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노동신문에 딱 걸린 사진은?

지난 18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5월 13일,
평양 평천구역에서 공사 중이던 아파트가 무너졌다고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붕괴된 아파트는 평천 구역 안산 1동에 짓던 것으로,
주택 부족으로 실내공사가 채 되기도 전에 입주하는 북한의 관례에 따라
이미 92세대가 거주하고 있었다고 한다.
조선중앙통신은 평양 아파트 붕괴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붕괴 사고소식을 들은 뒤 슬픔에 밤을 지새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국내 통신사 <뉴스1>은
"김정은이 평양 아파트 붕괴 이튿날 축구를 보며 웃었다"고 19일 보도했다.
<뉴스1>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김정은이 만경봉팀과 소백수팀 간의 야간 축구경기를 관람했다는 소식을
지난 14일 전했다며 해당 보도에서의 특이점을 찾아냈다.
당시 노동신문이 게재한 사진 속 전광판에 찍힌 날짜는 14일,
즉 평양 아파트 붕괴사고가 일어난 이튿날이었다.
이 사진을 보면 김정은은 측근들과 함께 축구 경기를 관람하며 활짝 웃고 있다.
전날 ‘슬픔에 밤을 새웠다’거나 ‘슬퍼하며 대국민사과를 했다’는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자신들이 필요할 때면 우리나라나 국제사회에 손을 내밀었던 김정은 정권이
이번에는 평양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해 아무런 ‘요청’이 없다는 점도 수상하다.
통일부는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직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다”고 밝혔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평양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위로 전통문을 보낼 계획이나
구조장비를 지원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평양 아파트가 붕괴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상자 규모나 피해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는 해당 사고의 피해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게 먼저라고 보고 있다.
위로 전통문은 전통적으로 적십자를 통해 주고 받았으므로
한국적십자사에서 적절히 판단해 보낼 것으로 본다.”
통일부는 또한
“북한 당국이 아파트 붕괴 현장과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붕괴현장에서
수색구조 작업이나 공동 분향소 설치 등의 동향도 안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18일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이후
아파트 붕괴 상황에 대해 공개를 않고 있다.
북한이 구조작업을 어떻게 벌이고 있는지
현장을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우리 측에 별도의 채널을 통해 알려온 바도 없다.
정부는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다.”
김정은 정권의 이 같은 태도와 활동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정은 정권이 남한의 세월호 참사를 악용하기 위해,
일종의 ‘정치적 쇼’를 벌이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지난 18일, 세월호 참사와 평양 아파트 붕괴를 비교하는 SNS 글이 나돌았다. [자료사진]](http://www.newdaily.co.kr/data/photos/20140521/art_1400465623.jpg)
한편 통일부는
조선중앙통신이 층수나 거주 세대 등을 밝히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는 질문에는
“정부 내 유관기관에서 나온 첩보”라며 말을 아꼈다.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