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단임제인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은 차기(次期) 정권 창출이다. 레임덕 1년을 빼면 길어봐야 4년.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된 탓이다. 정권을 연장해 자신의 비전과 정책을 계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북한이 망하는 날까지, 정치권 안팎에 大韓民國 정통성 자체를 폄훼하고 부정하는 세력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더욱 그렇다. 최근 갤럽 조사(4월4주차)에 따르면, 조사된 차기 대통령 감 8명 중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을 다 모으면 10%포인트, 야당 후보 지지율을 다 모으면 49%포인트였다. 도식적으로 말하면 정권교체 가능성이 5배에 달한다. 정권을 만들지 못하는 불임(不姙)정당은 존재가치가 없다. 새누리당 정권이 그렇다. 소위 육참골단(肉斬骨斷)식이라도 쇄신하고 혁신해야 하는 이유가 자명하다. 놀라운 일이다. 시간이 좀 지나니 새누리 안에서 ‘쇄신’이니 ‘혁신’이니 목소리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정진석 원내대표 선출 이후엔 더욱 그렇다. 비대위 구성도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른바 親朴주류가 꺼리는 탓이다. 무(無)이념·無가치·無기력 수준을 넘어 뇌 없는 아메바 같은 정당이 된 듯하다. 정권창출을 포기한 거라면 차라리 당을 부숴야 하는데 그런 결기도 철학도 보이지 않는다. 소위 바꾸자는 非朴 비주류 행태도 실소를 나오게 만든다. 희극에 가깝다. ‘손학규를 데려오자’는 주장도 나왔다. 손학규 전 지사는 더민주의 상임고문. 현직 야당의 간부다. 인품과 능력의 유무를 떠나 그가 쫓는 가치는 이른바 “진보적 실용주의”다. 이건 쇄신도 혁신도 아니다. 그저 정치적·이념적 투항주의(投降主義)일 뿐이다. 세상이 바뀌면 제일 먼저 완장 찰 소리다. 새누리당 참패는 보수(保守)의 가치 상실에 있었다. 보수란 기득권 지킴이 아니라 공동체 핵심가치, 코어밸류(core value)의 사수다. 정치에서 코어벨류는 안보와 경제다. 한국에선 북핵(北核)과 불황(不況)이다. 새누리당은 어땠나? ‘배신의 정치 심판’이니 ‘진박 마케팅’이나 ‘옥새 투쟁’이니 안에서 총질만 해댔다. 총선 직전 나라가 결단 날 판인데 말이다. 보수층 민심이 떠났다. 예견된 패배로 끝났다. 어느 나라건 보수당(保守黨)이 필요하다. 그래야 나라의 틀 거리가 유지된다. 한국 같은 상습적 위기의 나라는 더욱 그렇다. 경제도 안보도 팽개쳐 쪽박을 찼으면 정신을 차려야 할 텐데 아랑곳 안한다. 소위 보수정당은 이제는 이대로 죽자는 이들과 아예 짝퉁 진보당(進步黨) 가면을 쓰자는 이들로 뒤범벅 대 있다. 저런 여당을 보자니 이런 일갈(一喝)이 나올법 하다. ‘새누리당이 망해야 대한민국이 살겠다.’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