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최고위원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에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와 관련 "국가의 제1책무는 자국민 보호인데 현재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이 자리에 참석한 현인택 통일부 장관에게 따졌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북한의 의도만 따지고 있을 게 아니라 (대통령에게) 개성공단 철수를 건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현인택 장관이 만약에 있을 수 있는 추가 억류 사태에 대해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하자, "(정부가) 북한에 밤낮 밀리고 시간만 빼앗기고 있다."고 질타하면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정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한나라당이 4.29재보선 참패 수습책과 이와 관련한 친이-친박 갈등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나온 독자적 목소리다. 다른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고 있지만 중요한 부분을 짚은 것이다. 정 최고위원의 이 같은 "나홀로" 목소리는 최근 들어 눈에 띌 정도로 늘었다. 지난 13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선 전작권 전환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고 역설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4.29 재보선 직후엔 한나라당을 "친목단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박근혜 전 대표가 참여하는 조기전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분리 선거" 등을 선구적으로 주장, 호응을 얻었다. 정 최고위원의 예사롭지 않은 행보와 관련, 친이-친박을 뛰어넘은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전조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친이-친박이 감정 싸움을 하는 사이, 자신은 선도적 정책으로 차별화를 꽤해 친이-친박에 식상감을 느끼고 있는 세력들을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려 한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해서 어느 정도 제3세력이 형성되면 이를 지렛대 삼아 다른 계파와 힘을 합치는 등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