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생각’에는 혁신적이고 건설적인 부분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되기에는 치명적인 핸디캡(handicaps: 결점)들도 함께 하고 있다. 이는 안철수 교수의 자질, 습성, 지식, 경력 등에서 기인하는 것이므로 단시일 내에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가 만일 이번에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 치명적인 핸디캡들을 짚어본다. 1. 그의 커리어(career: 경력)는 전문가(Specialist)의 길만 걸었다. 그가 대학에서부터 지금까지 30여 년간 쌓아온 진로(career paths)는 서울대 의대 졸업, 단국대 의대 교수, 미국 Pennsylvania대학 공학석사, Wharton School(미국 Pennsylvania 대학) 간부급 대상 MBA for Executives(기술경영) 수료, 컴퓨터 바이러스백신 개발, 그리고 회사(안랩) 창업 및 운영 등, 지극히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다루는 분야이었다. 이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인관계기술(inter-personal skills)이 결여될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큰 조직(정치)에서의 리더십 발휘에 커다란 의문을 제기한다. ‘청춘콘서트’같은 이벤트는 아직 어리고 단순하고 순진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기 때문에,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일반 사회인들을 상대하는 것과는 전혀 상황이 다르다. 2. 그는 지는 것을 싫어한다. 평생 1등 되는 길만을 추구해왔으며, 경쟁해서 1등이 되지 못할 것 같은 분야에서는 그는 미련 없이 탈출하여 자기가 1등할 수 있는 다른 분야를 택했다. 이는 경쟁을 싫어하는 사람이 흔히 취하는 행태라 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상생(win-win)을 최적의 목표로 하는 협상 게임(Negotiating game)을 싫어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그는 타협(compromise)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상생(win-win)과는 거리가 멀다. 타협하지 않게 되면 ‘갑과 을(win-loose)’의 관계만이 남고,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밖에 다른 길이 없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게서는 팀워크(teamwork)를 찾기가 힘들다. 허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개인, 기업, 사회, 정당, 국가 간에 협상 게임(Negotiating game)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의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시각을 보면,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강점들(예: 자유민주주의, 인권, 사상/종교/언론자유, 문화/한류, 역사, 경제, FTA, 산업기술, 주한미군/한미동맹, EEZ, 제주해군기지, NLL, 북핵, 등) 가운데 많은 부분을 중국과 북한에 먼저 통 크게 양보하여 대립과 충돌을 피해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질서나 관례를 무시해버리고, 사실을 왜곡하거나 은폐하고, 절대로 양보나 타협을 모르는 이들 이웃 불량국가들과의 협상정에서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강점들(칼자루)을 미리 양보해 버리고나면 우리나라는 ‘을’의 입장에 서게 될 수밖에 없다. 그때 가서 후회해도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참담한 결과만이 남게 될 것이다. 3. 그는 역사와 외교안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그의 대중국 대북한 관계에 대한 생각을 보면, 종북/친북 좌파들의 시각과도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다. 아래의 몇몇 예에서 보듯, 평화는 유화 제스처나, 돈으로 사거나, 구걸해서 이루어진 적이 없다는 엄연한 역사의 교훈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로마제국 쇠퇴기에 로마제국 황제들과 귀족들이 호전적인 야만족들( 반달족, 동고트족, 서고트족, 훈족 등)에게 유화정책을 취했지만 돌아온 건 계속적인 침탈과 굴욕적인 조약이었고 결국 멸망하였다. 중국 송나라는 1억이라는 거대한 인구와 상당한 경제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돈으로 평화를 샀으나, 결국 100만 정도도 안 되는 부족 국들(요, 서하, 금, 몽골제국)과 차례로 굴욕적인 화평조약으로 연명하다가 패망하고 말았다. 제1차 세계대전 후에 맺었던 베르사유 조약을 어기고 패전국 독일이 라인란트와 자르란트를 점령하여 도발했으나, 연합국은 평화를 깨트린다는 명목으로 이를 묵인해 버렸고, 소극적인 외교수단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이를 간파한 나치독일은 둑 터진 봇물처럼 밀어닥쳤고 결국 제2차 세계대전으로 발전하였다. 