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월9일) 아침 7:30분, 의정부에 사는 해병출신 고엽제 환자 최영식이 제게 전화를 주었습니다. “박사님, 저는 청와대로 갑니다. 암은 고칠 수 있어도 제가 앓고 있는 고엽제 병은 고칠 수 없다 합니다. 하루하루 겪는 고통이 너무 괴로워 술이 아니면 견디지를 못합니다. 좌익 정권이 끝나면 우익 정부로부터 따듯한 배려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 섰어도 여전히 우리의 요구에 귀를 막고 있습니다. 이명박 앞에 가서 신나를 뿌리고 죽을 것입니다. 저 한 사람 죽으면 고엽제 전우들에게 귀를 기울여 주지 않을까 해서 이 한 몸 산화합니다. 박사님은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투쟁하십시오. . 지금 청와대 정문이 보입니다. 택시에서 내립니다.” 그리고 전화가 끊겼습니다. 저는 곧바로 112에 서둘러 달라 신고를 했습니다. 그 사이에 최영식 전우는 청와대 정문 앞에서 신나를 이미 뿌렸고 불을 당기려 했습니다. 천우신조로 그 순간 경찰이 뒤에서 덮쳐 제압되었습니다. 청와대 가까이 있는 청운 파출소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제압되었다고! 신나를 뿌렸다고 하니 갈아입을 옷을 챙겨가면서 고엽제 중앙회에 전화를 걸어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버스 안에서 지인에게 부탁하여 몇 개의 우익 인터넷 매체들에 연락을 해 달라 부탁했습니다. 고엽제 중앙회는 이미 도착해서 신병을 인도하여 놓았고 의정부로 데려다 준다며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자들은 미처 출동하지 못했고, YTN에서만 취재 전화가 있었다 합니다. 5.18 광주에서 간판 그림을 그리던 19세의 청년 윤기권, 그는 경찰관 15명을 인질로 잡는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그 공로로 2억원의 보상금을 받았고 북한의 안내에 의해 1991년 평양 ‘수령님의 품’으로 갔습니다. 탈북인들의 수기집을 보니 윤기권은 “북한 특수군과 함께 광주에서 함께 싸웠다”는 내용으로 방송도 하고 순회강연도 했다 하더군요. 과거 간첩사건들이 속속 재심을 통해 뒤집어지고 있습니다. 판사가 국가를 대표하여 정중히 사과를 하고 1인당 통상 7-8억씩 보상해주는 모양입니다. 북한에도 마구 퍼주었습니다. 그런데 휴전선에서 이 나라를 지키다가 불구가 되고 병을 얻은 전우들, 조국의 부름을 받고 월남전에 가서 지옥보다 더 괴롭다는 고엽제 병을 얻어 신음하는 전우들을 이렇게 냉대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면 기막힌 일입니다. 오늘 아침 최영식 전우는 청와대 정문에서 분신자살 하려 했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대통령은 고엽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 나라를 북한이 지켜주었습니까? 5.18시위대가 지켜주었습니까? 옛날에 국가를 파괴했다는 죄로 실형을 받았던 사람들이 지켜주었습니까? 동의대에서 7명의 경찰관을 신나로 태워 죽인 46명의 학생들이 지켜주었습니까? 이런 사람들에게는 국가예산을 펑펑 퍼주고 정작 대한민국을 지키다가 고통에 신음하는 고엽제 전우들에게 냉담한 이유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대통령에 빕니다. 고엽제 전우들의 의미를 되새겨 보시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