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차기 사장 선임이 임박한 MBC를 둘러싸고 언론노조와 그들의 기관지들, 심지어 야당과 좌파시민단체까지 숨죽인 모습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김종국 사장이 연임하겠다는 데도 정말 이들은 쥐죽은 듯 조용하다. 그들의 나팔수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PD저널도 별말 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민언련 같은 곳도 잠잠하다. 기괴할 정도로 분위기가 이상하다. 그들 스스로 “김종국은 김재철 키즈”라고 해놓지 않았나. 그러고도 모양새가 꿀 먹은 벙어리다. 노조가 정말로 김 사장을 ‘김재철의 분신’이라고 생각했다면, 연임이 되느냐 마느냐 코앞에서 과연 이 정도로 적막감이 흘렀을까. 자신들이 떠들면 마치 김 사장 연임에 방해라도 될 것처럼 입을 다물고 있다는 건 뭘 뜻하나. 지금과 동일한 상황, 김재철 전 사장 연임 당시 노조가 어땠는지를 떠올리면 지금의 이 이상한 분위기가 뭘 의미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김재철 전 사장이 연임에 도전할 당시 지금과 같은 노조의 방조 내지 침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딱 3년 전 이맘때였다. 2011년 2월 김 전 사장은 연임하겠다고 나섰고, MBC 노조는 김 사장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이미 1월에 조합원들을 상대로 취임 1년 설문 조사를 실시한다는 명분으로 본사 조합원들 92.4%가, 지역 MBC 조합원들의 95.5%가 김 사장 연임을 반대한다는 결과를 내놓고는 여론전에 돌입, 정권을 압박했다. 김 사장이 단협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이유로 연임 정국에서 총파업을 검토했다. 연임 정국에서 김 전 사장과 노조는 그야말로 살벌하고 치열하게 대치했고, 노조는 김 전 사장 연임을 저지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벌일 태세였다. 그런데 김종국 사장을 ‘김재철의 분신’이라면서, 그런 김 사장이 연임하겠다는 데도,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김재철 분신’이라면서 김종국 사장과 싸우지 않는 노조의 노림수
김 전 사장의 임기를 이어 받은 김종국 사장은 약 1년간 노조와 싸우지 않고 조용히 지냈다. MBC 안에서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김 사장이 어떻게 MBC를 바꾸고 있는지 도대체 국민은 제대로 알기가 어려웠다. 이전과도 확실히 달랐다. 전에는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어떻게 달라졌다는 둥 해서 MBC를 과거로 돌리려는 노조와 그걸 막으려는 사장이 필사적으로 싸우는 모습을 국민도 알 수 있었다. 노조와 그들의 기관지들은 김재철을 어떻게 해서든 끌어내리려고 매일같이 대자보나 다름없는 격문의 저질 기사를 써갈겨댔다. 그런데 김 사장 임기 1년간에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내부에서는 김 사장 지휘 하에 마치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MBC는 본래의 그 모습으로 되돌아갔을 뿐이다. 파업 후에 입사한 검증받은 경력직 사원들이 대거 언론노조에 가입했다는 것은 MBC가 최문순 시절의 모습을 거의 회복했다는 반증이다.
MBC 노조가 김종국 사장 연임을 반대하지 않고 엉뚱하게 김재철 사단 때리기에나 몰두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1년간 김 사장을 겪으며 그에 대한 검증과 판단을 끝냈기 때문일 것이다. 노조에 유화적이면서도 더군다나 MBC 개혁 마인드도 없다는 것은 노조에게는 보수 정권 하에서 현실적으로 최상의 조건을 가진 사장감이다. 그런 김 사장이 연임한다면 2014년은 노조에게 희망의 한 해가 될 수 있다. 다루기 쉬운 사장을 자신들의 꼭두각시로 만들어 지방선거를 비롯해 재보궐 선거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2014년을 승리의 해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이 있던 해 노조가 막가파식 파업을 일으킨 것도 그 해 선거를 뒤집기 위해서였다는 게 많은 이들이 걱정했던 점이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김 사장 연임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까지 영향
김 사장과 같이 노조의 정치공작에 철퇴를 가하리라 기대하기 불가능한 이가 사장이 된다면, 다음 총선은 보나마나다. 2014년을 노조 승리의 기념비적 해로 만들어준다면 박근혜 정권 말기 총선과 더 나아가 대선은 그야말로 보나마나다. 사실상 노조의 먹잇감인 김종국 사장이 연임해 이끄는 MBC는 노조에 질질 끌려 다닐 것이 뻔하고, 그 과정에서 정권과 보수진영은 노조의 각종 정치공작성 프로그램에 상처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끌려가다가 2016년 총선을 맞을 것이고, 김 사장 임기가 2017년 2월로 끝나봐야 그 해 대선에선 MBC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때 후회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방송문화진흥회가 MBC 사장 선임의 문제를 당장 눈앞의 편리와 체면 등등 때문에 그르친다면 이 정권의 앞날은 예정돼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MBC 개혁의 문제, 특히 사장 선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단지 몇몇 시민단체의 시끄러운 의견 정도로 취급한다면 그 후유증과 뒷감당은 박근혜 정권이 오롯이 지게 돼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많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사장 선임과 관련해 지금 필자의 귀에 들리는 이상한 루머들이 현실이 될 리 없다고 믿는다. 