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8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건 및 국가정보원 개혁 문제와 관련, “새누리당은 그 뿌리가 독재정권ㆍ군사쿠데타 세력에게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역사를 부정하고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면서 틈만 나면 종북몰이, 매카시즘에 기대기에 여념이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이에 “민주당이 종북세력에 출구전략을 마련해 줄 수 있다”며 “종북세력에게 국회 교두보를 마련해 준 과오에 대한 반성문을 써야 한다”고 맞받았다.
김 대표는 이날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이 다시 집권하면서 민주주의가 다시 위협받기 시작했다”며 “이명박 정권 5년, 박근혜 정부 6개월을 경과하면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가 다시 유린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뿌리가 엄연히 다르다. 우리 민주당이 김구, 신익희, 김대중, 노무현의 맥을 잇고 있다면, 새누리당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의 맥을 잇고 있다”며 “민주당은 4ㆍ19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반드시 바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란음모·선동 혐의로 구속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건과 관련, “이 의원 사건 때문에 국정원이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고 경찰이 이를 은폐ㆍ축소한 죄가 털끝만큼이라도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의원 사건 때문에 국정원과 경찰의 간부들이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의 간부들과 내밀한 관계였다는 의혹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건 그것이고, 이건 이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 성역 없는 책임자의 처벌, 국회 주도의 국정원 전면적인 개혁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 앞에 직접 진심을 담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의원이 헌정파괴를 모의한 것이 큰 죄라면,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해서 헌정파괴를 실행한 것은 더 큰 죄”라며 “이석기 집단이 장난감 총을 개조해서 헌정파괴를 시도하려 한 것이 큰 죄라면, 국가정보기관의 어마어마한 조직과 예산을 동원해서 헌정파괴를 집행한 죄는 그야말로 용서받지 못할 엄중한 범죄”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이 의원에게 격노한 것 이상으로 국정원에게 격노해야 마땅하다”며 “이 의원 체포안을 신속하게 처리 했듯이 이제 국정원을 하루 속히 개혁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민주 대 반민주 구도를 통해 1960~70년대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투사인 척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민주당식 ‘자기최면적’ 정치의 모습”라고 비난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종북몰이라고 말하기 전에 자꾸 이렇게 얘기하면 종북세력에 출구 전략을 마련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엮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작년 야권연대를 통해 종북 세력에게 국회 안에 교두보를 마련해 준 과오에 대한 반성문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이석기 의원 제명안 제출과 관련, “민주당은 종북몰이, 메카시즘이라고 하는데 국가 안위와 관련한 사안으로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 국정원에서 일어난 일을 박 대통령이 어떻게 아느냐”며 “그런 문제에 대해 MB 정부 국정원의 책임자를 처벌한다는 것은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조금 생뚱맞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민현주 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에서 “(김 대표가) 새누리당에 대해 무례함의 극치를 보이는 발언을 했다”며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며 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사회를 분열시키고 편가르기 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민주당은 새누리당에 대해 종북몰이ㆍ매카시즘이라고 비판하기에 앞서 올바른 국가관과 안보관을 세우고 이를 행동에 옮기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며 “민생과 동떨어진 장외투쟁과 구태의연한 정쟁을 접고 속히 국회로 돌아와 정기국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