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는 뉴욕 증시 상장 첫날인 19일 상장가보다 38% 급등하며
시가총액에서 단숨에 전세계 IT 기업 중 2위로 도약했다.
구글을 제외하면 페이스북과 삼성전자는 물론,
미국 전자상거래 1, 2위 업체 아마존·이베이를 합친 것보다 많다.
조만간 월마트를 넘어 온·오프 라인을 망라한 세계 최대 유통업체가 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세계 인터넷 기업 판도는 1∼6위를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의 미국과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의 중국이 3개씩 양분하는 체제로 굳어지고 있다.
미·중(美中) 양강 구도가 국제 정치·경제의 G2에서 인터넷 분야의 ‘I2’로까지 외연을 확장하는 형국이다.
마윈 회장이
1999년 50만 위안(8500만 원)으로 세운 알리바바는
15년 만에 시가총액 2314억 달러(241조 원)로 키우는 기적을 일궜다.
상장으로 챙긴 거금으로 공격적인 국내외 기업 사냥에 나설 계획이어서
또 한번 산업계의 지형 변화를 예고한다.
알리바바 외에도 30개 안팎의 중국 기업이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노리고 있다.
중국 IT가 ‘짝퉁’‘추격자’ 이미지를 넘어 스마트폰·전자상거래·SNS·검색 등 전분야에서
글로벌의 중심에 진입하는 중이다.
중국 IT의 약진을
네티즌 6억 명, 스마트폰 사용자 5억 명이라는 막강한 내수 기반 덕으로만 치부하는 건 단견이다.
국내외 2만여 개 기업이 입주해있는 베이징 ‘중관춘(中關村)’ 등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창업 생태계는 중국 IT 급성장의 동력이다.
한국의 인터넷·모바일 인프라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국내 울타리를 넘어 성공한 사례는 극소수다.
지금 인터넷 기업들을 먹여살리는 SNS나 모바일 결제를 처음 시도한 곳도 한국이었다.
알리바바가 성공한 전자상거래만 해도 한국 소비자는 국외 인터넷몰에서 쉽게 쇼핑하지만,
외국 소비자들은 한국 사이트에서 ‘천송이 코트’를 살 수 없었다.
갖은 규제로 의욕을 묶은 탓에 IT강국의 실력도 묻힌 것이다.
미·중의 독주를 막고 IT한국을 부활시키려면 비상한 경각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