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수신문사가 뽑은 사자성어 1위가 도행역시(倒行逆施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이고, 3위가 이가난진(以假亂眞 가짜가 진짜를
어지럽힌다)이다 이 모두가 지금의 우리사회를 거울처럼 비추고 있는 것 같다.
교학사가 국가로부터 검인정 받은 한국사 교과서를 전교조 좌파시민단체들은 아무근거도 없이 친일교과서로 덧칠하여 홍위병들처럼 학교 교문
앞에 몰려와서 패악(悖惡)을 질러대어 교과서 채택을 무산시켰다.
일부 천주교 신부들은 합법적 민주절차로 당선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종교학자 죤 베넷트(Jhon Bennet)는
“정교(政敎)분리는 종교의 자유와 교회의 자립이 보장되며, 민주적 절차가 아닌 방법으로 교회가 국가를 통제하려는 나쁜 이도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정교 분리는 세계 각국에서 강조하는 헌법적 원칙이다.
뿐만 아니다. 지금 한국의 노동운동은 이미 경영의 문턱에 걸터앉아 안방을 살피고 있고, 거리에서는 대규모 불법정치활동을 마구 벌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민주를 입에 달고 다닌다.
더욱 딱한 것은 10년 동안 좌편향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학교에서 활개를 치고 있을 때 한국의 역사학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교육부직원에게 영혼이 없다고 한다. 이들 역사학자들의 학자적 양심과 영혼은 어디에 두었는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또 일부 신부들이 하느님 말씀을 정치적으로 편리하게 왜곡하여 우리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지만 한국천주교회는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모두가 순리를 거스르는 도행역시라고 생각된다.
우리사회가 이처럼 순리가 무리의 아우성에 출구를 잃고, 정의가 불의로부터 수모를 당하고 있는 것은 엄격한 법치가 실종된 원인도 있겠지만
한국의 지식인들이 그동안 용기 없이 이기(利己)의 길목에서 서성거리고 있었기 때문으로도 생각된다.
1807년 나폴레옹 군대가 점령당한 독일을 되찾기 위해 “독일국민에게 고함”을 외친 피히테의 애국적 호소와 1968년 프랑스를 위기로
몰아간 좌파 학생과 노동단체의 대규모시위에 맞서 “우리는 프랑스를 사랑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앙드레 말로(인간의 조건 작가) 푸랑수아
모리아크(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용기가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할 때다.
지식인은 국가를 지탱하는 정신적 지주이다. 아울러 지식인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풍조를 바로잡을 계도(啓導)의 책임을 지니고 있다. 이제
한국지식인들은 자신을 휘감고 있는 보신적 체면을 벗어던지고 무리한 “떼법”에 엉망진창으로 밀린 정의와 정직을 소생시켜야 한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 지식인 가져야 할 시대적 소명이고 책임이라는 점 강조하고자 한다.
金豊三. 소담학당
대표. 교육학박사
[젊고 강한 신문-독립신문/independen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