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선장 이준석 씨 등 승무원 15명은 현재 인터뷰가 불가능한 상태다. 그런데 세월호 선장과, 사고 당시 선장 역할을 대신했던 3등 항해사, 키를 잡았던 조타수 등 3명의 승무원을 사고 발생 후인 지난 달 21일 6시간 동안 만난 법조인이 있다.
바로 강정민(법무법인 영진) 변호사이다. 강 변호사는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선임한 변호사는 아니다. 그는 8일 <조갑제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3명의 세월호 승무원들을 만난 이유를 “사고원인이 궁금해서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천안함 때처럼 이번 사건도 사건의 원인과 관련해 국민들의 의혹이 많았다. 국론이 양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고, 사건 실체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서 얘기를 들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장과 승무원들을 만나고 나서 느낀 점은 이번 사고에 어떤 黑幕(흑막)도 없었다는 점”이라며 “이미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선박의 구조적 결함’과 ‘관리 소홀’ 등이 문제였다. 그래서 이들 문제 외에 사고 발생에 다른 원인이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강 변호사는 지난 달 21일 승무원들을 접견한 뒤, 이들을 다시금 만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래서 향후 '사건을 담당할 예정이냐'고 묻자 “그 쪽(세월호 승무원 측)에서 요청이 있는 것도 아니고 리스크도 큰 사안이라, 현재로서는 담당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
<주>아래 글은 강정민 변호사가 이준석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을 접견한 후 정리한 글이다. 강 변호사는 인터뷰를 자신이 쓴 글로 대신하겠다며 <조갑제닷컴>에 아래 글을 전달했다.
세월호 피의자들을 접견하고
변호사 강정민
아직도 세월호 내에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아련하기만 하다. 사고 발생 이후 수일이 지났지만 도대체 왜 사고가 났는지 알 길이 없다. 잠수함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느니 우럭잡이배를 피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느니 구조요청 한 시간 전부터 문제가 있었음에도 부구하고 관련 기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등 온갖 억측이 무성하다. 피해자의 가족들은 나날이 지쳐가고 정부에 대한 불신은 증폭되고 있다.
언제까지 수사기관의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과연 진실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렇게 기다리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가서 만나보자. 만나서 물어보자. 이에 접견을 신청하였다.
접견은 당시 항해를 지휘하고 있던 삼등 항해사 박한결, 조타수 조준기, 선장 이준석 순으로 진행되었다. 궁금한 내용이 해소될 때까지 문답을 이어가다 보니 6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접견을 통해 확인된 사실 중에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피의자들의 방어활동 및 수사기관의 수사활동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기술하고자 한다. 오갖 억측으로 인해 국가가 혼란스러워지고 국론이 분열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① 잠수함이나 우럭배 같이 운항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은 일체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 사람의 일치된 진술이었고 그들의 입과 눈은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② 135도에서 145도로 변침하는 지점까지는 순조로운 항해가 계속되고 있었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까다로운 맹골수로를 거의 벗어나 시정이 트이고 확보되는 지점에 도착하였고 이제 3시간 정도만 전진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선장은 비로소 마음을 놓고 옷을 갈아 입고 소지품을 가지러 선장실로 갔다. 10도 변침은 항해사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③ 10도 변침지점에서 3등 항해사 박한결은 평소 지도받은 대로 5도씩 나누어 2단계 변침을 진행하였다. 1단계 5도 변침은 이상 무, 이어 2단계 5도변침을 지시하였고 조타수 조준기가 키를 돌렸다. 그런데, 배가 기우뚱하는 느낌이 있었다. 이상을 느낀 조타수가 반대 방향으로 15도 정도 키를 회전시켰다. 그 순간이었다. 배가 오른쪽으로 미끄러지듯이 돌면서 배가 좌측으로 기울었다. 원심력 때문이었다. 배는 순식간에 기울었다. 느낌상 30도 정도 기운 듯 했다. 박한결은 오른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버티며 상황을 살폈다.
④ 5층 선수에 있던 선장과 항해사들 조타수들이 조타실로 급히 뛰어왔다. 선장은 옷을 갈아 입던 중이었는지 트렁크 팬티 차림이었고, 오다가 기울어지는 복도에 미끄러져 엉덩이와 갈비뼈를 부딪쳤고 엉금엉금 기어서 조타실로 들어왔다. 조타실에 들어온 선장은 벽에 기대어 앉은 채 상황을 파악하며 1등항해사에게 지시를 내렸다. 구조요청을 하라는 것이었다. 배는 좌측으로 기울어진 상태. 조타실에 있는 두 개의 교신기중 오른쪽에 있는 것은 경사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웠다. 왼쪽에 있는 교신기로 구조를 요청했다. 그 시각이 8시 55분이다. 오른쪽 교신기는 진도 VTS에, 왼쪽 교신기는 제주 VTS에 주파수가 맞추어져 있었다.
