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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인터뷰

[조선사설] 廉 추기경, 낮고 어두운 곳 밝히는 종교 참모습 보여주길

염수정(71)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 12일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한국 사제(司祭)로서는 세 번째 추기경에 임명됐다. 한국 천주교는 2006년 임명된 정진석 추기경과 염 추기경 등 두 추기경을 갖게 됐다. 염 추기경은 13일 추기경 서임(敍任) 축하식에서 "뿔뿔이 흩어진 양들을 모으고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교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추기경은 교황의 고문(顧問)이자 최측근 협력자로서 세계 천주교회를 이끌며 교황 선거권과 피(被)선거권을 갖는다. 한국 천주교는 500만명이 넘는 신자를 갖고 있고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재정 분담금을 내면서도 지난 2년 동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엔 참여하지 못했다. 정 추기경이 교황 선출권을 가진 추기경의 연령 상한인 80세를 넘었기 때문이다. 염 추기경 서임으로 한국 천주교는 세계 속의 위상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염 추기경은 3형제가 신부인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지금도 후배 신부들과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화력이 있다. 염 추기경은 교회에서 사목을 담당하며 자살·낙태·배아복제 반대 활동을 하는 서울대교구생명위원회를 이끌었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이어 만든 봉사 단체인 '바보의 나눔', 장학 재단 '옹기 장학회'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염 추기경의 이런 추진력과 친화력이 온 나라에 퍼져 사랑과 봉사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 사회는 정치적으로 민주화가 진전되고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워졌지만,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정치·이념 갈등에 세대 갈등, 계층 갈등까지 겹쳐 혼돈스러운 상황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미움과 질투의 언어가 넘쳐나고 있다. 천주교 신자든 아니든 많은 사람이 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가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 박해받는 사람들 곁에서 어미 닭처럼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아픔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김 추기경은 정의(正義)를 말하면서도 혼자 정의를 독점한 것처럼 나서지 않았고, 불의(不義)를 나무라면서도 자신만이 양심의 사도(使徒)인 양 비치는 것을 경계하며 살았다.

한국 천주교는 200여년 전 이 땅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박해와 시련 속에서 기적 같은 성장을 거듭했다. 초기 천주교 순교자(殉敎者) 1만여명 가운데 대다수는 양반이나 지식층이 아니라 사회 밑바닥에서 고통을 받으며 살다가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름 없는 사람이었다. 염 추기경의 조상도 박해를 피해 충청도 산골에서 옹기를 구우며 신앙을 지키다 순교했다고 한다. 염 추기경이 우리 천주교 혈맥(血脈)에 내재한 이런 유전자를 믿음의 자산으로 삼아 우리 사회의 낮은 곳, 어두운 곳에서 지친 영혼들을 어루만지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온기를 불어넣어 화해와 공존을 이루는 일에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