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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5 용산방화 사건 관련 불교 좌파승려 조계사 시국법회

  • No : 67399
  • 작성자 : 퍼오미
  • 작성일 : 2009-02-06 11:19:09
  • 조회수 : 2677

“중생의 절박한 외침 끌어 안기를…”
시국법회 참가 대중 "정권 오만 독선 교화할 것"
2009년 02월 06일 (금) 00:23:23 여수령 기자 webmaster@budgate.net

   
▲ '용산참사 희생자를 위한 시국법회'가 2월 5일 오후 6시 30분 조계사 마당에서 열렸다.
짙은 안개가 내려앉은 조계사에 500여 대중이 모였다. 2월 5일 오후 6시 30분, 시국법회추진위원회(공동대표 수경 외)가 주최한 ‘용산참사 희생자를 위한 시국법회’에는 스님과 불자들이 좌정한 가운데 차분하게 막을 올렸다.

사회를 맡은 효진스님은 “오늘 법회는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하고 평화와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이루기 위한 법회”라고 의의를 밝혔지만, 조계사 일주문 너머에는 사뭇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미 조계사 앞 우정국로부터 청계광장까지 법회 참가자들이 도로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경찰버스가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었다.

김근태 前 의원탤런트 김여진씨 동참 눈길

같은 시각, 조계사 안에서는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 후 희생자를 위한 묵념, 수경스님의 여는 말과 진관스님(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의 추모사, 청화스님(조계종 교육원장)의 법어, 결의문과 발원문 낭독 등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이어졌다.

법회 현장에는 불자들 외에도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등이 동참했고, 김근태 前 민주당 의원과 정토회 소속 방송ㆍ연예인 모임 ‘길벗’의 회원인 탤런트 김여진씨도 참석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의료지원단도 일주문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유가족 대표 “경찰이 유가족 폭행”

희생자 유족을 대표해 단상에 오른 양종현(故 양희성씨의 장남)씨는 “원래 어머니가 이 자리에서 호소의 말씀을 드리려고 했지만, 오늘 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경찰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유가족 모두는 용산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싸울 것이며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대신 전한다”고 밝혔다.

참가대중들은 실천승가회 부대표 정휴스님이 대표로 낭독한 발원문을 통해 "지금 이 땅에는 어렵고, 병들고, 가난한 이들이 설움과 분노와 절망의 눈물 속에 고통 받고 있다"며 "하루아침에 차디찬 겨울 거리에 내몰린 중생들의 절박한 외침을 무분별한 폭력으로 배척 하기 보다 포옹하고 감싸 안는 현자의 덕을 쌓게 하옵소서"라고 발원했다.

저녁 7시 30분 경, 수경스님의 집전으로 천도의식이 진행됐고 참가자들은 108배 정진을 시작했다.

경찰버스로 도로진입 원천봉쇄

청계광장까지 진행될 시국행진을 앞두고 경찰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조계사 일주문에서 시작해 청계광장까지의 도로는 50개 중대 4000여명의 병력으로 물샐 틈 없이 메워졌다. 시국행진단이 도로로 내려갈 수 있는 일말의 틈도 주지 않기 위해서다.

7시 50분. 천도의식이 끝나고 현수막과 번(幡), 위패, 영정, 만장(輓章) 순으로 봉송행렬이 정비됐다. 스님과 대중은 영가등과 촛불을 밝혀들고 뒤를 따랐다.

시국법회추진위는 “정부의 무자비한 폭력에 항의하는 법회이니만큼, 우리 스스로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공권력과의 마찰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계사 일주문을 나온 봉송행렬은 인도(人道)로 청계광장까지 향했다. 조계사에서 출발해 종로1가 종각역, 무교동 사거리를 거쳐 청계광장에 이르는 동안 봉송행렬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행렬을 이어갔다. 봉송행렬이 지나는 거리마다 ‘나무아미타불’ 정근이 울려 퍼졌다.

청계광장서 기독교대책위촛불집회 결합

8시 30분. 청계광장에 도착한 봉송행렬은 앞서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던 전국철거민연합회, 민주노총 공공노조, 다음 아고라 동대문 촛불모임 등과 만났다. 한편에서는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출발한 ‘용산 철거민 참사 기독교대책회의’ 행렬이 청계광장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5시 경 기도회를 열고 6시 30분 경 가두행진을 시작한 기독교대책회의는 30여분 가량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봉송행렬은 청계광장에서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위패를 사르는 소전의식을 봉행했다.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스님은 “소전의식은 영가를 고통 없는 대자유의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의식”이라고 설명했다.

촛불이 옮겨 붙자 위패는 순식간에 재가 되어 흩날렸다. 청계광장에 모인 대중들은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며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원행스님(월정사 부주지)은 회향사를 통해 “우리 기도가 세상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기도가 되길 기원한다”며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져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책임자 문책과 구속 철거민 석방도 강력히 요구했다.

“진상규명에 불교계 적극 나설 것”

2시간 여에 걸쳐 진행된 시국법회는 별다른 충돌 없이 회향했다. 진관스님은 “앞으로 용산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불교계가 적극 나설 것이다. 시국법회만 치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번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힘을 보탤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조계종이 시국법회에 대해 반대의견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다. 각자의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이는 행동하고 기도하는 이는 기도하고 참선하는 이는 참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국법회는 끝났다. 하지만 또 다른 시작이다. 수경스님은 이날 “이제는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명령에 따라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정신으로 세상을 바꾸는 길은 이제 그 시작을 알린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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