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win의 공동승리로 끝난 한나라당의 대통령후보 경선
한 승 조 / 前 고려대 명예교수
지난 8월 20일 오랫동안 기다리던 한나라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이 실시되었다. 조간신문의 前面에는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가 환하게 웃으면서 투표하는 사진이 큰 자리를 차지하였으며 그 사진의 위 또는 아래에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한다는 장담들이 붙어 있었다. 이 두 사람의 자신감과 뱃심 하나는 대단하군! 도두 금메달감이다. 競選(경선)은 勝敗(승패)로 갈리기 마련인데 어째서 두 사람이 모두 이긴다고 이렇게 환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가? 그러다 결과가 나오게 되면 그 중 하나는 좋아서 울 것이고, 또 한 명은 분하고 속상해서 눈물지을 터인데 그 표정들이 이렇게 밝고 즐거워 보일 수가 있는가? 8월 19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의 투표가 있었고 또 국민참여의 투표도 모두 끝났지만 여론조사가 표수로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라 경선투표의 결과는 20일 16시 반이나 되어야 발표되었다. 이명박 후보로 끝난 후보경선 어찌되었던 일년이상 끌었던 경선은 이명박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박근혜 후보도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이겼으면서도 여론의 반영에서 근소한 차이로 뒤졌으니 박 후보 역시 완전 패배한 것이 아니며 굳이 말한다면 석연치 못한 패배로 남은 셈이다. 그동안 이명박과 박근혜 두 경선후보는 일년이상 유세대결로 맞서 왔으며 또 여론조사로 대결해 왔지만 이명박 후보가 계속해서 10% 안팎의 優勢(우세)를 유지해 왔으므로 한 쪽은 그 때마다 기분 좋았겠고 다른 한 쪽은 답답했을 것이다. 그러니 대단한 異變이 일어나지 않는 한 李후보의 승리는 미리 예견되어왔던 일이었다. 막판에 박근혜 경선후보가 이명박의 검증문제로 사납게 몰아붙이며 이 후보가 자진해서 후보를 사퇴하고 물러서지 않는 경우에 야당에 의한 정권교체는 물건너 가는 것이라는 경고성 악담으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는데 개중에는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소식이 박근혜 쪽에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고들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후보는 그러한 모욕적인 발언에도 흥분하거나 노여움의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았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경선과정을 지켜보는 사람들 중에는 경선이 이렇게 네가티브식으로 과열되다가는 한나라당도 둘로 쪼개지는 것이 아닐까하고 염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경선의 과열은 쌍방의 권력에 대한 탐욕에서 비롯되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여기에 嗔心(진심)과 癡心(치심)이 병합하게 되면 당내경선도 破局(파국)과 敗亡(패망)을 면할 도리가 없다 이 후보가 이렇게 모진 매를 계속 맞으면서도 끄떡하지 않는 모습은 자기가 끝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을런지도 모르나 李 후보의 백절불굴의 믿음직한 모습은 범상치 않은 인물의 표식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 가운데 한나라당의 경선의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의 대통령후보로 발표되는 劇的(극적) 클라이맥스는 매우 볼 만한 광경이었다. 李明博 후보는 넘치는 환희를 억지하지 못하여 축하의 꽃다발을 번쩍들고 청중을 향하여 두 손을 번쩍 들어대니 장내는 환호와 박수갈채의 도가니가 되어 버렸다. 