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신뢰할 수가 있는 정당인가?

2007.07.23 20:47:36

한나라당은 신뢰할 수가 있는 정당인가?

 


 


 


 


한나라당은 신뢰할 수가 있는 정당인가?


한승조/前고려대 명예교수


 


 




얼마 전에 한나라당의 정형근 의원이 ‘한반도 평화비전과 새 정책노선’을 발표하여 보수성향의 인사들을 경악케 했다. 그러한 구상에 대한 비판과 항의가 빗발치자 한나라당은 정형근 의원이 발표했던 평화비전은 한나라당의 당론과는 거리가 먼 정 의원의 개인적인 소견이었으므로 개의하지 말아달라는 立場을 거듭 밝혔던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사람이 당 지도부와 아무런 의논이나 通告(통고)도 없이 종래의 당 노선과는 반대가 되는 새 정책제안을 그렇게 공표할 수가 있었겠는가? 2.13 美北合意로 인하여 쌍방간의 우호적인 협의를 계속 하는 등 美北關係가 좋아지자 종래의 反北태도에 새로운 조정이 필요해졌다고 보아서 그 水位조정을 가늠하기 위해 정형근 의원이 그 탐색역할을 맡아서 그런 발표를 하였을 것 같다.


이러한 발상은 아마도 한나라당 안의 친북좌파가 더 열심히 연구 검토 구상하였을 것이나 자신들이 나서서 대북정책의 변화를 주장하면 당내 보수파들의 미움을 더 받게 될 것이므로 당내에서 극우 보수 반동으로 알려져 있었던 정형근 의원에게 그 비전을 발표하도록 떠넘겼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정형근 의원도 반공보수로 반동적인 정치인이라는 종래의 이미지를 拂拭(불식)하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하면서 그런 발표를 맡아서 했을 것 같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집밖에 있는 산토끼를 잡으려다가 집안의 토끼(당 지지세력)마저 잃게 될 것 같으니까 일시적이나마 그 당 노선변경의 기도를 철회하였던 것 같다. 이러한 한나라당 내부사정을 짐작하는 필자이기는 하지만 한나라당에 대한 不信의 감정이 없어진 것이 아니다. 이런 일시적인 해프닝과는 관계없이 한나라당을 不信하는 마음이 없어지거나 완화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말해 보겠다.


첫째, 정당은 원칙적으로 정치사상이나 정치노선에 대하여 비슷한 믿음이나 인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정치적인 結社體(결사체)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공산주의에 대하여 찬동하거나 그런 세력에게 우호적인 사람들과 공산주의를 철저하게 반대하거나 혐오하는 사람들이 똑같은 정당의 구성원이 될 수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공산주의를 철저하게 반대하는 사람들과 북한 김정일에 대하여 비적대적인 사람들이 혼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필자의 어림짐작으로 말한다면 한나라당의 약 3분의 1 남짓은 공산주의를 불신하고 타협하기를 싫어하는 보수성향의 정치인들인 것 같다. 그러나 약 50%정도는 그 때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서 반공의 입장에 서기도 하고, 또 용공의 입장에 서기도 하는 변화무쌍한 태도를 보인다. 그런 국회의원들이 원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의 표심이기에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태도가 달라진다.


그들이 반공인사나 용공분자들의 표를 모두 차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들의 말이나 행동에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또 한나라당의 10-15% 정도는 저런 사람들이 왜 민주노동당이나 열린우리당의 과격파들과 소속을 같이 하지 않고 왜 한나라당에 소속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언동을 보일 때가 적지 않다. 필자가 듣기에는 80-90년대에 북한의 거물급 간첩인 李善實이라는 노동당 간부가 한국에 잠입하여 20년간 배후 공작한 결과로 이런 상태가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찌했던 한국의 정당제도는 기형적이며 또 매우 불가사의하다는 말하는데 그쳐야겠다.


둘째는 한국의 정당사, 특히 한나라당의 역사 때문이다. 오늘의 한나라당의 전신은 전두화정권의 民主正義黨이었다. 민주정의당의 總裁가 전두환으로부터 노태우로 바뀌면서 당의 색깔이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노태우는 필자가 아는 한 대중인기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 전임자와는 달리 대중의 인기를 무척 탐내는 기회주의자였다. 그러다 보니 정치권력은 朴正熙와 全斗煥과 앙숙이 되어서 상극관계를 유지해 왔던 金泳三에게로 넘어갔다.


敵과의 동침으로 엉클어진 민정당은 中道主義者인 李會昌의 손으로 넘어 가면서 그 이름도 한나라당으로 바뀌었다. 한나라당은 反共도 容共도 아니며 보수도 혁신도 아닌 애매한 中道性向의 정당이다보니 反김정일도 親김정일도 아닌 정당이었다고 말할 수가 있었다. 이런 정당이 김정일 惡黨(악당)과 경쟁상대가 될 수가 있는지는 처음부터 의심스러운 상태였다. 김대중과 이회창의 대결은 정치 10단과 초단과의 대결로 비유될 수가 있다. 출발은 이회창의 압승으로 시작되는 것 같았지만 결과는 정치 초단인 이회창 측의 참패 곧 魂飛魄散(혼비백산)으로 끝났던 것이다.


셋째는 한나라당의 새 指導部(지도부)의 出現(출현)이다. 이회창이 大選패배로 물러나자 잠시 한나라당은 최병렬을 총재로 하여 꾸려나갔으나 노무현 정부측의 정치자금 관련 압박으로 물러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2003년의 국회의원 총선거를 맞이하자 박근혜가 총재로 옹립되었다. 국회의원선거에서 뜻밖에 善戰으로 정치적인 위상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박근혜가 烏合之卒(오합지졸)과 같은 한나라당을 강력하게 통솔해 나갈 수 없는 상태로 오늘에 이른 것이다.


한나라당은 금년 12월 19일 대통령선거를 치루게 된다. 현재로서 한나라당은 누가 대통령 후보로 될 것이며 또 大選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또 그동안 美北관계가 좋아질 것인지 나빠질 것인지? 그리고 남북한 관계에도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한나라당의 정책이나 위치가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지 알 수가 없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한나라당이 일관해서 보수 반북 반공의 편에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에서 반공 반북 보수정당으로서 믿을 수 없는 정당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


 


 



 

한승조 wisemi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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