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추락과 반등의 기로에 선 한국경제
한국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뚜렷이 장기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 1962~1991년 간 30년 간 연평균 9.7%라는 세계경제발전사에 경이적인 장기고성장기를 기록한 후 1992~2011년 간 5.4%의 중성장기를 지나 이제 2012년 이후 2.8%의 저성장기를 경험하고 있다.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1992년을 전환점으로 소득분배구조도 악화되기 시작했다. 1992년부터 중성장기에 들어간 가장 중요한 요인이 ‘1987년 체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강성노조가 들어서고 1988년부터 6년간 연평균 20%의 임금상승을 지속하면서 한국기업들의 해외탈출러시가 시작되고 한국경제의 글로벌경쟁력은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크게 보면 그 연장선상에서 기업부실과 금융부실이 증가했으나 노동개혁과 금융개혁이 불발돼 기업구조조정이 안되면서 1997년 금융위기를 당해 100만 명이 넘는 실업자를 양산하는 비극을 경험했다. 단기적으로는 인기 있고 정의로운 것처럼 일반국민들을 현혹하는 정책들이 얼마나 큰 비극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주었다. 1997년 말에 대선이 없고 정치사회적 혼란이 없었다면 위기가 왔을까.
II. 국회와 정치지도자의 책무와 역할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정치권이고 국회다. 정치권과 국회가 중심을 잡고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면서 다소 힘들더라도 이 길이 아니면 추락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1990년대 독일 수상 슈뢰더처럼 정권을 초월해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이끌고 나가는 경우는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다. 그러한 정치지도자를 가진 국민들은 미래가 있는 행복한 국민이다.
오직 집권에만 눈이 멀어 집도 마련해 주고 자녀들도 키워주고 공부도 무상으로 하도록 해 주며, 일을 안하거나 적게 해도 정부가 수당도 주고 급여도 주겠다, 이런 돈들은 대기업 고소득자들에게 세금을 더 거두면 된다는 식의 달콤한 인기영합정책으로 현혹하는 정치인들이 판치고 현혹당하는 국민들은 미래가 없는 불행한 국민이다. 남유럽이 바로 예다.
한국경제는 지금 추락이냐 반등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 성장률 하락으로 기업부실과 금융부실이 증가하고 기업구조조정이 목전의 급한 과제로 다가와 있다.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은 150여 만명을 넘어서고 있고 혼자서 하는 영세자영업자도 400여 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런 때 한국은 어떤 정치지도자와 국회가 필요할까. 지금은 좀 어려위도 구조개혁을 하고 규제를 혁파하고 기업구조조정도 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서 후대에 자랑스러운 조국을 물려주자고 하는 국가와 국민들에 대한 비젼있는 정치지도자일까, 지금 성장률 하락으로 일자리도 구하기 힘들고 어려운데 우리가 집권하기만 하면 기업구조조정은 안하고 오히려 고용은 할당하고 임금도 올려주며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것을 다 해 주겠다고 인기영합적인 공약으로 현혹하는 정상배들일까.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해 기업부실은 쌓이는데 구조개혁도 구조조정도 안되고 규제는 증가하고 고용은 할당되는데 임금도 올려주는 천사 같은 기업이 지금 같은 개방경제에서 존재할 수 있을까. 기업들은 법인세가 낮고 임금도 싼 외국으로 탈출해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는 설비투자가 더욱 악화되어 빙하기에 접어들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혁명기에 접어들고 있어 알파고(Alphago) 인공지능(AI) 개발자 데미스 하사비스 같은 한 사람의 창의적 천재가 수십 수백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로 나가고 있는데 30년 넘은 교육평준화 속에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외국어고 국제고 자립형사립고는 폐지하고 혁신학교는 육성하며 수능도 물수능으로 변별력도 없어 공부는 안해도 되고 대학은 인재선발의 자유도 없는데 어떻게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는 양성할 수 있을까.
경제는 공짜가 없다. 콩심은 데 콩나고 팥심은 데 팥나는 것이 경제다. 집권을 했다고, 권좌에 올랐다고, 다수당이 되었다고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 어깨 힘 주어 보았자 2~3년도 안가서 결판나는 것이 경제다. 콩심은 데 콩이 나고 팥심은 데 팥이 나는 것이다.