⑤ 구조요청이 이루어진 것을 확인한 선장은 휠링 탱크를 작동시키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선장은 기관장에게 엔진을 정지시키라고 명령했다. 엔진이 계속 움직일 경우 배가 뱅뱅 돌게 되어 문제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기관장은 아침 7시경 조타실에 올라와 그날 일정 등을 이야기하느라 조타실에 있었다. 기관장은 즉시 기관실에 연락하여 엔진을 정지시켰고 기관실 선원들에게 갑판으로 올라오라고 지시했다. 기관실은 배의 가장 밑바닥에 있어 가파른 계단을 올라와야 한다. 선장은 승객들에게 안내방송을 하라고 지시했다. 우왕좌왕하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라이프 자켓을 착용하고 대기하라는 내용이었다. 전원이 불안정하고 배가 기우뚱한 상태라 방송이 잘 나갔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조타실과 객실이 구조적으로 분리되어 있고 통로가 기울어져 있어 가 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객실로 가기 위해서는 복도를 거쳐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⑥ 진도 VTS와 교신이 되고 구조선 파견 상황을 체크하고 있었다. 물살이 세고 수온이 낮은 상황이라 구조선들이 도착하기 전에 물에 뛰어 들라고 명령할 수는 없었다. 물살에 쓸려 떠내려갈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구조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구조선이 시야에 들어올 때까지 퇴선명령을 할 수는 없었다.
⑦ 드디어 구조선들이 시야에 들어 왔고 선장은 퇴선명령을 내렸다. 조타실에 있던 선원들도 바다쪽으로 내려갔다. 부상을 당한 선장은 혼자 힘으로 내려갈 수 없었다. 누군가 창문 햇볕 가리개를 잡고 내려오라고 해서 그것을 늘어뜨려 잡고 내려갔다. 내려오다가 미끄러져 다리를 다쳤다. 내려와보니 저쪽에서 구조대와 어선들이 승객들의 탈출을 돕고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선장과 객실쪽과 떨어져 있는 선원들이 구조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어려웠고 그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오히려 구조활동을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선장과 선원들은 구조선에 따라오르라는 구조대원들의 말에 구조선에 올라탔다.
⑧ 구조선이 팽목항에 도착했다. 팬티 바람에 부상을 입은 선장은 우선 담요로 아랫도리를 둘렀고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핸드폰과 지갑은 선장실에 두고 나온 상태였다. 돈을 말렸다는 말이 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한결과 조준서는 체육관으로 이송되었다. 그곳에서 승객들이 탈출하지 못한 채 배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것이 접견을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 첫 번째 쟁점은 사고 발생원인을 규명하는 문제이다. 사고가 조타미숙으로 발생했는지 선박의 구조적 결함으로 인한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두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을 거이다. 이 경우 주요한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이것은 선체를 인양한 뒤에 키의 상태 등을 확인하면 판명이 가능하다고 한다.
두 번째 쟁점은 주어진 상황에서 승무원들이 승객 구조의무와 비상대처를 제대로 하였는가의 여부이다. 여기서 가장 큰 비극이 있었다. 선장은 일등 항해사에게 라이프 자켓을 입고 탈출을 대기하라는 취지의 방송을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언제든 탈출명령이 내려지면 바다로 뛰어들 수 있는 곳에서 대기하라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대부분인 승객들은 방에서 차분히 대기하라는 취지로 알아들은 것 같다.
두 번째 비극은 구조대의 구조 태세였다. 구조대는 바다로 뛰어드는사람들이나 탈출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사람들을 구조하는 작업에 매달렸을 뿐 선실에 갇힌 승객들을 구조하지는 못했다. 선실에 늘어뜨릴 로프도 준비하지 않았고 그럴 겨를도 없었다. 그리고 배는 예상보다 빨리 뒤집어져 버렸다.
확인한 사실에 의하면 세월호의 침몰에는 그 어떤 외부적인 원인은 없었다. 음모도 없었다. 사고는 별다른 사전징후 없이 갑자기 일어났고 침몰 속도는 너무 빨랐다. 어떠한 외부적 요소도 없었다는 일치된 진술을 접하고 천안함 사건 때 초래된 국론 분열 사태는 없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있었다. 그리고 사건은 단순해졌다. 제주 VTS에 구조를 요청한 8시55분부터 구조대가 도착한 9시30분까지가 규명되어야 한다.
박한결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팽목항에 도착할 때까지 쇼크 상태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고 전까지의 명료한 기억에 비해 기억하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반면 이준석 선장이나 조준기 조타수는 사고 이후 상황도 비교적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세월호 사건이 너무나 소중한 대한민국의 인재들을 앗아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억장이 무너지고 하늘이 원망스러울 가족들에게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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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정민 변호사 (‘세월호’ 승선원들 접견)
‘세월호’ 침몰사고가 난 지 이제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참으로 많은 의문과 추측이 쏟아졌죠. 그때마다 뉴스쇼 청취자들께서 요청하셨던 것은 그 배의 선장이나 항해사 얘기를 들으면 답이 나오지 않겠느냐, 그들 인터뷰를 좀 해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물론 그들은 지금 구치소에서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인터뷰는 불가능하죠. 그런데 ‘세월호’의 선장과, 사고 당시 선장 역할을 대신하고 있던 3등 항해사, 그리고 키를 잡고 있던 조타수, 이렇게 세 명을 구치소에서 6시간 동안 만나고 온 분이 있었습니다. 강정민 변호사신데요. 물론 당사자가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반론을 할 수 없다는 게 아쉽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문점들에 대해서 당사자들은 대체 지금 뭐라고 답하고 있는지 들을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직접 연결해 보죠. 강정민 변호사님 나와 계십니까?
◆ 강정민> 네.
◇ 김현정> 선장과 선원들이 선임한 변호사가 아니시죠? 그런데 어떻게 찾아 가셨어요?
