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의 “덴노헤이가 반자이”
-일본 군국주의의 뿌리를 본다-
송 재 운(실버타임즈 편집인/대불총 공동회장)
일본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28일 도쿄 시내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61주년 기념식에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발효되기 시작한
1952년 4월 28일은 ‘일본 주권회복의 날’이라고 선포하고
“덴노헤이가 반자이(天皇陛下 萬歲)”를 삼창 했다.
그런데 갑작스런 아베의 이러한 언행(言行)은 무엇을 의미 하는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 가미가제(神風)의 출정식을 연상케 하는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과연 지금 일본은 군국주의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인가?.
관동군 731부대
「731 부대」는 중국 하얼빈에 있던 일본 관동군 생체실험 부대이다.
「아우슈비츠」가 독일 나치의 잔혹 무도한 살인 기록을 세계사에 새로이 남긴 대명사라면, 731부대 역시 이에 못지않은 일본 군국주의의 만행을 인류사에 기록하고 있다. 731부대는 3천여명의 병력을 보유하면서 1933년부터 45년 일제가 패망 할 때까지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탄저균, 페스트균 등 수많은 전염병균을 가지고 어떻게하면 더많은 사람들에게 전염시켜 죽일 수 있을까 하는 실험을 자행했다.
이 실험으로 하루 20명이상씩이 죽어 나갔으며, 여기에는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 등도 많았다고 한다.
여성에게 매독균을 넣어 체내에서 진행되는 과정을 관찰하고 죽였으며, 산사람을 가지고 동상실험, 독가스 실험 등 온갖 악행을 다 저질렀다. 이렇게 희생된 사람이 한국인 중국인 러시아인 등 3천명이 넘는다.
아베총리의 계산된 행동
그런데 지난 5월에는 아베신조(安倍晉三 1945생) 일본 총리가 동일본 지진 피해지역 항공자위대를 방문하면서 ‘731’이라고 쓰인 훈련기 조종석에 앉아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은 바로 한국 미국 중국 등의 정부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731’은 아우슈비츠와 똑 같이 그 악명 높은 일본의 731부대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같은 기간 또 도쿄돔 행사에서는 등번호 ‘96’의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나와 논란을 일으켰다. 평화헌법을 고치기 위해 개헌 절차를 담은 헌법 96조를 손보자는 평소의 주장을 이 등번호로 대변 하는 듯 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그는 의도적으로 그랬을 것이다.
아베의 731기 선택 역시 우연이 아니라 다분히 계산된 행동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는 지금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과거 일본의 군국주의에 대한 향수에 깊이 젖어있다는 얘기다. 아베는 총리가 되자 마자 이른바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했다. 무라야마(村山) 담화는 1995년 8월 15일 일본 종전 50주년 기념일에 총리인 무라야마가 일본이 태평양 전쟁 당시의 식민 지배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한 성명이다. 이 성명에서는 일본이 아시아 제국 여러분께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고 침략을 시인했다.
이것을 부정한다는 것은 과거에 일본은 어느 나라도 침략하지 않았고 식민지로 삼은 적도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은 아베만이 아니다. 극우파의 공통된 역사 뒤집기(역사 수정주의)다.
극우의 대부 이시하라 신타로
우리는 일본 극우파를 군국주의자들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날 이 극우 군국주의자들의 원조 중 한사람은 작가이면서 토쿄 도지사를 오래도록 지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1932생)이다. 일본 유신회 공동 대표인 그는 2차대전 당시 일본의 침략행위에 대해 “침략이 아니다. 침략이라고 규정한 것은 자학(自虐-스스로 자기를 학대함)일 뿐이다. 역사에 관해 무지한 것이다.” 이렇게 말한다. 이를 따라서 아베 총리도 “침략의 정의는 확실한 게 없다”며 태평양 전쟁 당시의 모든 침략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시하라는 “조선을 침략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총의에 따라 합병한 것”이라 하고(2003), 일본군의 중국 남경 대학살 사건은 “중국인들이 지어낸 거짓 말(1991)”이라고 한다. 그리고 강제로 징집된 일본군 종군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닌 매춘부”라는 것이다.
이사하라로 대표되는 이들 극우파들의 심리가 어디에 있는지 이만 하면 알듯도 싶다. 그런데 우리의 건국 대통령 이승만에 의하면 그들 국민심리의 저 뿌리에는 ‘덴노(天皇)’가 있다는 것이다.
이승만 “군국주의의 뿌리는 덴노”
이승만은 1941년 여름 미국에서
<일본을 벗기다. 원제 Japan Inside Out. 박성현 역>라는 영문 단행본 책을 써냈다.
이승만은 이 책에서 미국은 일본의 도발에 의해 세계대전에 꼭 참여 하게 될 것이라고 일본의 미국 침략을 예언 했다.
그리고 그의 예언은 6개월 후에 일본의 진주만 공습(1941. 12)으로 적중 했다.
이 책은 미국에서 최고의 베스트 셀러가 되었으며, 이승만이 일본의 적나나한 실체와 조선의 독립문제를 국제사회에 크게 제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승만은 이 책에서 “일본의 지배자에 대한 ‘황제(Emperor)’라는 칭호는 잘못된 것이다. 일본인들은 ‘황제’라 하지않고 ‘덴노(天皇)’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덴노’는 ‘하늘의 황제(Heavenly King)’란 뜻이다. 하늘과 땅을 대표하는 존재이다. 일본인들은 태양신 아마데라수 오미가미의 직계 자손이 바로 천황이라고 믿는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은 고사기(古事記)에 있는 “모든 국가는 일본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할 줄 알아야한다. 왜냐하면 일본열도가 생김으로써 세계가 생겨 났기 때문이다”라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일본인들은 개인 각자는 볼 것이 없지만, 일본인 전체가 되면 전능한 존재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은 7천만(당시 인구수)의 ‘작은 신(神)들’로 이루어진 ‘전쟁기계’라고 보았다.
이승만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오직 천황만이 우주를 다스릴 수 있는 유일한 합법적 존재이다. 또 일본인들은 이 천황이 군사력을 사용해서 세계를 구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철저히 가지고 있다. 오늘날 이시하라 신타로로 대표되는 극우파들의 생각도 이와 똑 같기에 그들은 과거 침략전쟁을 마음 속으로 미화하고, 고사기의 기록대로 앞으로도 일본 군대가 세계를 제패하여, 구원해야한다는 황국사관에 사로 잡혀 있는 것이다. 그들의 심장 속에 있는 것은 이처럼 오로지 ‘덴노’의 왕국 뿐이다. 따라서 ‘덴노’가 존재하는 한 일본인들은 언제라도 군국주의로 돌아가 전쟁의 ‘작은 신(神)들’로 뭉칠 수 있다.
이승만이 인용한 1919년 5월 9일자 일본 신문 니로구신포(二六新報)의 다음과 같은 기사는 이런 견해를 더욱 입증한다. 이 기사는 당시 일본인들의 보편적 의식을 대변한 것이다.
“세계평화를 유지하고 인류복지를 진흥하는 것이 일본 황실의 사명이다.
하늘이 일본 황실에 이 사명을 실현 시킬 수 있는 자격을 주었다“
아베 총리의 “덴노 헤이가 반자이”도 바로 이런 의식의 선상에 있다. 군국주의의 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