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 원짜리 자동차 한 대 개발하는데 왜 2,000억 원 이상이 들까? 그것은 대량생산을 위한 하청체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모르긴 해도 부품 10만개를 찍어낼 거푸집(금형)을 부품 1개 만드는 데 쓰기 위하여 제작해야 하기 때문이리라. 외제차와 접촉사고가 나면 왜 돈이 많이 들까? 그것은 AS체계가 되어있지 않아서 부품을 소량 주문하는데 따른 부대비용 및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K-1 전차가 80억 원이라는 것도 이렇게 보면 될 것이다. 수천 대 만들 생산체계로 수십 대 생산하기 때문일 것이다. 소량주문으로는 수지가 맞을 수 없는 업종이 가지고, 소량판매로 대량생산 시설유지비를 충당해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 비싸게 사주어야 하는 이유도 방산업체가 비싸게 받아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1대 만들려고 자동차 공장 지을 수 없는 것은 정한 이치이다. 전차 몇 대 만들기 위하여 전차 수천 대 생산 가능한 시설투자를 했는데, 그만한 유지비가 들기 때문이다. 전시가 아닌 이상 그만한 기회비용을 받아내야 먹어야 살 것 아닌가. 그럼 아주 심한 낭비가 아닌가? 그렇지 않다. 평시에 비싼 댓가이긴 하나, 군수부문을 살려두어야 전시에 ‘징발’할 군수조달체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마 전시에도 K-1 전차를 80억 원에 사겠는가? 아니다 강제징발 하면 된다. 그러려면 그때까지 생산시설과 부품하청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비록 전시가 아니어서 소량생산 하더라도 대량생산 설비를 유지시켜야 한다. 그래야 전시에 긴급히 대량징발이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때까지 거푸집이나 생산시설을 보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시에 설사 강제징발 하더라도 평시에 그만한 생산설비를 유지하기 위하여 비싸더라도 사주는 것이다. 하긴 평시에 손해 볼 장사를 왜 하겠는가 말이다. 결국 평시에 정상이윤보다 훨씬 비싸게 구매하는 것은 사실은 미래의 전시에 강제징발을 대비한 ‘선지급’이라고 봐야 한다. 안보에 있어서 경제논리도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은 안다. 하지만, 그 경제논리 속에 전시를 대비한 미래보험 논리도 포함해야 되지 않을까? 강제징발을 대비한 선지급 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선진국도 무기가격이 매우 비싼데 이 또한 전시 때까지 생산라인을 유지시키기 위한 선지급 비용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불경기를 극복하는 방법 중에 대표적인 것이 건설부문이라지만, 군수부문도 상당히 기여한다고 본다. 비록 초과이윤을 폭리로 남기긴 하지만, 그게 어차피 경제순환의 고리 속에서 돌 것 아닌가 말이다. 따라서, 안보를 희생시켜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은 혐군논리이지 경제논리가 아니라고 본다. 덧붙여, 군수조달에 따른 커미션 같은 부정부패에 대하여는 아는 바가 없어 생략하니 양해바람.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