한국은 지금 추락과 반등의 기로에서 반등할 수 있을까, 아니면 추락하다 1997년처럼 때마침 대선도 다가와 정치사회적 혼란이 극심해 지면서 다시 위기의 나락으로 떨어질까. 하바드대의 로고프교수는 세계금융위기 800년 역사를 연구한 『이번에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2010)에서 금융위기를 겪고 나면 성장률이 반토막 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이 바로 예다. 1997년 위기 이전 9%대 고성장을 지속하던 한국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5%대로 주저 앉았고 다시 2008년 위기를 겪으면서 2~3%대로 추락했다. 다시 한번 위기가 오면 성장률은 1%대로 반토막이 난다는 얘기다. 생각하기도 무서운 끔찍한 상황이다. 갈데 없는 청년들은 어찌할 것인가. 그리스처럼 도와줄 독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 추락과 반등의 벼랑 끝에 서 있는 대한민국에 절실히 필요한 정당과 정치지도자는 좀 어려위도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고 구조개혁을 하고 규제를 혁파하고 기업구조조정도 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서 후대에 자랑스러운 조국을 물려주자고 하는 비전과 철학을 가진 정당과 정치지도자다.
III. 철학과 소신 없이 좌경화되고 있는 우파정당
류석춘 이승수(2016)의 “19대 국회 의원입법 공동발의 네트워크 분석: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분석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19대 국회 새누리당 국회의원 52명이 야당의원과 운동권출신 야당의원 및 야당의 쟁점법안에 협조적이거나 새누리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경제 안보 관련 쟁점법안에 비협조적인 등 이념적으로 정체성이 없는 인물이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이들 가운데 24명은 새누리당 공천으로 20대 국회에 진출하고 2명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역시 20대 국회에 진출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의 정풍운동을 자임하고 있는 “새누리 초재선 혁신모임” 8명 중 5명이 이들 24명에 포함되어 있어 이번 총선 참패의 원인인 새누리당 정체성 문제가 더욱 악화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추락과 반등의 벼랑 끝에서 반드시 반등해야 할 한국경제의 절박한 실정을 생각할 때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반드시 경제회생을 이끌어야 할 새누리당의 정체성이 이처럼 문제가 되어서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우려는 최근 자유경제원의 보고서(권혁철, 제19대 국회 시장친화성 평가 및 17대 18대 국회와의 비교, 2016. 2)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자유경제원의 “19대 국회 시장친화성 평가보고서”는 가히 충격적이다. 자유경제원이 국회에서 의결된 경제법안을 사유재산권보장 여부, 작은 정부와 적은 세금 정도, 개방과 경쟁 정도, 규제완화 정도, 법치주의 기준에 따라 산출한 시장친화성지수에 의하면 19대 국회는 평가대상 여야 의원 총 272명 중 좌파가 95명 (34.9%) 중도좌파가 177명(65.1%)으로 우파는 물론 중도우파도 한 명도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좌파의 비율이 17대 18대 19대를 거치면서 계속 증가하고 우파의 비율은 계속 감소하다 마침내 19대 국회에서는 중도우파와 우파는 한명도 없게 되는 좌경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심지어 보수우파를 대변한다는 새누리당 마저도 17대까지는 미약하나마 중도우파를 유지했으나 18대부터 중도좌파로 좌경화돼 보수우파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심각성을 보이고 있다. 17대 18대 19대를 거치면서 반시장법안의 비율이 60.0%. 61.7% 63.7%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국회의원의 좌경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다.
결국 이러한 국회의 좌경화가 “유통법” “상생법” “일감몰아주기금지법” 등 경제민주화 이름으로 추진된 각종 대기업규제 관련 법안들이 현재 한국 설비투자의 80% 이상을 담담해 오고 있는 대기업투자를 규제해 투자 빙하기를 초래, 좋은 일자리를 줄이는 등 시급한 경제활성화의 저해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국회의 좌경화가 최근 경제활성화를 위해 시급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법” 등 경제활성화 관련법의 국회통과 발목을 잡고 있음은 물론이다.