그러자 옆자리에 앉아 있었던 경선라이벌 박근혜도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서 앞으로 걸어나와서 마이크를 잡고는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자신은 이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선언을 분명하게 한 것이다. 이런 경선 경쟁자의 행동은 대통령후보에 오른 이명박에게 금상첨화의 영광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던 환호성은 그녀의 경선승복의 발언으로 바로 뭉클한 감동의 물결로 격상되었다. 여기서도 박근혜 후보의 세련된 정치적인 감각과 기회포착의 비상한 능력의 소지자임을 보여준 것이다. 그동안 과열했던 경쟁과 적대의 긴장 분위기는 어느새 감동적인 당내화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단결에 따르는 큰 감동의 會合場(회합장)으로 돌변해 버린 것이다. 場內의 청중들은 박근혜 측이 그동안 여론조사나 투표 때마다 10% 가까이 뒤지고 판세를 한번도 뒤집지 못했던 박근혜 측이 이러한 판세를 뒤집기 위해서 얼마나 집요하고 사나운 공격을 퍼부었는지 잘 기억하고 있다. 더구나 지지 대의원 수의 逆轉(역전)에도 불구하고 그런 결과에 아무런 미련도 없이 승복선언을 한 것을 보고는 모두가 아름다운 패배로 받아드린 감동의 순간이었다. 경선에서 겉으로 지고도 실속으로 승리한 박근혜 이번 경선에서 패배했다고는 하지만 박근혜 측이 얻었던 소득과 이익이 막대한 것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첫째, 한국의 정치지도자로서 박근혜씨의 位相(위상)과 사회적인 認定(인정)은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졌다. 아마도 그녀는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는 가장 유력한 대통령후보의 자리를 이미 先占(선점)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처럼 정치적 위상이나 역량도 초대형급으로 상승, 확대 강화되었다는 점에서 그녀는 이번 경선에서 사실상 승리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번 경선에서 박근혜는 대통령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녀의 정치적인 무개는 거의 대통령과 동급으로 높아졌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더 크고 무거운 존재가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이유는 박씨가 경선과정에서 이명박 후보를 몰아붙일 때 거의 상대를 제압할 정도의 기백과 위세를 보여주었으며 또 보통 사람이면 한번 떼를 써봄직도 한 상황에서도 깨끗이 포기하고 물러서는 威嚴(위엄)도 과시하였으니 엄청난 정치적인 資産(자산)을 얻은 것이다. 둘째, 이렇게 높은 정치적인 위상과 무게를 지니게 될 때 그런 정치인 주변에는 한국에서 최고급의 정치적인 頭腦(두뇌)들, 각 분야의 막강한 실력자와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정보와 돈줄이 그에게 몰리게 된다. 만일 정치권력자가 그를 억압하려고 들거나 위협하려고 들 때 국민들의 信望과 支持는 그에게 더 몰리게 되는 한편에 정치권력자는 그들의 영향력을 더 빨리 잃게 되며 그 몰락을 앞당기게 된다. 셋째, 박근혜의 정치경력은 매우 짧은 편이다. 국회의원으로서 그는 이제 겨우 3선의원이라 여당이나 야당에는 5선, 6선 의원들도 많이 있으며 또 많은 국회의원들이 갖는 사회적 경력이나 행정경험도 거의 보잘 것이 없다. 그래서 정계에 입문하여 얼마 안되어 갑자기 한나라당 대표로 옹립되었을 때만 해도 그는 아는 것도 없고 일을 처리하는 방법도 몰라서 늘 어리버리하며 주변사람들에게 낱낱이 물어보며 서투른 솜씨로 일을 처리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녀는 이번 대통령 경선에 나서게 되었으나 박정희 대통령의 長女로서 대통령 官邸(관저)생활은 어려서부터 해온 터이나 제대로 된 대통령학을 공부한 적도 없었고 그런 일에 관심을 가질 일 조차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 자신의 경쟁자가 대통령이 되는 경우 그 자신도 경쟁심을 가지고 대통령학을 공부하고 직간접으로 경험하며 또 여러 가지 정치 및 통치경험을 통해서 많은 것을 터득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래서 