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사건과 관련, “공직자, 특히 법을 집행하는 검사는 돈과 여자로부터 자유로워야 소신을 펼 수 있다”며 “그렇지 못한 검사가 소신을 주장할 때 그는 검증의 칼날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13일부터 15일까지 트위터에 10개가량의 글을 올려 “대한민국 검사들이 채 총장 사건을 계기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가 정말 소신있는 검사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지사는 “특히 검사는 그 권한의 막강함에 비추어 사생활도 도덕적이어야 하고 투명한 유리병 속에서 살아야 한다”며 “돈과 여자로부터 자유스러워야 소신 있는 검사가 될 수 있다. 소신을 마음껏 펴도 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홍 지사는 “93년 5월 슬롯머신사건 때 연루됐던 모 검찰 간부는 자신은 치외법권 지대에 사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자신은 범죄를 저질러도 수사대상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공직자의 축첩(蓄妾)은 사생활이 아니라 범죄다. 축첩의 의혹이 있었다면 본인이 나서서 직접 해명했으면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검찰 간부들이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방근무를 하다가 실수로 시작해 축첩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다”며 “그런데 그것이 채 총장 사건으로 기사화되는 것을 보고 믿을 수가 없었다. 또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도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그 문제가 정치쟁점화되는 것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검사가 소신을 가지려면 정치권력에 약점이 잡히지 않게 주변 관리를 철저히 하고 수사에 임하라는 것”이라며 “1991년 3월 광주지검에 가서 강력부 검사로서 조폭수사를 시작한 이래 나는 지금까지 스캔들을 피하기 위해 접대부 있는 술집을 가지 않는다”고 했다.
홍 지사는 채 총장 사퇴에 반발해 사표를 내면서 “차라리 전설 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 게 낫다”고 한 김윤상(44·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 1과장에 대해 “총장의 호위무사가 아니라 국민의 호위무사가 되어야 하는 것이 검사이거늘 그런 정신으로 검찰 간부를 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나는 내가 대한민국의 검사를 했다는 것에 늘 자부심을 느끼고 산다. 그러나 요즘 검사는 샐러리맨화 되지 않았나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조폭적 의리보다 정의를 향한 일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정치권과 한판 하려면 자신의 약점이 없는지 돌아보고 실력을 기르고 배짱과 용기를 길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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