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에게도 큰소리를 내야지요. "북한의 2천4백만 주민도 우리 국민과 다름없다. 왜 우리 국민을 굶기느냐"하고 목소리를 내야합니다. 도대체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뭡니까? 이게." ▲ "이게 뭡니까..." 19일 아침 서울 가락동 가락관광호텔에서 열린 국제외교안보포럼.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꽉 들어찬 강연장에서는 때로는 환호와 함께 여러번에 걸친 박수가 터져나왔다.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정책대안 - 민주주의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예의 능변으로 참석자들을 이끌어 나갔다. ⓒkonas.net "미친개를 잡는 방법 중에 무를 뜨겁게 삶아서 날뛰는 개에게 던져주면 덥석 뭅니다. 그러면 미친개의 이가 다 빠지게 되죠. 이빨 빠진 미친개가 무서울 게 있겠어요? 김정일도 마찬가집니다. 핵무기 없는 북한은 아무 구실도 할 수 없어요. 힐러리(미 국무장관)가 핵무기의 완전 제거없이는 관계 정상화도 안된다고 하지 않았어요. 김정일의 이빨을 뽑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지잖아요." "또 박근혜(전 한나라당 대표)에게도 국무총리 하라고 말하고, 나는 외교와 국방을 하고 실물경제도 아니 도와주겠다 하면서 맡겼으면 오늘처럼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거예요. 당내 지지기반이 있는 사람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요." "언젠가 지방에서 강연을 하면서 "이 자리에도 간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고 말 한적이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철통같이 경비를 하는데도 간첩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여간첩 한명을 잡았다고 해서 요란합니다. 간첩이 마음대로 날뛰면 나라가 망하지요. 그런데 그동안은 잡을 생각을 안 했습니다. 강연 후 지역 경찰서장이 다가와서 "간첩이 있습니다. 잡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하고 말을 하데요." "이명박 대통령도 1년이 되었으니 정신차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조국이 이대로는 안 됩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려고 하는데 한국의 대통령이 (가만히 있지 말고)큰소리쳐야 합니다. 서양속담에도 있듯이 약하게 보이는 나라는 강한 나라가 쳐들어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군비를 증강하고 국가의 안보를 튼튼히 해야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 뒤에는 1150만 국민이 있습니다. 안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선수를 쳐야하고 때로 서부활극처럼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에요. 안보가 조국에 있어 가장 시급한 문제임을 우리 모두가 인식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오늘 처해 있는 위치를 생각해야 합니다. 동양 3국 중에서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외에는 없습니다. 일본은 경제로 선진국이지 아직도 군국주의로 회귀하면서 "덴노헤이까"면 다지요. 오늘 한국 민주주의를 보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롭지 않습니까? 그러나 대한민국 자빠지지 않습니다. 망할 듯 망할 듯 하지만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민주주의고 민주주의 비결입니다." "나는 매일 아침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명박 대통령께" 하는 제목으로 글을 씁니다. LA에서도, 캘리포니아 교포도 본다고 합디다.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명박 대통령을 불러도 이 대통령은 아무런 대답이 없습니다.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여...."(박수와 웃음) 19일 아침 국제외교안보포럼(이사장 김현욱, 전 국회의원)에 초청강사로 나선 김동길(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철학박사)연세대 명예교수는 특유의 소탈하면서도 유머와 위트를 섞은 발언으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촌철살인과 해학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바른 소리를 쏟아냈다. 이 날 아침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정책대안 - 민주주의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 김 박사는 자유의 가치에 대해 강조를 많이 했다. 그는 미 워싱턴 한국전 참전용사비에 새겨진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희생이 있어야하고 조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뜻 있는 사람들이 자유를 위해 희생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해방이후 남북 간 상황을 들었다. 