◆ 강정민> 제가 (궁금증을 풀고 싶어서) 접견을 신청해서 만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변호사들한테는 접견권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 강정민> 네. 당시 찾아가서 그분들을 만나보니까 체포된 이후로는 언론이나 TV 보도로부터 완전히 차단이 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정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세 사람을 따로 만나셨어요?
◆ 강정민> 네, 따로따로 만났습니다.
◇ 김현정> 정확히 언제 만나셨습니까?
◆ 강정민> 월요일 날 3시부터 만나기 시작을 했죠.
◇ 김현정> 가장 궁금한 것은 사고원인입니다. 사고에 대해서 제일 잘 알고 있는 것이 이 당사자들일 텐데요. 암초다, 아니다 급변침이다, 급변침이면 왜 급변침을 했느냐, 이런 의문들이 줄줄이 꼬리를 물고 있는데요. 선장은 뭐라고 말을 하던가요?
◆ 강정민> 저도 가장 먼저 질문을 했던 내용이 항로상에 뭔가 장애물이 있었느냐(라는 거다). 그런데 세 사람의 공통된 진술로는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 라는 겁니다.
◇ 김현정> 사고나기 직전까지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
◆ 강정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 그러면 변침이 왜 일어났다고, 갑자기 방향을 트는 일은 왜 일어났다고 합니까?
◆ 강정민> 급선회도 없었다는 거죠.
◇ 김현정> 갑자기 방향을 튼 것도 아니다?
◆ 강정민> 네. 지금 시점의 문제, 시간은 그분들이 모두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굉장히 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시간을 확인하거나 그러지는 못했고.
◇ 김현정> 지금 사고 시각이 8시 50분 경이다, 아니다 7시대부터 배가 정지해 있는 것을 본 사람도 있다, 8시 10분이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정도는 기억을 하지요?
◆ 강정민> 선장의 얘기에 의하면 세월호가 병풍도 끝자락에 와서 앞으로는 망망대해가 펼쳐지고 시정이 트이는 상태가 나타났고, 이때부터는 어려운 고비는 모두 지나왔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해서 '옷 좀 갈아입으러 갖다 올게' 하고 자리를 비웠다 라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 김현정> 맹골수도는 다 통과했구나 싶어서 나갔다는 얘기군요?
◆ 강정민> 그렇습니다. 일단 이 진술이 맞는지를 다른 피의자들의 진술하고 대조를 해봐야 되는데 항해사도 그렇고, 조타수도 그렇고 동일한 진술이었습니다. 항해를 하는 데 있어서 어떤 장애물, 우럭잡이 낚싯배가 나타났다는 말도 있고 심지어는 잠수함이 있었다 라는 얘기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의문들이, 추측들이 나왔죠.
◆ 강정민> 그런데 그러한 문제는 하나도 없었다 라는 겁니다.
◇ 김현정> 사고 시간도 7시대는 아니었다고 합니까?
◆ 강정민> 분명히 아니랍니다.
◇ 김현정> 8시 대에서도 8시 후반부라는 것도 맞는 거고요?
◆ 강정민> 그렇습니다. 지금 가장 단서가 되는 부분은 병풍도 끝자락에 와서 선장이 자리를 비웠고, 그 이후에 문제가 생겼다 라는 겁니다. 그 전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라는 거다). AIS 항적 복구된 것이 TV를 통해서 나왔거든요. 그 항적이 복구된 것을 보면서 시간을 보니까 정전으로 전원이 꺼졌다라고 나온 것이 8시 48분이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선장이 방으로 가버릴 정도로 평화로웠던 바다가 왜 갑자기 사고가 그 상황에서 벌어진 겁니까?
◆ 강정민> 그런데 선장은 맹골수도를 빠져나오는 것까지는 같이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시점 이후로 이제는 특별하게 문제될 게 없다, 그리고 이후에 10도 변침을 해야 되는 지점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 정도면 어떤 항해사라도 문제없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문제삼지 않고 잠깐 본인의 볼일을 보러 나가게 됐다, 이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바로 그 10도 방향 트는 그 지점에서 10도 틀다가 사고가 났다는 거죠?
◆ 강정민>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왜 10도만 틀지 못하고 45도 가까운 급변침이 일어났다는 겁니까?
◆ 강정민> 3등 항해사가 지휘를 하고 있었죠. 그 시간에는. 그 3등 항해사가 10도 변침 지점을 맞이하게 되고 5도씩 나눠서 변침을 해야 된다 생각해서 2단계 변침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먼저 5도 변침 지시를 했고, 조타수도 5도 변침을 했습니다. 그때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고요. 그리고 이어서 또 5도 변침을 추가로 하는데 그 상황에서 배가 기우뚱하는 현상이 나타났고요. 그리고 그 기우뚱하는 현상 때문에 이상하다 라고 생각한 조타수가 본능적으로 반대쪽으로 역회전을 시킵니다. 본인 얘기로는 15도 정도 역회전을 시켰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15도 정도 역회전을 시켰는데 그 배가 오히려 오른쪽으로 미끄러지면서 선체는 좌측으로 기우는 현상이 나타났고 순식간에 한 30도 정도까지 기우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렇게 얘기를 들었습니다.
◇ 김현정> 10도 우회전을 해야 되는데 거기에서 갑자기 배가 갸우뚱 기우니까 놀라서 반대쪽 15도를 꺾었는데, 그런데 배가 복원이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오른쪽으로 미끄러지더라?
