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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인터뷰

[중앙사설] 삼성 사건이 보여준 한국의 갈등 구조

설 연휴는 전국이 전국으로 모이는 특별한 사회 의식(儀式)이다. 남녀노소, 빈부, 보수·진보, 고·저 학력 가릴 것 없이 모든 가족이 모인다. 이런 회동에서 한국 사회가 한번쯤 생각해볼 화제가 있다. 비판을 받고 유산된 삼성의 대학총장 추천제다. 삼성은 ‘뜻하지 않았던 논란’이었으며 ‘사회적인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삼성의 실책으로 치부하면 그만일까.

 삼성과 세계 1위를 다투는 미국 애플이 같은 제도를 내놓았다 치자. 하버드대부터 지방 주립대까지 추천 인원을 삼성처럼 나누었다 치자. 미국에서도 반대가 이처럼 거셌을까. 아니다. 미국선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두 나라는 다르다. 미국엔 지방 소외나 지역 감정이 한국처럼 심각하지는 않다. 그러니 단순비교는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공통점도 크다. 두 나라 모두 대학 서열이 있고 두 기업 모두 자율성이 보장된 사기업이다. 그렇다면 한국적 특수성을 감안해도 삼성에 쏟아진 비난은 합리적 정도를 넘은 게 아닐까.

  이번 사건은 기업의 자율성에 대한 중요한 시험이다.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유·무형의 비중으로 보면 물론 삼성은 ‘완전히 자유로운 사기업’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사회의 보편적 가치나 질서에 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라면 삼성에도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민주당과 정의당, 진보단체, 호남에서는 이 ‘보편적 질서’를 문제 삼았다. 일개 기업이 공개적으로 대학을 서열화하고, 영남에 비해 호남을 차별했다는 것이다. 서열이라는 사실은 맞다.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순위로 삼성은 서열을 정했다. 그리고 호남에 비해 영남권의 추천 인원이 많은 것도 맞다. 하지만 이미 언론사 등 많은 기관에서 대학 서열을 매기고 있다. 고교생은 더 열심히 공부해 서열이 앞선 대학에 들어가려고 하고, 서열을 근거로 인생을 설계하며, 서열을 극복하려 노력도 한다.

  총장 추천제는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연간 20만 명이 몰리는 ‘삼성 입사고시’ 과열을 막고, 총장 등 교수진의 권위를 살려 면학 분위기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학교마다 제도를 잘 활용하면 ‘사회적 약자’에게 힘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사태에서 승자는 없다. 우리 모두 패자다. 무엇보다 뼈아픈 대목은 우리 사회에 잠복해 있는 온갖 프레임들이 한꺼번에 난무한 점이다. 저마다의 입장에서 지역 감정 프레임, 남녀 평등 프레임, 대학 서열화 프레임을 갖다 댔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따로 없다. 침대보다 짧으면 사지를 잡아 늘이고, 길면 잘라 죽이는 독단적 사고방식이 판쳤다. 이런 곳에서 변화와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한국 사회에는 이번 삼성 사건 같은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면 기업이나 단체의 실험을 사회가 포용하는 것도 발전 아닐까. 한국 사회는 표면장력으로 팽팽한 갈등의 비눗방울 같다. 솔잎으로도 빵 터진다. 솔잎도 문제지만 비눗방울도 문제다.     

    http://joongang.joins.com/article/238/13772238.html?ctg=20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