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열릴 예정이던 민주당 지방의원협의회 초청 대선 후보 토론회에 문재인 전 대표가 불참키로 했다 한다. 토론회는 결국 무산됐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문 전 대표가 개인 정책 발표회는 계속하면서도 토론회는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후보들의 정책 발표를 '읽기 대회, 학예 발표회'라고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암기하는 실력이 지도자 자질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탄핵 재판 중인데 토론회까지 하는 것은 때 이르고 경선 일정이 결정되면 얼마든지 할 것이라고 했다. 다시 탄핵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정책 발표회를 거듭하며 대선 분위기를 주도해온 사람이 그다. 결국 다 핑계고 1위 주자로서 검증 토론을 피하려는 것이란 지적이 많다.
탄핵 심판 결과는 모른다. 그러나 조기(早期) 대선이 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이 경우 정당별 경선 3~4주, 본선도 3~4주에 치러야 한다. 절대적 시간 부족에 허겁지겁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넘어갈 수도 있다.
우리는 내 편이면 무조건 표를 주는 편 가르기 투표를 수십 년간 반복해왔다. 뽑아놓고 후회해도 바뀌지 않는다. 지난 대선 때 최순실의 실체가 일부라도 걸러졌더라면 지금 같은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묻지 마 투표의 폐해를 유권자들이 실감했다. 시중의 여론은 "제발 TV토론 좀 많이, 제대로 해달라"는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자신과 가족, 정책과 자질을 전부 노출시켜야 하고,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머릿속까지 들여다보겠다고 나서야 한다. 도덕성, 외교안보, 경제, 복지·사회·문화 주제를 놓고 각각 몇 시간이 되든 끝장 토론이 이뤄져 후보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나야 한다. 동문서답이나 얼렁
뚱땅 답변을 할 수 없게 후보들 상호 토론을 치열하게 맞붙여야 한다. TV토론을 선거운동의 '전부'로 만들어야 한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무제한 자질 검증, 시간 제한 없는 끝장 TV토론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 지금 당장 시작해도 이르다 할 수 없다. 정의당은 이미 토론회를 시작했다. 선두 주자인 문 전 대표부터 TV토론에 앞장서 자질을 입증해 보이라.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07/201702070335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