◆ 강정민> 배가 미끄러진 겁니다. 미끄러지면서 돌았고, 물하고 닿아 있는 부분은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미끄러지니까 그 위에 있는 5층 이런 윗 부분은 좌측으로 기울어지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가 자동차 몰다 급격하게 방향을 틀면 반대편으로 쓰러지듯이 그런 현상을 말하는 건가요?
◆ 강정민> 네, 원심력에 의해서 하부 부분은 오른쪽으로 도는데, 위의 상부 부분은 그것을 쫓아가지 못해서 좌측으로 기우는 현상인 거죠.
{IMG:2}◇ 김현정> 그러면 이 얘기는 뭔가 앞에 장애가 나타난 것도 아니고, 심하게 맨 처음부터 각을 돌려서 그런 것도 아니고, 조타기에 이상이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건가요?
◆ 강정민> 만약 다른 어떤 제3의 요인은 아무것도 없었다는 게 사건의 진상이라면, 사건은 굉장히 일단은 단순해져 있는 겁니다. 과연 그 당시에 조타수가 조타 미숙에 의해서 이런 배 미끄러짐 현상이 나타나고 배가 기울게 된 것이냐, 아니면 그 배의 구조적 결함에 의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냐, 아니면 그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인지, 이것을 규명하는 데 수사의 초점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그런데 이 사고상황을 가까운 진도관제센터가 아닌 제주관제센터에 첫 신고를 합니다. 지금 이것을 두고서 어떤 얘기가 나오느냐면, 진도관제센터는 관할이 해경이다 보니까 해경이 알고 일이 커질까 두려워서 해수부에서 관리하는 제주 쪽에 신고한 것 아니냐, 이런 추측이 나오는데요, 물어보셨나요?
◆ 강정민> 그 부분에 대한 답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하나요?
◆ 강정민> 조타실 안에는 2개의 교신기가 있다고 합니다. 왼쪽과 오른쪽,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는데. 왼쪽과 오른쪽의 2대의 교신기가 있는데 오른쪽에 있는 교신기는 주파수 자체가 진도 VTS에 맞춰져 있고요, 왼쪽에 있는 교신기는 제주항무(제주VTS)에 주파수가 맞춰져 있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두 군데를 다 맞춰놨었다?
◆ 강정민> 네. 그러니까 교신기가 2개가 있으니까 각자 주파수를 다른 데로 해서 유사시에 자기들이 필요로 하는 쪽은 빨리 연결될 수 있게끔 그렇게 조율을 해 놓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배가 30도 정도 기운 상태죠. 왼쪽으로 기울어 있기 때문에 왼쪽에 있는 교신기는 밑에 있고, 오른쪽에 있는 것은 위쪽에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경사가 30도 이상 져 있기 때문에 오른쪽에 있는 교신기를 가지고 통화를 하기 위해서는 기어올라가서 통화를 해야 된다는 거예요.
◇ 김현정> 진도 VTS로 맞춰져 있는 교신기까지 가려면 기어올라가서 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 강정민> 그렇죠. 그래서 손쉽게 바로 앞에 있는, 제주항무에 맞춰져 있는 교신기로 구조요청을 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해경이 알까 봐, 알면 일이 커질까 봐 두려워서 제주관제센터로 연락했다, 이런 부분은 아니고요?
◆ 강정민> 네. 제주 VTS에 구조요청을 한 뒤에, 그 주파수 휴대전화를 가지고 해경에 구조요청을 이어서 했다 라는 진술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휴대전화로 해경에 신고도 바로 했다? 따라서 해경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진도 VTS를 피한 것은 아니다, 이런 말?.
◆ 강정민>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9시 6분에는 진도 VTS으로부터 교신이 오죠. 그것으로 30분동안 통화를 하거든요, 그럼 그때는 기어올라가서 교신했다는 건가요?
◆ 강정민> 아닙니다. 그때는 진도 VTS에 주파수를 맞춰서 왼쪽에 있는 교신기로 왔을 가능성도 있는 거겠죠. 얘기 듣기로는 주파수는 서로 바꿀 수는 있다 라고 합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신 주파수를 바꿔서 했다는 그 부분은 얘기를 정확히 들으신 것은 아니고요?
◆ 강정민> 교신기에 주파수를 바꿔서 통신할 수 있는 것은 상식인 것 같고요. 일단은 그들이 왜 제주 VTS와 교신을 하게 된 것이냐, 이것에 대한 부분은 아까 말씀드린 그러한 사정에 의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라는 얘기를 들은 겁니다.
◇ 김현정> 교신을 한 사람은 1등 항해사죠?
◆ 강정민> 네, 1등 항해사입니다.
◇ 김현정> 도대체 1등 항해사가 교신을 할 때 그 30분의 시간동안 선장은 어디 있었느냐, 어디 있었다고 합니까?
◆ 강정민> 선장은 조타실에 있었습니다.
◇ 김현정> 교신할 때 교신하는 사람 옆에 있었다고요?
◆ 강정민> 선장의 지시에 따라서 제주 VTS에 구조요청을 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후에 진도 VTS에서 교신이 오죠, 9시 6분에. 그러면서 빨리 대기시켜라 하니까 구조선 빨리 보낼 수 있느냐, 이런 얘기를 오고가다가 마지막에 진도 VTS에서 '선장이 알아서 판단하시라' 이것이 마지막 대화인데요. 그러면 선장이 조타실에 있었으면 선장이 (탈출을) 판단 해야 되는 것 아니었습니까?
