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明博 대통령은 9일 "본의는 아니겠지만 일부 공직자가 종교 편향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언행이 있어서 불교계가 마음이 상하게 된 것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또 "경위야 어찌 됐든 불교계 수장에게 결례를 해서 물의가 빚어진 만큼 경찰청장은 불교 지도자를 찾아 사과하고 앞으로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면 좋겠다"고 어청수 청장의 불교계 방문 사과를 지시했다. "경위야 어찌 됐든"이란 표현은 기업 경영자는 할 수 있을지 모르나 國法질서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해선 안 될 표현이다. "경위야 어찌 됐든"이란 말은,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만 보겠다는 뜻이다. 경찰이 촛불亂動(난동) 수배자를 숨겨준 조계사의 출입자를 검문하는 과정에 총무원장을 예외적으로 봐주지 않았다는 것이 경위인데, 그런 경위는 무시하고 불교계가 화를 내니 무조건 사과하라는 지시이다. 모든 일엔 "경위"가 중요하다. "경위"를 무시하고 "무조건 하는 일"은 반드시 무리를 빚는다. 李明博 대통령은 불교계에 사과하면서 왜 조계사가 촛불亂動 수배자들을 숨겨주는 위법행위를 지적하지 않는가? 國法 수호자인 대통령이 국법 훼손에 대해서도 "경위야 어찌 됐든" 봐주겠다는 것이 아닌가?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는 또 뭔가? 조계사 출입자는 검문하지 말라는 것인가? 숨어 있는 수배자를 체포하지 말란 말인가? 아니면 총무원장만 봐주란 말인가? 위법행위를 한 조직의 책임자에게 위법단속 책임자가 찾아가 머리 숙여 사과한다면 이는 위법행위 고무 찬양 행위가 된다. CEO는 회사에 득이 되면 원칙을 포기하고 적당히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통령은 "적당히" 얼버무릴 수 없는 자리이다. 대통령의 오늘 사과는 특정세력에 의해서 "정부가 종교 차별을 인정했다"는 식으로 이용당할 것이다.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은 조계사의 수배자 은닉에 대해서 단호한 말을 하여 기록으로 남겼어야 했다. 촛불亂動세력의 불법성과 폭력성을 지적하지 않고 사과만 했던 李明博 대통령은 오늘도 똑 같은 행태를 보였다. 대통령은 私人이 아니라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라는 실감을 하지 못하는 듯하다. 公人의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의 사과는 개인적 사과가 아니라, 정부나 국가가 한 공식 사과 및 공식 認定이 된다. 조계사의 명백한 위법행위를 덮어주고 경찰청장이 찾아가서 사과까지 해야 할 정도로 李明博 정부는 불교를 심하게 차별해왔다고 대통령이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국가와 국민이 대통령의 이런 비굴한 사과를 과연 追認(추인)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