김 박사는 "한국이 해방되면서 분단이 되고 북에는 자유 없는 공산체제가 들어서고 남쪽에는 미국을 배경으로 자유와 자유민주주의 조국이 생겨 한반도에서의 주체성을 자유대한민국이 갖게 되었다"고 자유의 소중함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망명해 "나의 조국은 대한민국"이라고 말한 것도 자유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었고, 그가 내세운 주체사상도 오늘날 김일성, 김정일을 우상화시키고 장기집권을 하는데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 장차 우리민족이 주체성을 갖고 나가자고 하는 데서 만든 것"이라며 "그 시대(해방전후)를 산 사람은 한반도가 유일무이한 합법정부임을 다 안다"고 덧붙였다. 이어 1948년 유엔 감시아래 총선거를 하고자 할 때 김일성이 반대해 결국 남한만의 단독정부가 세워질 수밖에 없었지만 이를 두고 대한민국이 잘못된 정부라고 노무현이라는 사람들이 말했다. 그러나 유엔이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해 대한민국을 폄하하는 일부 세력들의 주장을 경원시 했다. 이와함께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실지회복 정신과 통일을 향한 집념을 강조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실지(失地)를 회복해야 한다는 기개가 가슴에 있었다. 역사상 타당성이 없는 주장을 한 게 아니다. 또 단독정부를 수립한 것도 총선거를 하자고 해도 (북한이)하지 않았고, 민족을 사랑하고 민족의 내일을 위해서는 단독정부를 세우는데 반대하는 사람을 놔두고서도 해야 한다는 앞선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그 때 반대자들로 인해 단독정부를 세우면 역사의 죄인이라 해서 머뭇거렸다면 오늘 이 조국은 무슨 꼴이 되었겠느냐? 확고한 생각으로 조국을 세웠다"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오늘을 생각게 했다. 김 박사는 또 통일 전 동서독과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에 대해, 전혀 맞지 않는 것으로 이는 노태우 대통령 등이 역사를 볼 줄 모르고 역사에 대한 안목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양국의 분단 현실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남북의 경제력 격차를 들면서 "해외에서 한국으로 편지를 보내려면 과거에는 "Korea"하면 당연히 한반도에서 유일한 정부인 대한민국으로 보내졌는데 이제는 "South Korea"라고 해야한다. 비감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 일부 정치권에서는 경제적으로 17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북한에 대해 대등하게 하려고 한다. 대등하지 않은 것을 대등하게 만들려는 것은 배후에 의도가 있다. 남북을 대등하게 해놓고 정치가 계속 그렇게 나간다"며 북한을 감싸고 도는 일부 정치권을 꼬집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전두환 정권시절 미국으로 일시 들어간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오래 전 한번 그가 있는 아파트로 방문한 적도 있다. 그런데 김대중의 평생 꿈은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이고 그 평화상은 마치 농구시합에서 맨 투 맨 작전처럼 아태재단에서 만든 작전계획서가 있다. 스웨덴 교포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도 있다"며 그와 호남인들과의 관계를 언급하면서 "김대중이 있음으로 해서 호남에서는 지도자가 클 수 없었다. 오직 김대중 혼자 컸다. 또 위험한 고비에서 그처럼 몸을 사린 사람도 드물다. 군사정권에서 요구하면 (반성과 탄원서)써주고 했다. 그는 결국 자기 목적 달성을 위해서 모든 것을 했지, 대한민국을 위해서 한 것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념이 있어야 하는데 김대중의 이념은 무엇인지, 反미인지 親북인지 입으로 말한 적은 없지만 5년 동안 대통령을 하면서 한 것이 反미고 親북이다. 개인을 위한 것인지 조국을 위한 것인지 북한에 많은 돈이 가게 했다. 그로 인해 주변의 권노갑과 박지원이 잡혀갔지만 한번도 시인한 적이 없다. 그러다 지난 2005년 6·15선언 기념식에서 처음으로 1억불을 잘사는 형이 못사는 동생에게 갖다 주었다고 시인했다. 이제는 감옥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국의 안보가 흔들렸고 남북관계가 위태롭게 되었다. 북한은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이 통일방안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평화공존은 공존이지 통일방안이 아니다"며 이승만 대통령의 북진통일 주장 후 역대 대통령 대에 우리의 통일방안은 없었다고 통일방안 부재를 꼬집었다. 이 날 한시간여가 넘게 진행된 포럼에는 1백여명에 가까운 회원들이 참석해 김 박사의 강연 중간 여러 차례의 박수갈채가 나왔고, 김현욱 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가 더 큰일을 멈춤 없이 해 나가게 하자"는 취지의 인사말과 박수를 제의해 큰 박수가 이어지기도 했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