◆ 강정민> 이 맹골수도를 거의 벗어난 시점에서 선장이 이제는 뭐 문제될 게 없다 라고 해서 옷도 갈아입고 뭐 좀 가지러 선장실에 가겠다 해서 선장실로 갔지 않습니까. 그 상황에서 갑자기 배가 기우뚱하고 넘어가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니까 선장이 이게 무슨 일인지 놀라서 그 상태에서 조타실로 뛰어왔다고 합니다. 뛰어오는데 각자의 진술에 의하면 선장이 트렁크 팬티 차림으로 왔다는 거예요, 조타실로.
그런데 오는 과정에 복도가 기울어져 있으니까 급하게 나오다가 선장도 미끄러져서 넘어졌습니다. 넘어져서 엉덩이도 부딪히고, 그 다음에 갈비뼈 아래 부분도 뭔가에 찧어서 엉덩이와 갈비뼈 부분에 상당히 충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장이 옷을 올려서 갈비뼈 밑에 찍힌 상처를 저한테 보여줬는데 좀 길게, 제 기억으로 10~ 15cm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그런 상처가 나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오는 길에 다친건 다친거고, 다쳤더라도 조타실, 즉 교신하는 곳까지 왔으면 거기서 제 임무를 했었으면 될 텐데요?
◆ 강정민> 기어온 것 같아요. 기어와서 벽에 기댄 채로 앉아서 상황을 파악을 했고, 그 상황 파악 이후에 바로 업무지시를, 대처지시를 했던 것으로 얘기를 합니다. 가장 먼저 대처지시를 했던 것이 구조요청을 해라라고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구조요청을 해라?
◆ 강정민> 그 구조 요청 지시에 의해서 1등 항해사 강 씨가 제주항무에 구조요청을 했던 것 같고요.
◇ 김현정> 선장의 지시에 의해서 그러면 교신이 시작이 된 거다?
◆ 강정민>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왜 선장이 직접 안 하고 1등 항해사가 한 겁니까?
◆ 강정민> 선장은 다쳐서 서 있지를 못하죠. 벽에 기댄 채로 업무지시를 하고 상황파악을 하는 그런 상황이 된 것으로 그림이 그려지고요. 그 상태에서 1등 항해사가 제주항무에 구조요청을 했습니다. 그 시각을 제가 접견을 끝내고 나와서 여러 가지 기사 나온 것들을 종합을 해 보니까 8시 55분으로 기록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제가 궁금한 것은, 교신할 때 선장이 바로 옆에 있었으면 빨리빨리 판단하시라 했을 때, 그 정도 상황이었으면 빨리 승객들을 갑판 위로 올려야 된다는 생각을 선장이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왜 선실에서 대기하고 있으라고 방송을 했단 말입니까?
◆ 강정민> 배가 기운 것을 다시 어떻게든 원상복구를 시키려고 하는 노력이 이루어진 측면이 있었을 것 아닙니까.
◇ 김현정> 원상복구를 시키려고 뭔가를 했군요?
◆ 강정민> 바로 그 작업 부분이 당연히 있겠죠. 배가 완전히 침몰된 상태는 아니고 30도 정도 기운 상태니까, 이 기운 상태를 어떻게든 회복을 시켜보려고 하는 노력을 하는 것은 배의 조정을 맡고 있는 사람들로서는 그런 시도를 해 봤을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물론 동시에 할 수도 있습니다. 배를 원상복구 시키려고 노력하면서 한쪽에서는 승객들 탈출을 유도할 수도 있는 것인데, 지금 이 경우를 보면 배가 기울어져서 선장이 넘어질 정도의 상황인데도 ‘갑판 위로 올라가십시오, 구명조끼 입고 갑판에 올라가서 대기하십시오’가 아닌 ‘선실에서 대기하십시오. 거기가 제일 안전합니다’라는 방송이 나왔다는 건데요?
◆ 강정민> 선장 주장에 따르면'구명 라이프 재킷을 입고 탈출을 대기하라는 취지로 방송을 내보내라'고 지시를 했다는 겁니다. 그 지시에 따라서 일단 1등 항해사인 강 씨가 마이크로 방송을 한 부분이 그 이후에 일어난 상황이죠.
{IMG:3}◇ 김현정> 안내방송을 한 사람은 1등 항해사군요, 교신했던 그분. 방송도 그분이 한 거군요?
◆ 강정민> 이 상황에서 선장은 일단 자신은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타박을 입어서 벽에 기댄 채 업무지시를 하는 건데, 어찌 됐든 선장 다음으로 책임자는 1등 항해사이니까 1등 항해사가 제주항무와 구조요청도 하고, 그 다음에 마이크를 잡고 얘기를 하는 것도 1등 항해사가 진행을 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1등 항해사에게 지시하기를 ‘구명조끼 입고 탈출해 대기하라’ 이렇게 말을 했다고요?
◆ 강정민> 그렇죠. 그렇게 얘기를 했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접견 들어가기 전에 인식한 상황은 선실이 가장 안전하니까 선실에서 대기를 하라는 안내 방송이 있었고, 그 말을 착실하게 들은 우리 학생들은 어찌됐든 선실을 지키고 있었다라는 거 아닙니까. 이 부분이 정말 핵심적인 부분이라서 그것이 어떤 취지냐는 것을 물어봤습니다.
