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昇 助 (前 고려대 명예교수) 인천의료원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종석 박사는 08년 12월 5일 한국정치학회의 학술대회에서 “이명박대통령의 성격유형과 리더십스타일에 관한 연구” 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 논문에는 ’Jung의 성격학적 유형론을 중심으로’ 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선천적인 성격특성이 후천적인 환경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성격유형이 대통령이 되어서 보여줄 정치적 행동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는다는 전제하에 융의 심리학적 유형론을 근거로 그의 리더십 스타일을 분석한 것이다. 대통령의 성격과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융의 학설 Jung이 말하는 심리학적 유형에는 내향형과 외향형이 있는데 이명박의 언행이나 自敍傳(자서전)을 근거로 볼 때 그는 내향형으로 판단되었다. 대상자의 특수정신기능을 또 나누기를 사고형, 감정형, 감각형, 직관형으로 구분하였는데 발표자는 이명박을 사고형으로 구분하였다. 즉 이명박의 리더십 스타일이 이 두 가지 요인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융의 심리학적 유형론을 근거로 하여 만든 리더십 스타일의 분석모형으로 볼 때 내향적 사고형이라는 사람의 성격특징은 개혁추구성향으로 논리적 분석적, 치밀하고 빈틈없는 업무처리, 외강내유형이라 하였다. 그 성격의 장점은 이상적이고 개혁적인 정책추진, 조직적이고 치밀한 정책수행능력, 끈기있는 정책추진능력을 들었다. 단점으로는 독재 가능성, 극단적 발전욕, 뚜렷한 흑백판단경향, 설득력 부족, 대중적 지지획득 곤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위의 말을 풀이하여 ① 이 대통령은 내향적 사고형으로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어 원리원칙을 고수한다. ②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인간의 내면적인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③ 분석적 논리적이며 치밀하여 매사에 빈틈없이 일처리 한다. ④ 겉으로는 냉정하고 가까이 하기 힘들어 보이지만 친한 사람에게는 따듯하고 인정이 많다. ⑤ 감정이 미숙하여 친화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⑥ 자기중심적이며 독선적인 경향이 있다. ⑦ 이러한 내향적 사고형의 특징 이외에 또 다른 면, 즉 현실을 잘 파악하여 눈치 빠르게 상황에 잘 대응할 아는 재능이 있다. 이 대통령은 감각이 발달된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보여준 이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의 단점으로서 김종석 박사는 다음과 같은 지적을 나열하였다. (1) 자신이 생각하는 것은 ‘항상 옳다’는 독선적인 생각에 빠질 가능성. (2) 정책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여 대중의 지지획득이 어려움. (3) 감각적 자극에 예민하여 나타나는 충동적 성향. 그리고 대통령취임 직후 봉착한 미국쇠고기수입 반대촛불시위 등에 보여준 그의 리더십의 미숙성과 그 나약함에 대하여 그 원인을 첫째 준비부족. 둘째 지나친 자신감. 셋째는 핵심주체세력의 부재. 마지막으로 친화력 부족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였다. 박정희 대통령과의 비교 필자는 박정희와 이명박이 모두 내향적 사고형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나 두 사람간의 차이점이 있다. 박정희가 直觀(직관)이 발달한데 비하여 이명박은 감각이 발달해 있다. 박정희는 과묵하고 남의 말을 경청하는 스타일인데 반해, 이명박은 다변이고 듣기보다 말하기를 더 좋아한다. 박정희는 사람의 능력을 잘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하여 좋은 성과를 올렸는데 이 대통령은 인사정책에서 문제점을 노출하였다. 둘째는 시대적 차이이다. 박 대통령은 권위주의시대에 살았지만 이 대통령은 민주화시대에 살고 있다. 사실 내향적 사고형은 민주화시대의 대중정치인으로 성공하기 쉽지 않은 성격유형이다. 이 대통령은 다행히 감각이 발달하여 작년 대선에서 성공할 수가 있었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이런 변화를 읽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감각은 오감을 통해 판단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현실만이 파악될 뿐 내면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가난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박정희 前대통령은 대구사범에서 기숙사생활을 하는 교육적 분위기에서 엘리트로서 지적 성장을 이룰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어려서부터 대학에 다닐 때까지 직접 생활전선에서 뛰어야 했다. 