대내외 경제환경의 급속한 악화로 한국경제가 추락하느냐 반등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중대한 시점임을 고려해 볼 때 좌우정쟁으로 “식물국회” “불임국회”로 지탄 받고 있는 국회가 좌우 균형 잡힌 시각에서 건전한 토론을 통해 한국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법안과 정책을 생산하는 생산적인 국회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심각한 좌경화가 교정되어 좌우균형을 회복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정당별 시장친화지수는 새누리당이 36.6으로 새누리당 마저 중도좌파 정당으로 분류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분석이 앞의 류석춘 이승수(2016)의 분석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각각 31.6 25.3으로 좌파정당으로 분류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추락하는 경제를 좌파에 맡길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지지하는 보수우파의 지지에 의존하는 소극적인 보수우파 정당에서 벗어나 건전한 보수우파의 가치를 대변하는 적극적이고 건전한 보수우파정당으로서 거듭나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야당의 경우에도 좌파 일변도의 정책으로는 추락하는 한국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수권정책정당이 되기에는 국민의 지지를 받기 힘들다는 점을 인식하고 건전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서 한국도 서구선진국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는 성장과 일자리를 중시하는 우파정당이. 분배가 과도하게 악화될 때는 분배를 중시하는 좌파정당이 집권하는 등 건전한 좌우정당이 교체하는 방식으로 정치가 발전하는 데 기여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구에 비해 보다 좌파적인 비례대표제의 경우에는 직역별 직능별 전문가를 국회에 진출시키고자 하는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살려 전문성은 부족한데도 지명도만 높거나 투쟁경력만 앞서는 후보들을 가급적 배제하고 지역구의원이 담당하기 어려운 분야의 전문가를 등용해 건전한 정책을 생산하는 국회가 되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최근 20대 국회의원 선거공약을 토대로 한 20대 국회의 경제성향 분석에서도 대한민국 국회가 좌경화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오정근, 20대 국회의 경제성향과 경제정책 영향 2016. 4). 각 당의 20대 국회의원 선거공약을 사유재산권이 충실하게 보호되고 있는가, 법치가 준수되고 있는가, 경쟁과 개방을 중시하는가, 개인과 기업의 창의와 자유를 존중하는가, 성장을 중시하는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중시하는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가, 선택적 복지를 지향하는가 등 시장경제기준에 따라 각 당의 선거공약을 1~5까지의 “시장경제지수”로 환산하고 시장경제지수가 4.5이상~5.0이하인 경우를 우파, 3.5이상~4.5이하인 경우를 중도우파, 2.5이상~3.5이하인 경우를 중도파, 1.5이상~2.5이하인 경우를 중도좌파, 1.0이상~1.5이하인 경우를 좌파로 구분해 분석해 보았다.
20대 국회의 경제성향을 각 정당별로 살펴보면 시장경제지수가 새누리당은 2.9로 산출되어 중도파정당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1.9와 2.0으로 산출되어 중도좌파정당으로, 정의당은 1.5로 산출되어 좌파정당으로 분류되었다. 국민의 당은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근소한 차이로 시장경제성향이 높았으나 크게 유의미한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새누리당의 경제성향이 중도우파도 아닌 중도파 정당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경제민주화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된 이후 나타난 정치구조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비록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는 공약집에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일자리중심성장, 신성장동력육성, 노동개혁, 규제프리존도입 등 우파~중도우파적인 공약을 내놓은 점이 돋보였지만 동시에 사회적기업활성화, 자율상권법제정, 최저임금인상 등 중도좌파적인 정책은 물론 대중소기업 성과공유제확대, 자유무역협정 피해농가지원, 고교무상교육확대 등 좌파적인 정책들을 상당수 공약으로 포함시킨데 따른 결과로 보여진다.
더불어민주당은 미래신성장산업 발굴정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도좌파내지는 좌파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노동정책에는 노동시장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동개혁은 반대하면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청년고용할당제도입, 비정규직 부담금 부과 등 고용안정에 역점을 두면서 최저임금인상과 생활임금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노인기초연금인상,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지급, 무상보육을 주장하고, 대중소기업성과공유제, 중소기업적합업종특별법 제정,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사회적 금융 강화, 금산분리원칙 준수, 법인세인상 등 경제적 파장이 적지 않을 좌파적 경제민주화 정책들을 거의 포괄하고 있다. 교육에서도 외고 국제고 자사고는 폐지하고 혁신학교지원법 제정을 주장하고, 미래 노후준비자금으로 2~30년 후 고갈이 전망되고 있는 국민연기금을 활용한 공립보육원 요양원 확충도 주장하고 있다. 한 마디로 경쟁보다는 안정, ‘경제적’ 개념보다는 ‘사회적’ 개념에 치중하고 있다.