분명히 선장도 라이프 재킷을 입고 대기하라, 이렇게 대기하라는 말이 나왔기 때문에 이 그 말의 취지가 뭐였냐 이것을 제가 물어봤는데, 선장은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 라이프 재킷을 입고 탈출에 대비하라는 취지는 언제든지 배에 뛰어들 수 있는 상태로 대기를 하라는 그런 취지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갑판으로 올라와서 대기하라고 말을 한 건 아니죠, 그러니까?
◆ 강정민> 갑판으로 올라가서 대기하라, 이런 말은 안 한 것 같습니다. 선장도 그런 얘기는 안 했습니다.
◇ 김현정> 1등 항해사는 지금 못 만나신 거죠?
◆ 강정민> 그때 당시 1등 항해사는 구속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못 만났다).
◇ 김현정> 그럼 지금 다시 정리를 해 보면 선장은 갑판 위라고 지칭은 하지 않았지만 탈출에 대비하라는 이야기가 갑판 위를 자신은 의미한 것이었는데 방송을 한 1등 항해사가 그걸 선실로 인식을 해서 선실이란 말을 한다, 이렇게 얘기를 한다고요?
◆ 강정민> 선실에 안내방송이 나간 것이 1등 항해사가 마이크를 잡고 얘기한 것이 나간 것인지, 아니면 사무장 같은 담당자들 있지 않습니까, 안내방송 담당자들. 이 담당자가 한 것인지 이 부분에 대한 것이 명확하게 밝혀져야 되는 것 아니냐 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1등 항해사를 못 만나셨기 때문에 그 부분은 좀 더 확인을 해봐야 된다, 이 말씀이신 거죠. 마지막 최종 방송은 누가 했는지, 어쨌든 선장이 지시를 한 것은 1등 항해사한테 했다는 얘기고요.
그런데 선장 말을 납득하기는 어렵네요. 정확하게 '갑판 위로 올라가서 탈출에 대비하라' 이렇게 얘기를 했어야 되는데. 왜냐하면 자기가 마이크 직접 잡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시를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히 했어야죠. 그런데 '탈출에 대비하라'고만 했기 때문에 한 사람 거치고 또 거치고 이런 과정에서 얼마든지 여러 가지 해석의 여지가 있는 말을 한 것 아닙니까?
◆ 강정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제가 여기서 직접 인터뷰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반론을 못하는 것이 아쉽기는 합니다만.. 그러면 그 방송을 해놓고 왜 첫 번째 구조선을 타고 탈출을 했는가, 끝까지 배에 남아서 뭔가 안내를 했었어야 되는 것이 아니냐, 구조를 도왔어야 되는 것이 임무 아니냐라는 부분인데, 뭐라고 합니까?
◆ 강정민> 9시 38분경에 조타실과 관제센터와의 교신이 끝났습니다. 그 직전의 내용이 이제 구조선들이 세월호 가까이 모두 갔고 헬기도 이제 나온 상황입니다, 이런 얘기가 나왔고요. 그런 상황이 되니까 이제 선장이 퇴선하라는 명령을 1등 항해사한테 내렸습니다.
◇ 김현정> '퇴선하라'라는 명령을 1등 항해사한테 본인은 했다?
◆ 강정민> 바다에 뛰어들라는 얘기입니다, 그 얘기는. 어쨌든 간에 배에서 탈출하라는 거죠, 퇴선 명령이라는 것은. 그 명령이 내려지니까 그 조타실에 있던 항해사들 그리고 조타수들도 다 밖으로 나갑니다, 조타실에서 나와서 밑으로 내려가는 그런 상황이 됐죠.
◇ 김현정> 그러면 선장 본인은 퇴선 명령을 하라 라는 이야기는 전체 방송으로 하라 라는 의미로 자기는 전달은 했다?
◆ 강정민>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퇴선 방송을 한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는 거고요?
◆ 강정민> 그렇죠. 그것은 수사를 통해서 확인해야 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럼 구조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자신이 보고 나와야지, 어떻게 1차로 먼저 배에서 나왔는가, 그 부분은 뭐라고 하나요?
◆ 강정민> 선장이 있는 자리는 조타실입니다. 조타실에서 벽에 기대어 있는 상태고요. 그 상황에서 선장은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가 일단은 확인되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퇴선 명령을 했으니까 이것으로 퇴선을 다 하고 보트에, 헬기에 잘 실려 가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본인도 나왔다 이런 주장을 하는 거군요?
◆ 강정민>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8시 55분경에 어찌됐든 구조요청을 했고, 계속 교신하는 내용을 보면 구조대가 도착하는지 여부에 지금 관심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도착했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이제 그러면 퇴선해라 라는 그런 명령을 내렸고 그 상황이기 때문에 자기들도 일단 조타실에서는 나오는 거죠.
◇ 김현정> 상황이 위급해 보이니까 나왔다?
◆ 강정민> 선장은 마지막으로 조타실에서 나왔습니다.
◇ 김현정> 듣는 입장에서는 참 이해는 안 되는 부분이네요, 그 부분은. 여하튼 그렇게 나와서 물에 젖은 지폐를 말렸다는 것은 사실인가요?
◆ 강정민> 선장은 그런 얘기를 합니다. 핸드폰이나 지갑은 모두 선장실에 놔두고 온 상황이다.
◇ 김현정> 아무것도 없었다?
◆ 강정민> 구조선에서 내려서 자기가 팬티 차림이라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에 그것을 가리기 위해서 (담요를) 둘렀던 거 아니냐, 이렇게 보여집니다.
