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평화헌법 개정과 학꼬이찌우八紘一宇
- 광복절에 또 다시 일본을 본다 -
송재운 (실버타임즈 편집인)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가 이끄는 일본의 자민당이 지난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었다.
따라서 지금까지 벌여 온 아베 총리의 개헌운동에도 앞으로 크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최대 목표는 평화헌법 제 9조를 바꾸어서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드는데 있다.
현행 일본 헌법은
맥아더의 미 군정하에서 만들어져 1946년 11월 3일 공포된 것으로,
제9조는 1항에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하게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인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혁(威嚇) 또는 무력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원히 포기한다”라는 규정을 두고,
같은 2항에서는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육 해 공군외의 전력은 보유하지 않는다.
나라의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라고 명시 하고 있다.
1항에서는 전쟁과 무력의 포기를,
2항에서는 교전권을 갖지 않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무력 전쟁을 포기하는
이 9조로 말미암아 전후 일본 헌법은 이른바 <평화헌법>이라 불려왔던 것이다.
그런데 아베 총리는
이 9조를 없애거나 적당히 바꾸어서 일본을 다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세계에 우뚝 등장 시키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극우 군국세력들은 천황을 실권 없는 국민통합의 상징으로만 규정하고,
무력에 의거하지 않는 평화를 표방하는 이 평화헌법에 적개심을 가지고 일찍부터 헌법의 개정을 주장해 왔다.
엊그제 아소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독일 나치 정권이 바이마르 헌법을 무력화한 수법을 배워 개헌을 추진하자고 한 것은
이들 극우세력들의 ‘혼네(本音-속내)’를 드러낸 사건이다.
그동안 일본의 많은 지식인들과 민간단체들은 이런 극우들의 헌법개정 주장에 반대하여 싸워왔다. 그
러나 오늘날에는 많은 국민들이 개정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일본인들의 가슴 속에는 지금도 여전히 “덴노(天皇)”가 살아 있고,
그리고 그들의 마음 속에는 일본서기(日本書紀)에 나오는
초대 진무(神武) 천황의 말 “팔굉일우(八紘一宇-학꼬이찌우)”가 아직도 국가 이념처럼 남아있다.
“팔굉일우”는
“천지사방을 (천황의) 한 지붕으로 덮는다” 뜻으로
원래는 “엄인굉이위우(掩人紘而爲宇-천하를 덮어 내집으로 하는 것이 좋은 일 아니겠는가!)”라는 구절인데,
일본 일련종의 국주회(國柱會)를 창립한(1914) 다나카 지카구(田中智學 1861-1939)가
이런 용어로 만들었다.
다나카 지카구는 일련종 사람으로
1911년 ‘일본국체학’을 주창하여 천황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주의를 부르짖었다.
그리고 그는 불교와 국가는 하나라고 하면서 일본 제일주의를 내세웠고,
특히 <불교부부론> <승려육식대처론>을 저술하여 이의 국가공인을 주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과거 일본인들은 “팔굉일우(八紘一宇)”를 실현하기 위하여
<대동아공영권>을 내세우면서 조선, 만주, 대만, 중국을 침략했던 것이다.
이것이 ‘대동아 전쟁’으로 “팔굉일우”라는 그들나름의 세계사적 사명을 수행하기 위하여 저지른 만행이다.
1940년에 고노에 후미마로(近偉文磨 1891-1945 왕실최고가문 출신) 일본 총리가
“황국(일본제국)의 국시는 팔굉일우로서
천황을 위해 전세계(八紘)를 하나의 집(一宇)으로 만드는데 있다”고 한 시정 방침 연설에서
그들이 대동아 전쟁과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의도가 무엇인지를 잘 파악 할 수가 있다.
일본인들이 자신들의 나라를 덴노의 신국(神國)이라 믿고 이처럼 ‘팔굉일우’를 국가 이념이라고 생각하는 한,
그들은 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그들의 덴노 치하에 두고져 하는 야심을 영원히 버리지 못할 것이다.
아베 총리 개헌의 속셈도 이러한 “팔굉일우”의 황국사관에 철저히 의존해 있다.
8월은 우리 한국인에게 광복의 달이다.
일본 제국주의 “팔굉일우”의 사슬에서 풀려난 달이다.
그러나 우리는 남북으로 갈라져 대립하고 있고, 공산 북한은 핵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은 다시 ‘팔굉일우’의 야망을 펼치려한다.
쌈움질만 하는 정신 나간 정치인들아 !
아베의 야심과 일본 군국세력들의 성장을 그대들은 생각이나 해 보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