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새정치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27일 창당 후 첫 대외 행사로 서울 서대문구청을 방문했다. 여기서 복지 담당 공무원들을
만나 복지 행정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어 취약 계층 가정도 방문했다. 또 얼마 전 생활고에 쪼들리다 자살한 서울 송파구 세 모녀 같은
경우를 막겠다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 3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3법 중 2개 법은 안·김 대표가 각각 대표 발의했다. 두 대표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으로 삼는 정치가 새 정치"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측은 창당 후 첫날에 대해 탈(脫)이념, '민생(民生)
중심주의 정당'이 되겠다는 생각의 표현이라고 했다.
새정치연합의 첫날은 통상 정당들이 해온 전례와는 다른 것이었다. 민주당은 지도부
변경 등 내부 변화가 있을 때마다 서울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는데 이날은 가지 않았다. 새정치연합 측은 전날 대전현충원을 참배했기
때문이라지만, 당내에서 다른 이유가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2012년 9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대중 대통령 묘역을 모두 찾았다.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이·박 대통령 묘역은 참배하지 않았다. 이 차이를 조율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앞으로 참배할 계획도 세우지 못했다 한다. 작다고 할 수 있지만 신당의 처지를 상징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은 창당(創黨) 과정에서 정강·정책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생각을 조합하느라 큰 진통을 겪었다.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에 대해 안철수 대표 측이 이견을 제시하자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의 전략적 조합'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절충했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도 '6·15 선언, 10·4 선언 계승'을 빼려다 민주당 측이 반발하자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와 함께 네 가지를 모두
넣었다.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인권과 민생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로 봉합했다.
새정치연합 측은 정책 차이는 앞으로 계속
다듬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당이 선택이 불가피한 결단을 피하거나 미루면서 노선 차이를 응급조치로 봉합만 하고 간다면 '임시 정당' 같은
성격을 끝내 넘어설 수 없을 것이다. 가는 길이 불투명하고 어정쩡한 정당에 국민 지지가 모이기는 쉽지 않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27/2014032704649.html?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