◇ 김현정> 변호사님, 제가 당사자를 불러서 반론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좀 아쉬운 부분도 남습니다만, 여하튼 자세하게 전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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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金泌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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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다 속에 잠긴 세월호 관련 이미지 가운데 오렌지 색깔의 구명조끼를 몸에 두른 이준석 선장의 모습을 보고 분노하지 않은 한국인들은 없었을 것이다. 그는 수백여 명의 승객을 여객선 내부에 두고, 반쯤 가라앉은 배에서 구조 보트에 자신의 몸을 실었다.
해양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준석(69세) 선장은 수많은 승객들을 내버려 둔 채 배를 포기한 이유에 대해 여태껏 설명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의 마지막 순간과 관련된 증언이 승무원과 생존자, 그리고 40여 분 간의 긴급 구난 통신 내용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당시 선장과 승무원들은 船內(선내) 방송 시스템 고장 등을 포함한 기계고장, 이에 따른 힘겨운 선택(tough choices), 의문스런 결정(questionable decisions)의 문제에 부딪혀 혼돈(chaos)스런 상황이 급속히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들 요인들(factors)은 여객선 침몰, 그리고 향후 수백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희생자를 낳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다. 당시 교통관제센터는 여객선이 구조요청을 보낸 지 약 30분 만에 “해경 도착 15분 전”이라며 “승객들에게 구명동의를 착용토록 하라”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여객선의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현재 있는 곳에서 움직이지 말고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을 했다. 그들은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교통관제센터는 “방송이 안 되더라도 최대한 나가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 바란다”교 통신했다. 이에 세월호는 “본선이 승객들을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느냐”고 물었다. 관제센터는 “라이프링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우라. 빨리!”라고 지시했다.
몇 분이 흐른 뒤, 교통관제센터는 “우리(관제센터)는 그쪽 상황을 모른다. 선장이 최종 판단을 하고, 승객을 탈출 시킬지를 빨리 결정하라”고 했다.
선내(船內) 다른 곳에서 근무 중이었던 선원(communication officer)은 艦橋(bridge)로부터 승객들로 하여금 배를 포기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艦橋에 있던 한 선원은 선장이 배를 버리고 대피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사항을 방송 메시지로 듣지는 못했다고 했다. 생존자들도 선장의 메시지를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세월호는 지난 화요일(15일) 밤 9시 인천에서 출항해 제주도로 향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여객선의 항해는 여타 배들과 다를 바 없었다. 세월호는 길이 460피트, 5층 선체(船體) 구조로 264마일의 루트를, 화물을 적재한 채 일주일에 두 번씩 남해안을 운항했다. 침몰 당시 세월호의 승객은 476명으로 최대 승선인원(921명)의 60% 가량을 태우고 있었다.
대부분의 승객은 대학입시를 1년 앞두고 마지막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고교 2학년 학생들이이었다. 배는 또 124대의 자동차, 56대의 트럭, 105개의 컨테이너 등을 滿載하고 있었다.
학생 중 일부는 갑판에 모여 밤하늘의 불꽃놀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갑판 아래 머물던 학생들은 배안을 돌아다니거나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비디오 게임 등을 즐기고 있었다.
세월호의 최상층에 위치한 조타실에서는 승무원들이 3교대로 근무 중이었다.
배는 안개로 인해 예정보다 늦은 시각에 출발(4월15일)했다. 조타수 오용석(58) 씨는 두 번째 교대자로 동료의 지시에 따라 키를 잡고 있었다. 오 씨는 사건 발생 후 수 차례에 걸쳐 언론과 인터뷰한 인물로 출항당시 바다가 잠잠하고 조용한 밤이었다고 밝혔다. 선장은 항해 상황 점검을 위해 몇 차례 艦橋을 들르곤 했다 한다.
吳 씨는 세 번째 교대자에게 키를 넘기면서, 함선 내 자동차와 화물이 제대로 결박 됐는지에 대해 재확인(double-check) 할 것을 주지시켜 주었다고 한다. 그는 동료들에게 일부 자동차와 화물의 결박이 느슨해져 자신이 이를 결박했다고 말해주었다. 이 때만 해도 아무 일 없었다. 이후 吳 씨는 자신의 침실로 돌아가 깊은 잠에 빠졌다.
승무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박한결(26) 씨의 지휘 하에 아침 7시30분 마지막 교대가 시작됐다. 박 씨는 입사 4개월의 신참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녀의 교대 시간은 항해 중 가장 어려운 구간(註: 맹골수로)을 통과하는 시간과 겹쳤다. 그녀는 유속도 빠르고 예측 불가능한 해류, 그리고 해난 사고가 많이 발생했던 지역을 통과해야 했다.
吳 씨는 “(맹골수로를 통과하다) 강한 조류와 맞닥뜨리면, 배가 전복되기도 한다”며 “이곳에서는 키를 잡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한결 씨는 이처럼 악명 높은 해로(海路)를, 조타수에게 키를 잡게 하고 지시를 내리며 처음 항해한 것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그녀가 맹골수로를 통과할 정도로 숙련된 인물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세월호 침몰 사건 발생 후 선장 등 관련자 3명, 그리고 기관사를 구속했다.
