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의혹 등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민주당은 그야말로 참패했다. 심지어 이것은 민주당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내린 결론이라고 하니 완패가 확실하다.
심지어 좌파언론들까지도 이를 인정하며 비판했다.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민주당이 내내 끌려다니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멍석까지 깔아줬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민주당으로서는 전 국민들에게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으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 및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쩔쩔매고, 답을 못해 식은 땀을 흘리는 모습을 연출해야 했지만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났다.
댓글공작에 대한 어떤 증거도 없었던 민주당으로서는 그저 기존 주장만 되풀이 했으며, 그 어떤 결정적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한심한 모습을 전 국민이 지켜봤다. 민주당을 지지하던 이들까지도 빈껍데기뿐인 국조였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했다. 소모적인 공방. 국민들은 그것을 보려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망도 컸다.
결과적으로 국조는 사건 해결 및 민주당의 국면 전환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고 이제 사법당국의 판단에 모든 걸 맡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오히려 이번 국조를 통해 국민들에게 각인된 것은 노무현 정권에서도 댓글을 통해 정부 정책을 옹호하거나 선전했다는 것과 운동권 출신 검사가 악의적으로 경찰분석관의 CCTV를 편집하고 자의적으로 유리하게 해석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검찰이 자기 입맛에 맞게 자료를 부풀린 게 한 두 개가 아니라면서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로서는 스타성 발언을 하며 국민들 앞에서 영웅처럼 서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국조가 어린애들 장난인가. 그럴듯한 증거나, 근거 없이 몰아세울 수 없는 일이었고, 하릴없이 의미 없는 호통이나 규탄만 간간히 있었을 뿐이다.
청문회는 그저 감정적 분노만 쏟아내는 자리였고, 꽂꽂하고 당당했던 원 전 국정원장과 김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모습만이 방송 카메라를 가득 메웠다.
댓글 지시와 대선개입여부에 대해서 원 전 국정원장은 “국정원이 지시한 바 없으며 대북심리전 차원에서 이뤄졌고, 대선개입이 아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심리전단 확대 개편 이유에 대해서도 “2009년 대남 공작부설를 개편하면서 사이버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편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강한 어조로 반박하며 기 싸움을 벌인 것이다.
김 전 서울경찰청장도 경찰수사 결과 축소 및 은폐 지시 여부에 대해 “부당한 축소은폐 지시에 대해 ‘알겠다’고 할 직원은 없다”고 당당했다.
억측과 비방에 대해 증인들은 상식과 논리로 맞섰다. 국민들이 이를 지켜봤고 감정으로만 달려드는 민주당에게 혀를 찼다. 민주당으로서는 증거가 없으니 준비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검찰의 CCTV 악마적 편집과 노무현 정권의 댓글활동, 무능하고 감정적이기만 한 민주당, 국민들이 지켜본 청문회의 모습이다.
이성적으로 맞서지 못해 청문회에서 참패한 민주당은 다시 감정에 호소하기로 했다. 거리로 나가 국민들을 선동하고, 촛불을 드는 것이다.
장외투쟁. 민주당이 선택한 길이다. 부끄럽지도 않은가. 현실적으로 맞서지 못하는 문제에 있어 감정을 동원해 비난에나 열을 올리는 것 자체가 얼마나 우스운가.
어찌됐든 민주당은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개혁 촉구 3차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국민촛불집회’에 참여한다. 진상 규명에는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했고, 스스로 침몰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켜 국면전환의 동력유지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청문회에서 깨지고 밖에서 화풀이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정작 청문회장에서는 아무런 힘도 못 쓴 민주당이 뒤에서는 실컷 떠들고 있는 것이다.
벼랑끝으로 내몰린 민주당을 우려한다. 그런 민주당의 극단적 행위가 두렵기 때문이다. 다시 통합진보당이나 종북좌파세력과 손을 잡고 대한민국을 분열과 혼란의 장으로 이끌까 그것이 두렵다.
대선불복이 아니라고 외치고 있는 민주당의 수뇌부 ‘비노’들. 하지만 그들의 무능이 드러날수록 친노들을 컨트롤 할 수 없을 것이며, 붕괴를 두려워한 나머지 민주당은 좌파시민단체들과 같은 목소리를 내게 될 지도 모른다.
민주당으로서는 안하느니만 못한 청문회가 됐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는 대한민국에는 많은 것을 남겼다. 선동이 아닌 정통으로는 거짓이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며, 실체적 진실이 왜곡됐던 CCTV 짜깁기 등에 대해 국민들이 정확히 인지했다는 점이다.
이번 청문회는 결과적으로 민주당과 검찰을 증인으로 세웠다. 국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선동됐었다. 하지만 청문회를 통해 우리는 운동권 출신 검사와 민주당의 허위조장과 억측, 진실 없이 분노만 가득한 그들의 본체를 봤다.
이제 분노만 가득한 민주당이 서울광장으로 달려가 촛불을 든다고 한다. 제대로 증거 하나 없지만 국민들만 잘 설득하면 정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제 광장에 모인 이들과 함께,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촛불을 들고 그들의 구호를 따라 외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안위 따위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 초조한 자신들의 안위와, 민주당의 미래만 있을 뿐. 분노한 자신들의 화를 풀고, 어떻게든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서 그들은 이번에도 촛불을 든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외친다. ‘민주’, ‘평화’. ‘국민’, ‘서민’, ‘정의’, ‘진실’, ‘대한민국’ 따위의 그야말로 정의롭고 선동하기 좋은 달콤한 말들을 말이다.
독립신문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