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을 28일에서 30일까지 평양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2000년 6월 1차 정상회담 이후 7년만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6월 14일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도 북핵문제가 풀리지 않고는 성사될 수가 없다. 지금 정상회담으로 북핵문제를 푸는 것은 (적합한) 과정이 아니다. 북핵문제가 풀려 가면 남북관계가 함께 가면서 북핵문제의 해결을 촉진하는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의 발언 불과 두 달 만에 갑작스러운 남북정상회담 개최 발표는 이해하기 어렵다. 회담을 불과 20일 앞두고 국민 여론 수렴이나 공감대 형성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개최 사실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1차 정상회담 당시에도 회담 성사를 위한 뒷거래 등 갖은 의혹을 남긴 전례를 감안해서도 국정원장이 두 차례나 방북하면서 정상회담을 비밀스레 추진하고 급작스럽게 발표한 것도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그리고 지금은 북핵문제 해결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북한이 겨우 2.13 합의의 초기 조치를 이행하려고 하는 시기이고 이에 대한 실무적인 회의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국제사회의 다자간 협의의 틀 안에서 해결될 수밖에 없는 북핵 문제가 구체적인 어떠한 것도 합의되거나 이행되지 않은 시점에서 남북한의 두 정상이 만나서 어떤 실속과 의미가 있을지 의문스럽다. 대선을 불과 4개월여 밖에 남겨 두지 않은 시기라는 점도 염려스럽다. 우리 손을 떠나 있는 북핵 문제 이외에 특별한 핵심 의제도 없는 정상회담 개최는 97년과 2002년 대선 당시 소위 병풍․세풍과 더불어 불어서 대선 정국을 흔들어 놓았던‘북풍’의 재현을 내심 바라는 정권의 의중이 숨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면 그 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주변 정세와 현재까지의 북한 측의 태도를 감안했을 때 요원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정상회담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그동안 회담에서 어떤 의제들이 논의되고 합의되기를 바라는가에 대한 국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해서 정상회담이 대선 구도 변화를 위한 물타기와 정치적 쇼로 변질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2007.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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