대북관계 통계를 보면, 돈으로 평화를 사려고 했던 시기에 오히려 북한의 도발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북한의 연평균 도발 건수는 김영삼 정권(4.8회: 총24회), 김대중 정권(4.6회: 총23회), 노무현 정권(3.4회: 총17회)때 도발 건수가 많았고, 노태우 정권(2.4회: 총12회)과 전두환 정권(2.25회: 총18회)때 도발 빈도가 현저히 낮았다. 이처럼 북한 같은 불량국가에 대해선 ‘판문점 미류나무 인민군 도끼만행 사건(1976년)’때처럼 강력한 대응이 학습효과(learning effect)로 도발을 막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4. 그는 실패해 본 경험이 없다. 의사시절, 교수시절 그는 조그마한 실수들(mistakes)을 교훈삼아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실수(mistake)는 실패(failure)와는 차원이 전혀 다르다. 그래서 그런지 조그마한 성공에 도취되어 독선과 자만에 빠져있다. 그가 세운 회사 안랩은 많은 종류의 소프트웨어 가운데에서도 지극히 수직적인 특수 분야(컴퓨터 보안 솔루션 분야)만을 다루는 전문업체이며, 종업원 700여 명(그중 400여 명이 엔지니어)의 중소기업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시장을 석권(시장점유율65%)하고 있고, 외국에는 아직 진출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 정도의 소프트업체는 전 세계에 부지기수로 많이 있다. 이걸 크게 성공했다고 평가하기는 아직 곤란하다. 뿐만 아니라, 리처드 파슨(Richard Farson)교수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과 세계 굴지의 기업가들이 실패의 성공학을 역설한다. 그래서 실패를 경험한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미국 GE사는 새로운 사업의 경우 20%~30%의 실패를 전제로 한다. GE사의 잭 웰치 회장은 한 사업부 책임자가 그가 운영하던 사업이 실패를 거듭한 끝에 피해를 최소화하여 매각처분하였을 때 그를 승진시켜 준 유명한 사례가 있다. 실패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할 수가 없다. 5. 그는 너무 순수하고 모범생임을 자처한다. 그의 순수성은 거의 결벽증에 가깝다. 그래서 그는 자기 기준에 맞지 않는 상대는 인정하지도 대화하려 하지도 않는다. 재벌에 대한 문제, 이명박 정권과 집권 여당에 대해 심한 적개심을 갖고 있고, 그들을 지지하는 세력들조차 배척하고 있다. 겉으로는 그토록 소통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소통과는 거리가 멀다. 그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들도 모두 대통령으로서 포용해야 할 대한민국의 국민들이다. 지도자는 자신의 반대세력, 정적, 심지어는 적과도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북한의 주장대로 북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한미군의 철수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많은 국제적 조약이나 협약을 체결하고도 파기하기를 누워 떡먹기 하는 북한 공산집단이 그 약속을 확실히 지킬 거라는 보장은 무엇인가? 만일 안 지켰을 경우에 대한 대비책이 무엇인가? ‘순진무구하다’는 의미는 ‘모자란다(naive)’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6. 그의 리더십은 뒤에서 좇아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그의 행태는 여론의 추이를 보아가며 심사숙고한 뒤, 자기에게 유리한 상황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행동하는 것이었다. 모험과 도전정신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미루적거리는 것은 완벽을 추구하는 엔지니어출신들의 공통된 습성 탓이다. 모든 것이 정상적일 때에는 이런 리더십이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잘 돌아갈 때에는 훌륭한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위기에 봉착했을 때야말로 모험과 도전정신에 입각한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때로는 어리석기까지 하는 여론을 들어가며 의사결정 할 시간적 여유가 없으므로 지도자는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서 결단을 내리고 사람들을 이끌어가야 한다. 국가가 위기에 부딪혔을 때 그는 노심초사하다가 일을 그르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도자(leader)는 남을 가르쳐 이끄는 사람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앞장서서 남들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는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