방문진 이사들이 이기심과 사심보다는 거시적으로 국가를 생각하는 애국심이 더 뛰어난 인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방문진은 차기 MBC 사장 선임이 왜 중요한지, 무엇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 노조와 그들의 기관지들, 민언련 등이 왜 김 사장 연임 도전에 침묵하는지부터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박한명 POLIVIEW(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김재철 전 사장이 연임에 도전할 당시 지금과 같은 노조의 방조 내지 침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딱 3년 전 이맘때였다. 2011년 2월 김 전 사장은 연임하겠다고 나섰고, MBC 노조는 김 사장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이미 1월에 조합원들을 상대로 취임 1년 설문 조사를 실시한다는 명분으로 본사 조합원들 92.4%가, 지역 MBC 조합원들의 95.5%가 김 사장 연임을 반대한다는 결과를 내놓고는 여론전에 돌입, 정권을 압박했다. 김 사장이 단협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이유로 연임 정국에서 총파업을 검토했다. 연임 정국에서 김 전 사장과 노조는 그야말로 살벌하고 치열하게 대치했고, 노조는 김 전 사장 연임을 저지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벌일 태세였다. 그런데 김종국 사장을 ‘김재철의 분신’이라면서, 그런 김 사장이 연임하겠다는 데도,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김재철 분신’이라면서 김종국 사장과 싸우지 않는 노조의 노림수
김 전 사장의 임기를 이어 받은 김종국 사장은 약 1년간 노조와 싸우지 않고 조용히 지냈다. MBC 안에서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김 사장이 어떻게 MBC를 바꾸고 있는지 도대체 국민은 제대로 알기가 어려웠다. 이전과도 확실히 달랐다. 전에는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어떻게 달라졌다는 둥 해서 MBC를 과거로 돌리려는 노조와 그걸 막으려는 사장이 필사적으로 싸우는 모습을 국민도 알 수 있었다. 노조와 그들의 기관지들은 김재철을 어떻게 해서든 끌어내리려고 매일같이 대자보나 다름없는 격문의 저질 기사를 써갈겨댔다. 그런데 김 사장 임기 1년간에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내부에서는 김 사장 지휘 하에 마치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MBC는 본래의 그 모습으로 되돌아갔을 뿐이다. 파업 후에 입사한 검증받은 경력직 사원들이 대거 언론노조에 가입했다는 것은 MBC가 최문순 시절의 모습을 거의 회복했다는 반증이다.
MBC 노조가 김종국 사장 연임을 반대하지 않고 엉뚱하게 김재철 사단 때리기에나 몰두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1년간 김 사장을 겪으며 그에 대한 검증과 판단을 끝냈기 때문일 것이다. 노조에 유화적이면서도 더군다나 MBC 개혁 마인드도 없다는 것은 노조에게는 보수 정권 하에서 현실적으로 최상의 조건을 가진 사장감이다. 그런 김 사장이 연임한다면 2014년은 노조에게 희망의 한 해가 될 수 있다. 다루기 쉬운 사장을 자신들의 꼭두각시로 만들어 지방선거를 비롯해 재보궐 선거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2014년을 승리의 해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이 있던 해 노조가 막가파식 파업을 일으킨 것도 그 해 선거를 뒤집기 위해서였다는 게 많은 이들이 걱정했던 점이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김 사장 연임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까지 영향
김 사장과 같이 노조의 정치공작에 철퇴를 가하리라 기대하기 불가능한 이가 사장이 된다면, 다음 총선은 보나마나다. 2014년을 노조 승리의 기념비적 해로 만들어준다면 박근혜 정권 말기 총선과 더 나아가 대선은 그야말로 보나마나다. 사실상 노조의 먹잇감인 김종국 사장이 연임해 이끄는 MBC는 노조에 질질 끌려 다닐 것이 뻔하고, 그 과정에서 정권과 보수진영은 노조의 각종 정치공작성 프로그램에 상처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끌려가다가 2016년 총선을 맞을 것이고, 김 사장 임기가 2017년 2월로 끝나봐야 그 해 대선에선 MBC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때 후회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방송문화진흥회가 MBC 사장 선임의 문제를 당장 눈앞의 편리와 체면 등등 때문에 그르친다면 이 정권의 앞날은 예정돼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MBC 개혁의 문제, 특히 사장 선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단지 몇몇 시민단체의 시끄러운 의견 정도로 취급한다면 그 후유증과 뒷감당은 박근혜 정권이 오롯이 지게 돼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많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사장 선임과 관련해 지금 필자의 귀에 들리는 이상한 루머들이 현실이 될 리 없다고 믿는다. 방문진 이사들이 이기심과 사심보다는 거시적으로 국가를 생각하는 애국심이 더 뛰어난 인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방문진은 차기 MBC 사장 선임이 왜 중요한지, 무엇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 노조와 그들의 기관지들, 민언련 등이 왜 김 사장 연임 도전에 침묵하는지부터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박한명 POLIVIEW(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젊고 강한 신문-독립신문/independen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