2008년에 대통령으로 취임하기보다도 2013년에 대통령으로 집무하게 될 때 대통령직이 전혀 낯설지 않은 상태에서 職務(직무)로 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녀는 2007년 12월의 대통령선거에 앞서서 한나라당의 선대위원장직을 맡게 될 것 같으며 또 그 후에도 당 총재 내지 국무총리 등 대통령 다음으로 유력한 인물로서 행세하며 경험을 쌓을 기회를 갖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어려운 처신 이명박씨가 뛰어난 能力과 智謀를 가진 분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의 대통령으로서의 업무수행이 결코 쉽지가 않다. 우선 그는 대통령선거의 關門(관문)을 통과하는데 또 지겹고 겁나는 신분적 개인적인 검정과정을 겪어야 한다. 정부 여당은 이명박 후보를 한 방으로 날릴 수 있는 밑천이나 武器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데, 과연 그가 크게 타격을 입지 않고 대통령선거를 이겨낼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현 단계에서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둘째는 李明博은 김정일 김대중 노무현의 親北左派연합의 전략전술과 맞서서 싸우면서 그들의 攻勢(공세)를 제압하고 이겨내야만 한다. 이명박은 자신이 中道主義노선으로 나라를 이끌겠다고 발언하였다. 이것은 좌파와 우파의 세력에 대항하여 양면에서 싸우겠다는 말이나 양면의 적을 상대로 싸우겠다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 이명박은 두 가지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첫째는 보수우파와 손을 잡고 친북좌파를 쳐부순 다음에 보수우파를 제압하는 방법이다. 이런 경우에 이명박 지지세력 중의 좌파들이 협조하기를 거부할 것이며 도리어 저항하고 나설 수가 있다. 특히 김정일 추종자들이 이명박을 살려두려고 하지 않을 것 같다. 반대로 친북좌파와 손을 잡고 보수우파들을 제압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경우에 미국이나 일본 그리고 서방세계가 이명박을 환영하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이명박도 노무현과 똑같이 처량하고 초라한 신세로 전락될 수가 있다. 필자가 추천하는 가장 믿음직스러운 中道主義 노선 나는 여기서 가장 정확하고 또 알아듣기 쉬운 중도주의 노선을 제시해 보겠다. 중도주의하면 그것이 眞理란 말의 대명사도 되지만 사기와 허위의 위장수단으로 이용되기가 쉽다. 혁신좌익의 세력이 자신들의 진심을 감추려고 할 때 자주 쓰이는 用語(용어)라는 뜻이다. 필자가 볼 때 진짜 중도주의자라면 그런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볼 때 필자는 진짜 中道인지 아닌지 쉽게 간파할 수 있다. 나는 여기서 한국인의 識者 중 두 사람의 논설을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며 이명박씨도 그런 사상과 주장을 따라주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맺음하고자 한다. 류근일씨의 “왜 정권교체인가에 답해야 한다” 는 글에서 역대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은 항상 국민을 향하여 절대절명의 대선 담론이 있어왔다. 50년대 자유당 시절에는 ‘못살겠다. 갈아보자’, 60년대는 조국근대화, 70년대는 민주회복, 80년대는 군정종식이 정부권력에 대한 정면승부를 하는 구호였다. 그러면 현재는 어떠한가. 지난 1년동안의 김정일 김대중 노무현의 합작노선을 혁파하는 과제가 오늘의 새 담론이라는 것이다. 지난 10년간은 대한민국의 건국정신을 거스르는 逆流(역류)의 10년이었다. 그동안 친북좌파세력이 주장해온 평화협정의 체결, 주한미군의 철수, 남북연방제 합의 그리고 북핵을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북미관계가 개선됨으로써 한반도에 있어서의 북측 헤게모니와 남한의 쇠퇴 및 종속화 추세에 그만 종지부를 찍으며 이제부터 대역전극이 벌어져야만 한다. 이것이 정권교체의 의미이며 목적인데 이런 일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기대할 수가 있는지 우리는 지켜보아야 할 참이다.