자연히 현실적 실용적인 면을 중시하게 되었고 내향적 사고형의 장점인 이념 이상 철학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제3자의 소감과 생각 이 논문의 저자인 김종석 박사의 연구와 집필자세는 대체적으로 올바르다는 생각을 해 본다. 다만 한 가지 李 대통령을 내향적 사고형으로 규정지으면서,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의 생활환경으로 인하여 감각이 발달했다는 말에 대하여 본인의 소견을 첨부하겠다. 사람의 성격은 본래 선천적인 특성과 후천적인 생활환경의 요인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김 박사는 이 대통령은 탄생과 성장배경으로 인하여 내향적 사고형이었는데 현실상황 때문에 감각형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하지만 나의 생각은 처음부터 내향적 감각형으로 규정하는 것이 더 진실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판단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밑받침하는 것이 이 대통령이 젊었을 때의 변신과정이다. 그는 대학시절에 좌익운동권의 지도급 인사였다. 그러던 사람이 대학을 졸업하자 취직을 위하여 청와대에 편지를 쓰고 그 후 현대건설에 입사하여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그가 정말로 투철한 좌경운동권의 인물이었다면 졸업 후 그가 힘들여 저항했던 박 정권에 아쉬운 소리를 하며 청와대에 가서 취업을 부탁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에 그가 한일회담반대의 시위를 주도했던 것도 사상 때문이 아니라 당시 시류에 감각적으로 적응하였던 행위였음을 말해 준다. 더구나 좌경세력의 지도급이었던 사람이 현대의 정주영 회장 밑에 들어가서 열심히 일하여 인정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는 것은 그의 변신을 뜻하는 것이다. 그 후 현대의 사장급으로 활동하고 있다가 나중에 정주영과도 결별하여 독립하게 된 것도 사상 때문이 아니라 보다 더 커보려는 야심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럼으로써 서울시장도 되고 대통령까지 오른 것을 보면 정주영과 결별한 것도 잘 한 일로 평가된다. 결국 그는 그때그때 주변상황에 감각적으로 잘 적응하여 성공을 거둔 사람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이 대통령을 다시 내향적 감각형으로 판단하여 그 특징과 장단점을 참고해 보자. 그 특징은 소극적, 현실순응적, 유리한 상황선택 능력이 뛰어나다. 장점은 현실적으로 유익한 정책추진으로 효과를 극대화시킬 정책대안을 선택하는 점이고, 단점으로는 첫째는 정책의 일관성 상실. 둘째는 개혁적 정책추진의 어려움. 셋째는 근시안적 정책추진이다. 이러한 특징과 장단점을 가진 대통령이 오늘의 한국현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며 또 얼마나 성과를 걷을 수가 있겠는가? 2008년 말에 미국과 세계를 강타했던 금융위기와 그로 인하여 심대한 영향을 입은 한국의 경제난에 대처하느라고 이명박정부는 정신이 없을 것이다. 친북좌파는 6・15선언과 10・4의 정신을 강요하기 위하여 이명박정부를 파상공격해 댈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그들의 압력이 굴하지 않고 경제회복에 주력할 것이나 노력의 성과는 현재로는 미리 장담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다음에 발표자인 김종석 박사가 이 글의 결론에 제시한 바를 우선 요약 인용하고, 평자 자신의 소견을 첨부해 보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점을 발현해야 한다. ‥‥ 역대 대통령을 보면 장점은 발현되지 않아도 리더십의 단점은 반드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는 전문경영과 서울시장으로서의 성공으로 ‘성공신화’를 이룩하여 자신에 차있다.‥‥ 첫째, ‥‥ 그러나 대통령은 정치력이 가장 중요한 자리이다. 좋은 덕목을 갖추었다고 해도 정치력이 부족하면 성공할 수가 없는 자리가 대통령이다. 