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북계 병마록사의 취하에 있던 아전으로 몽골군이 쳐내려오자 모시고 있던 낭장과 별장을 죽이고 몽골군 에 투항했던 역적이다 그런데 지금은 몽골의 사신을 따라 들어와 궁궐 출입을 제 집 안방 드나들 듯 하고 있는 것이다 김준이 머 리를 들었다 그는 짙게 자란 수염을 손끝으로 쓸어 내렸다28 대영웅 조복서는 몽골의 중서성 소속 관리가 되어 있어 문서로 항의 하는 것이 올다 대 감 김손일이 눈을 부릅했으나 역부족이다 그가 어깨를 늘어뜨리자 김준이 홍탁을 바라보았다 또한 별장이 단단히 꾸첫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별장은 몽골의 무명장군이란 직함도 있지 않은가 시 행하겠습니 다 머리를 숙인 홍탁이 다시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과연 현명하신 분부시옵니다 대감 홍탁이 신의별초의 주둔지에 들어섰을 때는 신시경이다강화섬의 서쪽 황해를 향해 세워진 곳이어서 바람이 강했다 통나 무에 이엉을 읽어 흙을 바른 막사에는 흐린 불빛이 흘러 나오고 있을 뿐 주위는 적막했다 지나치는 그를 보자 순시를 하던 병사들이 읍을 하고 어둠 속 으로 사라졌다 그는 막사의 가운데에 세워진 초당으로 들어섰다그와 막료들이 기거하고 회의를 하는 장소였다 초당의 안쪽 별방에는 조복서가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 다 삼십대 후반쯤의 그는 고운 수염을 가진 준수한 용모의 사내 였다 대를 이은 아전 집안으로 녹만 먹고 살아온 때문인지 살결 도 희다 조 어사 김손일이 문제를 거론했지만 김 시중은 중서성에 문 서로 항의하는 것으로 매듭을 지었소 홍탁이 도포를 들치며 자리에 앉았다 강화도의 칼바람 29 그리고 날더러 당신을 꾸펄어 달라고 하더군 어서 꾸펄어 주십시오 조복서가 해사한 웃음을 흘렸다 삼가 달게 받겠습니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병사를 벤 것은 과격했소 여긴 내륙 땅 이 아니란 말이t아직도 별초군의 반몽 감정은 강해 김씨 일문의 감정일 뿐이오 백성들은 그저 의식주 걱정없이 편하게 살기만을 바람니다 반몽은 무신 일족들이 정권을 장악하 려는 수단일 뿐이외다 조복서의 목소리가 켰는지 홍탁이 손을 들어 보였다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조 어사는 이제 대몽골의 관리가 되어 있지만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