송복교수는 이명박 새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좌경화 北韓化의 추세로부터 살려내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런 말들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을 마음에 두고 생각해 낸 일이 아니었다. 그러니 그가 이런 일을 꼭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한 말이 아니었지만 새겨들어서 이로울 것 같아서 여기에 부연하겠다. 송복교수가 평소에 또 경선하는 동안에 이명박 후보를 적극 지지하였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이명박 후보에게 친북좌파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일꾼이기를 바라서 한 말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는 한국역사의 흐름을 바로잡으며 친북좌파의 계속적인 집권을 저지하기 위하여 한국의 보수 및 중도세력이 해야 할 일 몇 가지를 제시하였다. ① 대한민국의 正體性(정체성)을 확립해야한다. 그러자면 이명박 정부도 反(반)햇볕정책을 분명히 해야 한다. 상호주의를 버리고 일방주의의 길을 열어준 것이 김대중의 햇볕정책이었다. 햇볕정책으로 퍼주기 한 돈으로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할 수가 있었다. 한국국민의 65%가 햇볕정책을 반대하는데 왜 한나라당은 한반도 평화정책 제안이란 이름으로 햇볕정책보다도 더 심한 뙤약볕정책으로 바꾸려고 했는가. 정형근의 평화비전인지 하는 정책변화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발상인데 한나라당이 이렇게 흔들려서야 안된다. ② 경제정책은 성장정책을 선택해야지 복지정책을 써서는 안된다. 세계의 다른 나라의 實例를 보더라도 成長정책을 쓰면 福祉문제는 부수적으로 해결되었지만 成長정책을 外面하여 북지정책을 선택한 나라는 성장도 복지도 모두 잃게 된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이런 사실은 또 세계인의 價値觀(가치관) 조사에서도 잘 나타났다. 나라의 최우선과제가 무엇이냐는 설문에 대하여 高度成長(고도성장)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한국보다도 훨씬 잘 사는 나라에서도 60%를 넘어서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성장정책이 빈곤과 兩極化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하여 복지에 역점을 두어서 복지예산을 매년 20%씩 증가시켜왔다. 그 결과 다른 나라가 보통 6%씩 성장하는데 한국만 4%선에 머물러 있다. 이러다가는 앞으로 한국도 빈곤화를 모면하지 못한다. ③ 작은 정부가 세계의 새로운 추세이다. 경제성장은 자유에서 나오고 번영은 자유경쟁에서 나오는데 그러려면 정부는 계속 작아져야 한다. 무능한 정부일수록 정부의 규모가 커지며 그러면 국민활동에 대한 규제도 많아진다. 그런 나라는 경제가 성장하지 못한다. 한국에서는 매년 공무원의 숫자만 늘어난다. 일본은 인구가 한국의 네 배인데 공무원의 數字는 한국과 비슷한 숫자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게 많은 공무원을 가지고도 국민에 대한 서비스는 일본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④ 농경시대에는 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現代産業社會에 와서는 企業이 天下之大本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populism이 왕성하다. 기업의 활동을 억압 저지하는 것이 populism이다. 정부가 부추기는 포퓰리즘으로 언론이 억압받고 있으며 학교교육이 전교조의 억압이 되고 있으며 한국은 모든 면에서 내려가는 일만 있지 올라서는 분야가 없다. 경제성장이 세계의 평균성장률인 5%수준도 유지하지 못하고 4%선에 머물러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⑤ 이명박 정부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박근혜를 잘 모시는 일이다. 지난 한나라당의 경선에서 겉으로는 진 것 같으나 사실은 승자였으며 진정한 승자는 박근혜였다. 이명박 정부가 유의해야 할 일은 박근혜를 잘 모셔야 앞으로의 정국이 편안해지고 또 어려움을 잘 해쳐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후보는 앞으로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中道主義(중도주의) 노선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中道란 것이 좌익도 아니고 우익도 아닌 그 中間이라고 생각하면 오해이다. 時宜(시의)에 적절하고 適中(적중)하는 정책만이 중도주의의 바른 뜻임을 알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는 착각해서는 안되며 함부로 색깔을 바꾸겠다,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무리하게 설쳐대다가 도리어 큰 과오를 범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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