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을 혐오하는 문약한 얌체들의 공통점이 있다. 당장 군사적으로 보복해야 할 정도로 강경하고 대담한 선택이 요구될 때, 이들은 이를 회피하려고 사안을 스스로 왜곡시켜 본질을 피해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비겁함을 연막 치는 데 가장 즐겨 쓰는 용어는 “신중대처”, “예의주시”라는 것이다. 이번에 임진강 지류인 황강댐의 무단방류로 우리 국민 6명이 물에 휩쓸려 죽었다. 작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의 총격피살에 이어, 이명박 정부 들어 두 번째 살인도발이다. 아직 정부에서 무슨 화끈한 성명이나 대책을 내놓은 게 없다. 기껏 전화 한 통화나 걸어서 북괴의 변명이나 들어보려고 하고는 스스로 푸념 내지는 자학적인 반성만 하고 있다. 그래서 기껏 우리정부가 하는 조치라고는 우리나라 관계기관만 수사하는 자학성 조치 밖에 없다. 북괴가 살인방류를 했건만, 이에 대하여는 전혀 보복적 조치를 하자는 말이 없다. 기껏 해봐야 “신중대처”나 “예의주시” 밖에 없다. 이번 무단방류는 북괴의 고의적 도발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뭐가 캥겨서 북괴의 “고의성이 없길 바라는 증거”만 찾으려 하고, 우리 잘못만 억지로 발굴하려고 하는가. 그래서 필자가 단언컨대, 임진강 관계기관 당직자의 책임을 묻지 말라는 것이다. 이러한 북괴의 무단방류를 가지고, 우리 관계기관만 수사할 정도의 “비겁한 조치”가 횡행한다면, 앞으로 공공기관의 수위나 청원경찰은 지진이나 해일이 나도 이에 대비 못한 책임을 지울 텐가? 그런 식이면,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져 전산실이 부셔졌다고 전산담당자 책임 지우는 것과 똑 같다. 발생빈도가 낮으면 당연히 방심한다. 또한 거기까지 대비 못한다. 철통같은 미국의 정부기관 보안망도 허술하게 폭발물 그냥 들고 가니 통과되더란 소리를 못 들었는가. 발생빈도가 낮으면 당연히 보안경계의 질이 떨어진다. 마른하늘의 날벼락 대비하라는 식의 기강을 요구하는 것은 억지요 탄압이다. 사안을 분명하게 정의 내리자. 이번 임진강 무단방류는 보복대응의 문제이지 우리 잘못의 책임 문제가 아니다. 또한 가해자인 북괴의 고의에는 눈감고, 피해자인 우리의 과실에만 강경하다면, 이는 정부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그리고, 태도를 분명히 하라. 꼭 이런 일만 터지면, 특히 북괴의 도발과 관련된 이런 일만 터지면, 언제까지 북괴에 대하여는 “신중대처”, “예의주시” 같은 비겁자만의 임기응변으로 때우다가 여론이 들끓으면 “적극 검토”라는 전가의 보도로 우리 쪽 관계자의 책임만 따지는 식으로 모면할 텐가. 앞으로 그 지긋지긋한 “신중대처”, “예의주시” 같은 요상한 소리 좀 안 듣고 싶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