서울시장으로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얻은 자신감을 버리고 전혀 다른 시각, 지금까지 비효율의 극치라고 무시했던 정치적 합리성 측면에서 새롭게 보아야 한다. ‥‥ 대통령은 소통부족을 인식하긴 했지만 구체적 방법을 터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자신의 말을 줄이고 남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 둘째, 감정적으로 더 성숙해야 한다, 내향적 사고형의 단점은 감정이 미숙하여 好不好(호불호)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성숙하다는 것은 싫은 것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며 감정표현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은 대통령이 더 높은 德性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로 받아들여진다. - 평자) 셋째, 넓은 안목으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세한 것에 관심을 집중하는 내향적 사고형의 전형적 성향을 보여주었다. 최근에 청와대 비서관들에게 “나 보다 업무를 모른다” 며 야단치는 것이 그 예이다. 이렇게 되면 “나무는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 그는 요즘 마음의 여유가 없어 보인다. 최근에 확대비서관회의 등에서 참모들을 질타하는 것을 보면 조급함이 보인다. ‥‥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앞날에 대하여 불안해하고 이미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이 대통령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글의 필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성격유형이 다원화된 민주사회에서는 대중정치인으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성격유형으로 보았다. 대중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만일 전임 노무현 대통령과 같이 실패한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추락되고 말 것이므로 필자는 이 대통령이 반드시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런 희망에 대하여 그 자신 큰 희망을 갖지 않음을 느끼면서 안타까워하고 있음을 본다.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가 있으려면 이명박 대통령이 과연 성공적인 대통령이 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評者도 김종석 박사와 같이 장담할 수도 없으며 오히려 약간의 회의적인 전망을 가지며 걱정하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다. 그 이유는 첫째, 뚜렷한 철학사상을 갖지 않았으므로 천박한 實利主義(실리주의)를 좇다가는 올바른 궤도를 달리지 못할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로 그에게는 장기적인 국가발전의 비전도, 장기적인 목표나 계획도 갖지 못하므로 그때그때 상황의 변화에 따라 동요될 가능성이 많다. 셋째로 이명박정부는 견고한 핵심주체세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李 정권을 타도하려고 음모하고 방해하는 좌파세력을 통제하고 제압할 정치세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은 그 정권이 재임하고 집권하고 있는 동안 계속해서 좌파세력의 방해와 음모에 크게 시달리므로 국가경영을 뜻대로 밀고 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 넷째는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현대계열사의 수장과 서울시장으로서 크게 성공한 사람이므로 대통령직도 어렵지 않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그래서 만사를 자신의 主見대로 밀고 나가려고 하기 때문에 주변에 유능한 인물들이 모이지 않고 또 있어도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가 그 주변을 떠나버린다는 점이다. 교만은 파멸의 문이다. 사람을 믿지 못하고 모든 일을 자신의 손으로 해치우려는 습성이나 자신의 예지와 능력을 과대평가하여 남의 의견이나 도움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老子(노자)의 말에 巧者拙之奴(교자졸지노)란 말이 있는데 재주있는 사람은 재주없는 사람의 심부름꾼밖에 안된다는 뜻이다. 또 勇將은 智將만 못하고 智將은 德將만도 못하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巧者(교자)이며 智將(지장)이니 그는 누군가를 받들고 심부름을 해야만 나라 일이 풀려 나갈 수가 있다. 어떤 ‘Think Tank" 인 연구기관의 심부름꾼으로 자신을 낮추며 성실 봉사하는 것이 이 나라를 구하고 대통령을 살리고 방법이 됨을 알아야 한다. 그 연구기관을 어떻게 어디서 찾으며 구성하느냐가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2008.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