전문가들은 사건 발생 당시 세월호가 선체(船體)의 급격한 회전을 시도했는지의 여부, 그리고 화물의 결박이 풀렸는지의 여부를 조사했으며, 이것이 사고의 원인이 됐는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당시 조타기를 직접 돌렸던 조준기 씨는 “내 자신도 실수를 했지만 배가 너무 많이 기울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전문가들이 박한결 씨와 조준기 씨 사이에 어떤 ‘불일치점’(discrepancies)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吳 씨는 아침 8시48분(4월16일) 배가 심하게 기울어 잠에서 깼다. 배가 침몰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그는 맨발로 복도를 나와 즉시 함교로 향했다. 그가 맨 처음 얼굴을 맞닥뜨린 인물은 이준석 선장이었다.
이준석 선장은 당시 함내 숙소에 있었다. 그는 배가 한쪽으로 서서히 기울자 가까스로 자신의 숙소를 빠져나온 뒤, 艦橋의 출입구 손잡이를 잡았다. 李 선장은 艦橋로 들어가 세월호를 정상화 시키려 했다.
李 선장이 艦橋로 들어간 후 오 씨도 그를 따라 艦橋로 진입했다. 곧이어 세월호의 모든 항해사와 조타수가 함교로 모였다. 이준석 선장은 함교 중앙의 지도 테이블 옆의 기둥을 잡고서 큰 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吳 씨는 선장이 “배가 이미 심하게 기울고 있으니, 모두 잡을 수 있는 것을 잡고 버티라”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게 분명했다”고 회상했다.
전문가들은 발생 가능한 여러 사고의 원인으로 승무원의 실수, 예상치 못한 조류, 선박의 평형 유지 실패, 적재 화물의 결박 부실 또는 불안정, 선실 증축에 따른 세월호(선령 20년)의 선박 평형유지 손상 가능성, 안전 수칙 태만 등에 무게를 두고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
16일 오전 8시55분, 세월호는 선체가 기울어지고 운항불능 상태가 됐다. 여객선 침몰 직전 세월호와 해상교통관제센터의 교신 내용에 따르면 당시 함교에 있던 승무원(原文은 someone)은 해상교통관제센터에 “빨리 와 달라‘면서 조난신고를 했다.
李 선장은 선체를 정상화시킬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밸러스트(ballast) 모터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朴 씨가 말했다고 오 씨는 증언했다.
오전 9시5분, 세월호는 해상교통관제센터에 “해경 구조는 어떻게 되느냐?”는 다급한 메시지를 보냈다. 관제센터는 사고 해역 주변의 선박들에 세월호 구조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船內 3층에 있던 승무원 강해성 씨는 방송실에 있었다. 그는 무엇을 해야 할지 상황 파악에 나섰다. 배는 30도 가량 기울었고 칼이 선반에서 떨어졌다. 姜 씨는 승객들에게 그대로 있으라, 급하게 움직이지 말라고 방송했다.
그는 “메뉴얼을 볼 시간이 없었지만 승객들을 우선 안심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준석 선장은 긴급 대피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지난 금요일 증언했다. 선장은 승객들이 강한 조류와 추운 바닷물 속에서 위험에 빠질 것을 두려워했다. 吳 씨는 애초 이 선장이 선박의 라이프래프트(구명뗏목)를 띄우려 했다고 증언했다. 승무원도 이를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오전 9시18분, 세월호는 배가 50도 이상 기울고 있다고 보고했다. “탈출이 불가능하다”, 세월호 함교의 누군가(someone)가 무선통신으로 긴급발신을 했다.
姜 씨는 본인의 핸드폰으로 해경에 전화를 건 뒤, 함내 방송을 통해 구조대가 오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리십시오”라고 승객들에게 알렸다.
오전 9시23분, 함교는 또 다른 비보를 알렸다: “배가 가라앉기 직전이다”
배는 계속해서 기울어졌고, 내부는 물이 찼다. 강 씨와 그의 동료들은 일부 승객들이 4층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의자 등을 쌓아올렸다.
姜 씨는 “모든 사람들이 살려고 발버둥을 쳐서 아수라장 같았다. 사람들이 자신의 밑에 있는 사람들을 끌어올리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吳 씨는 李 선장이 함교에서 나오면서 탈출 명령을 내리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吳 씨는 이 같은 명령을 방송으로 듣지는 못했다고 했다. 姜 씨도 그런 명령(탈출명령)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고 당시 탈출명령이 승객들에게 전달됐는지의 여부를 여전히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오전 9시38분, 세월호는 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와 마지막 교신을 통해 배가 60도 기울었다고 통보했다. “좌현 쪽으로 탈출할 사람만 탈출 시도하고 있다”는 내용을 마지막으로 교신이 끊겼다.
이후 세월호 승무원 모두 함교를 탈출하기 시작했다. 항해팀을 포함해 전체 승무원의 3분의 2가 넘는 29명의 승무원들이 생존했다. 그러나 승객은 전체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74명만이 생존했다. 지난 월요일 61명의 사람들이 사망하고 241명이 여전히 실종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吳 씨는 李 선장이 조타실을 나와 밑으로 내려갔고, 선박 좌현의 문(door)과 부딪히는 것을 보았다. 조타수는 선장이 배를 탈출했는지, 아니면 배를 붙잡고 있던 손을 놓쳐 넘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 후 TV 이미지를 통해서야 李 선장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선장의 손에는 수갑이 채워졌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었다. 선장은 이외에도 재난상황에서 승객을 버리고 떠나 유기치사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번역/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
필자: 최상훈, 커크 셈플(kirk Semple), 이수현 기자
원제: Errors Mounted as Chaos Ruled Capsizing Ferry
출처: 뉴욕타임즈 홈페이지, 2014년 4월20일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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