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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부의 간판:첨단에서 토목으로 .

경제정부의 간판:첨단에서 토목으로



음미해야 할 두 가지 변화

2008.1.17. 인수위가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에서 눈에 뜨이는 것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의 해체입니다. 과기부의 과학과 기술을 분리하여 과학은 옛 교육부로, 기술은 옛 산자부로 흡수시킨다 합니다. 과학은 인재과학부(교육부+과기부의 과학부분)로, 기술은 지식경제부(산자부+정보통신부+과기부의 기술부분)로 흡수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의 변화는 정보통신부를 산자부로 흡수시키는 것입니다.

위 두 가지 변화는 그냥 지나칠 변화가 아니라 음미해야 할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교육부는 발전하고자 하는 학교들의 발전의지에 걸림돌 역할을 해왔습니다. 교육의 원동력은 학교들이지 교육부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과학기술부는 다릅니다. 과학기술부는 과학기술을 이끄는 기관차 역할과 과학기술 타운의 스폰서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런 과학기술부가 해체됩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우선 과학과 기술은 하나이지 둘이 아닙니다. 과학과 기술이 합쳐야 하나의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존재로 붙어 있어야 할 몸체를 두 동강으로 자르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조치로 생각됩니다.
조직개편에는 과학기술 조직들에 대한 정책을 장관이 대변하느냐, 차관보나 국장급이 대변하느냐의 문제가 들어 있습니다. 장관이 대변하느냐, 차관보급이나 국장급이 대변하느냐, 이는 참으로 엄청난 차이인 것입니다.

한국과학기술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해온 것은 대통령의 리더십 때문이었습니다. 박대통령의 리더십은 과학기술 리더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는 국무회의를 하다가도 중간에 과기처 장관으로부터 전화가 오면 회의를 중단하고 전화를 받아 주었습니다. 그는 당시 KIST에 자주 들려 연구인들과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들어 주었습니다. 그의 리더십에 감동되어 열심히 일하다가 과로로 순직한 학자들이 여러 명 있었습니다.

고아로 변한 과학기술과 IT기술

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는 대통령이 묵을 수 있는 작은 영빈관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는 가끔 거기에 머물며 과학자들과 대회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서거한 이래 그 영빈관을 찾는 대통령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영빈관은 파티장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이렇게 대통령이 직접 나섰을 때에도 과학기술의 발전을 기획하고 운영상이 애로점을 모아 대통령에게 전하는 스폰서가 있었습니다. 바로 장관이었습니다. 그런데 과학기술 장관이 없어지고 그 일을 차관보나 국장급이 맡는다면 과학기술 정책과 운영상의 애로사항을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전달하기에도 매우 힘들 것입니다. 대통령과 과학기술이 시스템적으로 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국가의 일자리를 만드는 유일한 엔진이 과학기술입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뒤지고 중국에 추월당하고 있는 것은 바로 과학기술 때문입니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을 보면 신정부가 ‘일자리창출 엔진’을 시스템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참으로 어이없는 조치를 읽을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부를 산자부로 흡수시킨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1980년대는 레이건 시대였습니다. 당시 미국 경제는 일본에 추월당하고 독일에 추월당하고 있으며 곧 3류 경제로 추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레이건이 블루리본위원회를 만들었고, 이 위원회는 IT 산업의 육성을 건의하였습니다.

미국이 일본경제를 추월한 것은 바로 이 IT 산업 때문이었습니다. 정보통신부 역시 정보통신 분야의 연구소와 업체들의 스폰서 역할을 해왔습니다. 정보통신부가 관장해온 첨단산업을, ‘일반산업을 관장해오던 산자부’에 흡수시킨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로 여겨집니다.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두 개의 성장 엔진을 시스템적으로 매몰시키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며, 이는 신정부의 안목을 엿보게 하는 매우 중요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경제’를 로고로 내건 신정부, 로고와 간판이 매우 다릅니다. 신정부의 간판은 과학기술도 아니고, IT도 아닙니다. 신정부 간판은 토목공사인 대운하입니다. 대운하는 100여 년 전에 광활한 내륙을 가졌던 미국과 유럽에서 일시적으로 유행했던 토목공사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과학기술의 인프라를 건설할 때가 1960년대였습니다. 토목경제로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것은 50연전 박대통령 시대에서도 상상할 수 없었던 낡고 엉뚱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기초기술은 머리, 산업기술은 몸체, 머리와 몸체를 자른다니!

과학기술부가 폐지됨에 따라 대덕특구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이 즉각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특히 과기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30년간 운영되고 있는 KAIST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인재과학부로 소속될까요, 아니면 지식경제부에 소속될까요? 어느 부로 가든 과거에는 장관이 관심을 갖던 것을 이제부터는 차관보급이나 국장급이 관심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벌써부터 서남표 KAIST 총장이 최근 인수위를 방문한 모양입니다. KAIST가 인재과학부로 이동될 경우 자율성이 위축되고, 타 대학과의 형평성이 문제시될 것이기 때문에 지식경제부 소속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정부출연연구소들의 대부분은 지식경제부(산자부) 산하기관으로 포함될 것이라 합니다. 과학정책과 과학자들의 연구 활동을 일반산업을 관장하던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맡긴다는 것입니다.

원자력 분야의 경우는 원자력 ‘연구개발’기능을 수행하는 ‘원자력연구원’과 원자력 규제를 담당하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있습니다. 원자력연구원은 지식경제부로 흡수되고,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인재과학부로 편입될 것이라 합니다. 원자력에 과한 전문가들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것입니다. 기술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조치를 참으로 이해할 수 없어할 것입니다.

조각나는 연구소들

대부분의 정부출연연구소는 기초기술과 산업기술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기초기술은 산업기술로 전환될 때에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를 두 개의 장관에 쪼개 준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조치일 것입니다,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에 의하면 각 정부출연연구소의 기초기술 연구기관은 인재과학부로, 산업기술 연구기관은 지식경제부로 소속을 옮겨야 할 것입니다. 어디로부터 어디까지가 기초연구이고, 어디로부터 어디까지가 산업기술연구인지 경계를 짓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또한 이를 분리한다는 것은 머리와 몸체를 분리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사전에 충분한 연구 없이 이렇게 중요한 결단을 내린다면 이는 국가운명에 매우 불안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문제는 기업들이 유능한 경영인을 양성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기업주들이 단기이윤에 의해 간부들의 고과를 평가하기 때문에 한국기업의 경영진들 역시 문화적으로 장기적 비전을 상실한 채 단기이윤 부풀리기에 온갖 편법을 동원해온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과 정부조직개편안을 보면 지속적이고도 장기적인 경제발전 엔진인 과학기술과 IT첨단산업을 버리고, 단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토목공사에 경제정부의 운명을 걸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통령의 제1관심사는 토목공사이지 과학기술과 첨단기술이 아닐 것입니다.

2008.1.19.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