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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인터뷰

[정도원 칼럼] "지난 20년 전체 성찰"… 대북정책 변화 있을까

'로저 무어' 시대의 종언… 文대통령의 도전

'北에 우회적으로라도 퍼주자'는 것은 성찰 없는 퇴행일 뿐

영국 기사작 로저 무어 경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스위스에서 타계했다.

경은 미국과 소련이 적대적 공생을 모색하던 데탕트(Détente) 시대를 상징하는 최고의 스타였다.

1973년작 '죽느냐 사느냐'부터 007 제임스 본드를 맡은 경은 이후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1974) △나를 사랑한 스파이(1977) △문레이커(1979) △유어 아이스 온리(1981) △옥토퍼시(1983) △뷰투어킬(1985) 7편의 007 시리즈에 연속 출연하며 '가장 인기 있는 제임스 본드'로 자리매김했다. 007 시리즈도 이 '로저 무어 시대'에 최고의 인기와 흥행을 누렸다.

'유어 아이스 온리'의 마지막 장면에서 경이 미사일 좌표유도장치를 절벽 아래로 던져버리며, 소련의 고골 장군(발터 고텔 분)을 향해 "당신네들도 가지지 못하고, 우리들도 가지지 못한다"며 "이것이 데탕트 아니냐"라고 되묻는 것은 시대상황을 절묘하게 표현한 명대사로 알려져 있다.

경의 타계는 곧 한 시대의 종언(終焉)으로 볼 수 있다. 경이 제임스 본드 역할을 내려놓은 뒤, 소련의 붕괴로 냉전이 종식되면서 007 시리즈는 방향을 잃었다. 제임스 본드는 여럿 바뀌었지만, 시리즈는 아직까지도 명확한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예전의 존재감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한 시대의 종언을 바라보면서, 냉전 종식으로부터 어언 30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일관성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는 우리의 대북(對北) 정책을 되돌아보게 된다.

경이 본드 역할을 내려놓은 격동의 80년대 후반, 냉전 종식과 5년 단임의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국내외적으로 맞물리면서 이후 대북 정책은 5년 단위의 갈짓자 행보를 거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8주기 추도식에서 "이명박·박근혜정부 뿐만 아니라 김대중·노무현정부까지 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최근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는 대북정책의 기조를 보면, 과연 이명박·박근혜정부 지난 10년의 잘못 뿐 아니라, 그 이전 김대중·노무현정부 10년의 잘못까지도 성찰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특보. 지난 2012년 10월 4일 10·4 남북정상선언 5주년을 기념해 대담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뉴시스 사진DB
▲ 문재인 대통령과 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특보. 지난 2012년 10월 4일 10·4 남북정상선언 5주년을 기념해 대담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뉴시스 사진DB

새 정부의 청와대 외교안보특보로 임명된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요즘 연일 계속되는 언론 인터뷰에서 어떠한 우회로를 통해서라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3일자 〈조선일보〉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노동자 임금의 직접·개별 지불과 같은 지급 방식 개선 을 북한 당국과 논의할 수 있다"며 "금강산에 입장할 때 관광객들에게 개별로 입장료를 받으면 안보리 금지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북한 당국에 돈을 지급할 '해결책'을 나열한 문정인 특보는 24일자 〈세계일보〉 인터뷰에서도 다르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

문정인 특보는 이날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북한에만 (비핵화를 하라고) 요구하지 말고, 우리도 뭘 해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며 "한미 연합군사훈련 잠정중단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 발 더 나아갔다.

이러한 입장을 가진 문정인 특보가 청와대에 입성한 것은, 결국 김대중·노무현정부 시절 때의 굴종적 대북 정책으로 되돌아가는 것일 뿐 무슨 '성찰'이 담겨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햇볕정책'으로의 퇴행을 비판하면 놀랍게도 '냉전적 사고방식'이라는 비판이 돌아오곤 하는데, 과연 진정 '냉전시대'의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는 게 누구인지도 생각해볼 문제다.

로저 무어 경이 열연한 007 시리즈로 상징됐던 냉전 시대는 이미 종언을 고했고, 세계는 개별 국가의 독재 체제 보장보다 해당국 국민의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는 새로운 질서로 돌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3대 세습·전제 독재라는 시대착오적 전체주의 체제인 북한의 '체제 보장'을 해주지 못해 안달하며, 주민의 인권 보장과 비핵화를 명분으로 제재해오는 국제사회를 '제국주의' 보듯이 하는 일부 586들의 사고방식이야말로 '냉전 시대'에나 있을 법한 세계관에 아직도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안보도, 경제도, 국정 전반에서 훨씬 유능함을 보여주자"며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도전'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임기 중(지난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을 허용하며 처절한 파탄으로 귀결됐던 노무현정권 안보정책에 관한 진지한 성찰이 선행돼야 한다.

고모부를 고사총으로 쏴죽이고, 이복형을 독살하는 정신질환자의 손에 소형화한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쥐어주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결연한 의지에 맞서, 우회로와 편법을 찾아 어떻게든 현금을 전달하고야 말겠다는 외교안보특보와 "새 정부의 통일·외교·안보정책의 기조를 함께 논의하고 챙겨나가게 될 것"이라는 자세로는 다짐을 지켜내기가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