제 눈의 들보는 못보고 남의 눈 티끌 나무라는 셈이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중앙종회의원 스님은 “재가자들이 균형감을 갖추지 못한 채 특정 정치 세력에 치우쳐 있다”며 “재가모임의 주장은 일부 문제를 확대 해석해 불교계 전체를 매도하는 행위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종회의원 스님도 “일부 일탈 행위를 이유로 종단 집행부를 비판하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본다. 불교 발전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동안 종단이 그들의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문제를 키운 측면이 있다. 앞으로 종단에서도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096호/2015년4월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