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2004년 10월쯤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에 쓴 글인데, 화폐개혁이라는 자멸의 불장난을 저지른 작금의 상황에 적합할까 생각되어 써본다. 처음 언급한 이후 중간 중간에 언급하기도 하였지만, 결론은 중국은 북한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북한을 먹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러시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북핵 취급에 있어서 한.미가 여전히 중국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중국을 높이 평가해주는 이유는 휴전 당사자 문제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론 중국이 북괴를 배후에서 돕고 있는 상전국이라는 판단 때문일 게다. 정말 ‘북핵 폐기’ 및 ‘북한 정권 붕괴 후 문제’에 대하여 중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을까? 물론 중국이 북한의 실정에 원조의 형태로 보탬을 주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거기에 상응한 댓가로 북한 내 각종 자원개발 등 이권을 챙겼으며, 북한에 그만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 정권 붕괴 후 중국이 북한을 접수할 것이라는 데는 필자가 동의하지 않는다. 사실 그동안 북한에 대한 원조는 북한의 생존을 중국에 코 꿰이게 하기 위함이며 동시에 북한정권 붕괴 후 중국이 접수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사전포석을 깔아둔 것이라고 한들 중국이 혼자 접수하는 데는 러시아와 이해관계가 맞물린다. 만의 하나 중국이 북한을 접수하여 북한의 동해안 해안선을 차지하면, 러시아로서는 중국에 의하여 동해 쪽의 극동함대가 무력화되는 엄청난 위협을 느끼게 되므로 향후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러시아로서는 중국이 동해안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한다. 그러므로 중국이 북한을 접수한들 러시아에게도 북한의 동해안을 떼 줘야 하는 문제에 반드시 직면하게 되는데서 온갖 시끄러운 일의 발단이 야기된다. 중국 측으로서는 러시아에 비하여 절대적으로 북한정권에 많이 원조한데 따른 비용회수 측면과 북한의 동해안을 공짜로 러시아에 떼준다는 데서 나오는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 때문에 내적 갈등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북한 동해안을 러시아에 떼 주면 러시아와의 국경선이 더욱 길어지면서 동시에 중국을 포위하는 형세가 더욱 완연해져서 중국은 지리적 측면에서 러시아에 겁을 먹기 시작할 것이다. 러시아는 안 그래도 중공의 국경을 빙빙 돌아다니는 게 싫은데, 무동항 확보측면에서 보면 공짜로 주는 북한의 동해안을 안 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북한 동해안을 공짜로 얻는다고 해도 육상보급로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빙빙 돌아다니는 불편은 더 커지고 중공과 국경을 둘러싼 마찰이 더욱 자주 생긴다. 안 그래도 러시아 극동지역의 중국인 거주가 많아지면서 러시아의 영토고권에도 문제가 있는 만큼, 중국인에게 호의적으로 대하기도 곤란해진다. 그러면 자연히 러시아는 중공과 적이 된다. (과거 중소 국경 분쟁보다 더 심해짐) 지난 여름 나로 호 발사 연기에서 보듯이 러시아도 깐죽대는 기질이 꽤 있다. 북한 정권 붕괴시 중국의 무혈입성을 그냥 두고 보기는 러시아의 전략상 곤란할 것이다. 게다가 일본의 경우, 러시아의 해안선 남하에 따른 안보위협에 대하여 더욱 촉각을 세울 것이다. 따라서 중국이 북한을 접수할 것이라는 예상은 다른 나라는 전부 바보라야 성립하는 억측에 불과하다고 본다. 일본핵무장론에 이어 한국핵무장론도 대두될 것이며, 자칫 소탐대실을 초래할지 모르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아마도 중국의 영토로 편입하기 보다는 친중정권 수립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