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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육정수]대한민국 헌법 제 1조 1항

정치인이나 정치지망생들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1948년 7월 17일 제정된 후 60년간 9차례 개정됐다. 그 와중에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선언한 제 1조 1항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한반도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 의해 적화통일 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불변일 것이다. 그런데 이 조항의 의미를 국가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정치인이나 정치지망생들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다.

민주공화국은 곧 ‘민주주의+공화주의’ 국가다. 헌법 제 1조 1항은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를 지향하는가를 천명한 헌법의 대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면서 공화주의가 구체적으로 뭐냐고 물으면 대개 갸우뚱한다. 헌법 교과서에서도 그 해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공화국을 나타내는 영어의 republic은 원래 ‘공적(公的)인’이라는 뜻의 public에서 나왔다. 즉 공화주의는 공공(公共)의 이익, 공공선(善), 공공성(性)의 가치가 핵심이다.(임혁백 교수.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사회비평" 2007년 겨울호 ‘공공성의 붕괴인가, 공공성의 미발달인가’)


헌법 규정 곳곳에 녹아 있는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는 전위대가 바로 공직자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권력이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국민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공적 도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든 일반 공무원이든 그들은 당선 또는 임용되는 순간부터 공적 존재가 된다.


프랑스의 절대군주 루이 14세의 이야기를 통해 공적 존재의 의미를 풍자적으로 설명하는 학자도 있다. 그의 어머니는 공개된 상태에서 그를 출산했고, 그 후 그의 모든 생활은 수행원들이 보는 앞에서 이뤄졌다. 국사(國事)뿐만 아니라 식사, 취침, 기상, 착의(着衣), 대소변도 그랬다. 목욕과 정사(情事)도 거의 공개적이었다. 공개리에 사망했고, 시체는 공개적으로 잘게 토막 내 ‘존귀한 인사들’에게 배분됐다.


국가원수의 생활에도 공사(公私) 구분이 있는 현대국가에서 공적 존재의 의미를 이처럼 무한정 확대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공적 사안에 관한한 사(私)가 개입돼선 안 된다는 것이 헌법 제 1조 1항의 공화주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여야 정당들의 공천심사를 둘러싼 아귀다툼을 보아 왔듯이 그들이 공적 존재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의문이다. 원로 변호사들을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앉혀놓고 매일 공천관련 뉴스를 쏟아냈지만 과연 공천(公薦)인지 사천(私薦)인지 국민은 헷갈린다.


굵직굵직한 다선(多選)과 고령 의원들을 대거 탈락시키며 ‘개혁 공천’ 시늉도 경쟁적으로 했다. 그렇지만 정말로 ‘개혁’인지, ‘학살’이나 ‘계파 나눠먹기’인지는 불분명하다. 국민 눈에는 사냥개들이 먹이로 붙잡은 동물을 서로 많이 뜯어먹으려고 아우성치면서 남의 입에 들어가는 살점까지도 빼앗아 먹는 동물의 세계로 보일 뿐이다. 공천의 이면에 국민을 속이는 어떤 음모나 술수가 숨어 있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심사를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실력자나 탈락자나 자기 변명식의 사적(私的) 발언만을 뻔뻔스럽게 내뱉는다. 그들은 딴 세상 사람들이다. 그러니 공천극(劇)을 묵묵히 지켜본 국민은 감동이 없고 그저 어지러울 뿐이다.


육 정 수 논설위원 sooya@donga.com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