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협상 실패로
북한의 다음카드가 도발이라면
남한이 반드시 그들의 비유를 맞추어 달래야 한다는 말인가?
적의 위협에 대비는
적이 취할 가능성있는 방책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지
적에게 사정하는 것이 아니다
-대불총 편집자-
남북 실무회담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남북관계도 다시 기로에 서게 됐다.
북한이 25일 6차 남북 실무회담에서 기존 입장을 꺾지 않은데다 일방적 기자회견문까지 배포하는 등 강경 태도로 돌아서면서 북이 현재의 ‘대화 공세’ 국면에서 전격적으로 ‘도발·위협 공세’ 국면으로의 회귀를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오는 27일 정전협정체결일(북한 전승절) 60주년에서 북측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26일 “북한이 실무회담을 사실상 결렬시킨 뒤 27일 전승절 열병식이나 8월 중순 한·미 을지포커스 훈련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한반도 정세가 다시 긴장국면으로 돌아가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북한이 남북 실무회담 파탄보다는 “파탄 직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화공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언제든지 ‘위협’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6차 실무회담이 25일 후속 일정을 잡지 못한 채 결렬되자 ‘위협’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오전 6차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남측은 개성공업지구 정상화 회담을 파탄의 위기에 몰아넣음으로써 초래될 모든 후과(부정적 결과)의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또 “남측은 공업지구 가동중단의 책임이 북측에 있다느니 피해보상이니 뭐니 하는 심히 무례한 주장만을 고집해 나섰으며, 오후 4시도 되기 전에 회담을 일찌감치 걷어치우고 다음번에 보자는 식으로 노골적인 지연전술에 매달렸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측 대표단의 박철수 수석대표는 회담 결렬 뒤 기자회견에서 “공업지구의 정상화를 바라지만 결코 강요하지 않을 것이며, 남측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얼마든지 운영할 수 있다”면서 “파탄나면 공업지구군사분계선지역을 우리 군대가 다시 차지하게 될 것이며 서해 육로도 영영 막히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박 수석대표는 남측 대표단을 “백수건달”이라고 원색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전략적 목표’가 어디에 놓여있는지에 따라 향후 한반도정세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국제적 고립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 추후 회담 재개를 전격 재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처럼 남북 대화를 북·미, 북·중 대화 유도용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라면 남북대화는 상당기간 재개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의 최근 대화공세가 대외적 고립과 내부적 불안정에 직면한 북한의 불가피한 선택인지, 아니면 나름 치밀한 정세분석에 따라 미·중을 겨냥한 것인지에 따라 향후 행보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
출처 : 문화닷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72601070423116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