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서울지국장을 지냈던 바바라데믹 기자만큼 김대중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한 언론인도 별로 없는 것 같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많은 정치 스캔들 속에서 그의 대통령 말년을 보낸 불운을 지녔고 막내아들은 로비스트로부터 수뢰 혐의로 구속되었으며 김정일과의 회담 직전 5억불이 북한에 송금된 사실이 드러남으로서 남북 정상회담과 노벨평화상 수상의 순수성을 잃어버렸고 노벨평화상과 남북 정상회담을 돈으로 샀다는 혐의를 받게 되었다고 데믹 기자는 날카롭게 지적했다. 바바라데믹 기자는 김대중씨가 북의 인권 참상을 외면했고 인도적 원조라는 이름을 빌어 현금과 원조를 김정일 정권에 공여함으로서 사실상 김정일 정권을 지탱시켜 준 장본인이 되었다고 말하고 당시 한국의 호헌세력의 다양한 주장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데믹 기자는 김대중과 북한과의 거래로 이뤄진 ‘김대중 노벨평화상’은 결국 그 빛을 상당부분 잃을 수박에 없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김대중 전직 대통령이 타계한지 열흘도 채 안되었는데 김대중의 민주당과 그의 영향력은 깨끗하게 소멸과정을 겪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 예로서 노무현씨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을 때는 그나마 민주당 지지율이 올라갔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지율이 떨어졌는데 반하여 사연 많은 ‘국장(國葬)’까지 치러졌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김대중 타계 후에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하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으니 이런 현상이 곧 ‘김대중’에 대한 국민들의 서늘한 의식을 대신 설명해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김대중의 이름 석 자를 지워야 될 때가 되었다. 불과 타계한지 열흘도 안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김대중에 대해 추모하는 국민적 동요나 추모정서는 찾아볼 길이 없다. 한 시대를 마감한 파란만장했던 친북좌익 정치인에 대한 이야기가 먼먼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는 느낌이다. 김대중 적(的)인 모든 것은 자연스레 지워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강건한 국가안보와 아수라장이었던 정치판을 뒤로 한 채 국민을 위한 새로운 정치개혁 및 경제성장을 향한 희망의 역사가 전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 볼 수 있게 되었다. 국장 기간 중 조기를 달았던 시민들이 별로 없었다니 정치는 무상(無常)하며 김대중 인생 또한 무상(無常)한 것 같다. DJ의 허상(虛像)-현실정치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아 틀림없는 것 같다. 양영태(자유언론인협회장·인터넷 타임스 발행인·치의학 박사)/코나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