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는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평양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수 차례 언급했던 정부의 "깜짝발표"에 국민은 어리둥절하다.
우리는 남북정상이 만나 한반도 문제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지 않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여러 가지 점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정부는 최근까지도 先북핵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북핵문제 해결의 진전이 없는 한 "정상회담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해왔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물밑에서 꾸준히 정상회담을 준비해온 사실이 밝혀졌으며, 투명한 대북정책을 펴겠다던 국민과의 약속도 져버렸다. 이는 국민을 기만, 우롱하는 것이나 다르지 않다.
둘째로 졸속적으로 정상회담이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만남 그 자체로 의의를 지녔던 지난 1차 정상회담과 달리 2차 정상회담은 구체적인 현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하지만 회담의 분명한 의제도 설정되지 않은 채 "도장"부터 찍어놓고 허둥대는 현상태는 "무조건 만나고 보자"는 식이다.
셋째, 형식과 시점에 있어서도 문제를 안고 있다. 답방의 형태로 김정일이 남한을 방문해야 함에도 노무현 정권이 또다시 평양을 방문한다는 것은 현 정부의 구애적 대북정책의 단면을 드러내는 것이다. 또한 대선을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개최하는 것도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임기가 다해가는 대통령이 가서 무엇을 논의하고 무슨 약속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인가.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이 합작한 "대선용 정치 이벤트"라는 국민적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우리는 정부에 다음과 같이 당부한다.
첫째, 기왕 합의된 일정이라면 남은 20여일 동안 정치권, 사회 각 계층 및 국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회담에 임해야 한다. 둘째, 남북정상의 합의에 반드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야 한다. 1) 북한의 전면적인 핵폐기, 2) 이산가족 문제의 획기적 진전과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의 실질적 해결, 3)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의 노력이 확인되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노력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남북정상회담은 부메랑이 되어 국민의 강한 불만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정부는 기억해야 한다.
2007년 8월 8일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