국민의당 공약도 더불어민주당 공약과 대동소이하다. 미래신성장산업발굴, 인수합병전문중개기관도입 등 일부 정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도좌파내지는 좌파 정책들을 대거 포함시키고 있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청년고용할당제 도입, 공정임금법 제정, 청년구직수당 지급 등 노동임금정책에서부터 공공의료서비스 확충, 대중소기업이익공유제 도입, 농축산업무역이득공유제 도입 등 경제민주화정책에서부터 국민연금기금을 활용한 청년희망임대주택 건설도 주장하고 있다.
정의당은 앞서 3당이 주장하고 있는 미래신성장산업발굴 정책에 대한 언급도 없이 중도좌파내지는 좌파 정책 일색이다. 일반해고 취업규칙변경지침 폐기, 파견법 단계적 폐지, 정리해고 요건 강화에 공기업과 대기업의 청년고용할당에서부터 최저임금인상, 청년디딤돌급여 지급에 심지어 공기업 대기업임원 임금상한제도 주장하고 있다. 노점기본법 제정, 대형마트복합쇼핑몰 진입규제도 주장하고 있다. 영유아보육국가책임제, 자녀양육사회책임제, 어린병원국가보장제, 누리과정 100%국고지원 등 보육 양육 치료 누리과정 등 전 과정에 대한 국가책임제도를 공약하고 있다.
반값임대 정의스테이를 공급하고 전월세상한제 공정임대료 도입, 청년주거지원을 주장하는 반면 외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대기업하청업체초과이익공유제,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사회적경제발전기금 조성, 일감몰아주기 근절, 무역이득부담금제 도입 등 각종 경제민주화 관련정책들을 주장하고 있다. 막대한 재원마련을 위해 법인세 소득세 상속증여세 인상, 사회복지세 도입, 대기업사내유보금 과세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각 정당의 공약들을 살펴보면 20대 국회가 중도좌파 국회라는 점이 조금도 이상할 정도가 아니다. 4당의 시장경제지수를 정당별 당선자수로 가중평균한 20대 국회 시장경제지수는 2.3으로 나왔다.
IV. 20대 국회의 역사적 소명과 책무
추락과 반등의 기로에서 선 이 중차대한 시기에 중도좌파 성향이 지배하게 된 20대 총선의 의미는 크다. 이는 추락과 반등의 기로에서 노동시장유연성과 경쟁과 개방, 규제혁파와 경제활성화, 선택적 복지와 자립자조를 강조해 다시 반등하자는 정치지도자들과 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보다 인위적인 고용할당을 통한 고용안정, 사회적 기업 육성과 보호, 대기업활동 규제 등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등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주장하는 정상배들과 이러한 열광하는 유권자들이 더 많아서 이미 돌아오기 힘든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대한민국 헌법 119조 1항에서 명시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기본적인 경제질서인 자유시장경제의 원리에 반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다. 헌법 119조 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로 명시되어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경제질서가 자유시장경제임을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2항에서 “...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로 되어 있다. 어디까지나 자유시장경제가 기본이고 과도하게 경제주체간의 조화가 문제가 될 경우 규제와 조정을 통한 경제민주화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국회 전체가 중도좌파로 기운다는 것은 이처럼 대한민국 헌법이 천명하고 있는 자유시장경제질서에 반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보여주고 있다. 어느새 대한민국 국회는 자꾸만 좌향좌해 마침내 대한민국의 헌법질서에 반할 수도 있을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되는 수준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들을 기우로 만들고 추락과 반등의 기로에서 선 한국경제가 다시 반등하기 위해 20대 국회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정말로 중차대한 역사적 소명과 책무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특히 우파정당 새누리당은 확고한 소신과 철학을 가진 우파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제 투쟁의 시대가 가고 건전한 정책 경쟁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한국 정치와 국회도 변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일류기업 이류정부 삼류국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진정으로 존경받는 국회가 되지 않겠는가. 국회의원이 되고 다수당이 되고 권력을 잡았다는 것이 긴 역사 속에서는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 불과 일이십 년 전의 장차관 국회의원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현세에서는 지더라도 역사에서 이기는 자가 진정으로 이기는 자다. 기고만장하면 할수록, 인기에 매몰되면 될수록, 현혹당하는 국민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걱정하는 정치지도자와 국회가 그리운 때다.
출처 및 글쓴이
오 정 근 |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