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은 즉각 고속정 등 해군 함정을 근접 기동시켜 3차례의 경고통신을 실시한 뒤 10여발의 경고사격을 했다. 이에 북한함정들은 오후 5시 경 NLL 이북으로 퇴각했다.
당시 그 일대에는 꽃게잡이 철을 맞아 중국어선 50여척이 조업 중이었다. 합참 관계관은 “(이번 침범이) 중국어선들의 조업활동과 관련된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경비정은 우리의 경고사격에 바로 올라가지 않고 상당시간 머물다가 돌아갔다. 이들은 우리가 경고사격만 할 뿐 격파사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21일 전날 NLL을 침범한 북측 함정에 대해 우리 해군이 경고사격을 한 것을 군사적 도발로 규정하고 “남측 함정에 군사적 타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북한 서남전선사령부는 이날 “지금 이 시각부터 첨예한 서남전선 열점수역에 나와 제멋대로 돌아치는 크고 작은 괴뢰해군 함정들은 예외 없이 조준타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남조선 괴뢰 해군은 우리 측 서남해상수역에서 정상적인 경계근무를 수행하던 함선과 중국 어선들에 무작정 총포사격을 가하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면서 “서해 5개 섬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도발도 포착되는 즉시 경고 없는 군사적 타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왜 이렇게 나오는가?
북한은 북한 경비정이 침범한 해역을 북한수역이라고 주장하면서 NLL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경고사격만을 고집할 경우 NLL을 지킬 수 없다. 경고사격은 포탄이 500~1,000m정도 짧게 떨어진다는 것을 북한이 알고 있다. 그래서 북한은 경고사격을 우습게보면서 지속적인 침범과 무력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최근 10년(2004~2013년)간 북한 NLL침범에 따른 우리 경고사격 횟수와 무력도발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북한 함선(함정과 선박)의 연도별 침범횟수(경고사격 횟수)-무력도발: 2004년 19회 (2회), 2005년 14회, 2006년 21회, 2007년 28회, 2008년 24회, 2009년 50회-대청해전 도발, 2010년 95회(2회)-천안함 폭침, 2011년 17회(1회), 2012년 20회(1회), 2013년 25회(1회)이다.
더구나 대청해전(2009.11.10)은 북한 경비정이 NLL을 2.2km 침범한 후 우리의 경고사격에 대해 조준사격으로 나온 도발이다. 천안함이 2010년 3월26일 야간에 폭침당한 곳은 백령도 서남방 2.5km 영해 내로 NLL 남쪽 7.2km 우리 수역이다.
금년(2014년) 들어서는 특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① 북한 경비정 1척이 2월24일 밤 10시56분, 11시46분, 25일 0시25분 등 총 3회에 걸쳐 NLL을 약 4km까지 넘었다. 1·2차 침범 때는 20~30여 분만에 돌아갔고, 3차 때는 경고통신을 받은 직후 선수를 북으로 돌렸지만, 지그재그식으로 침로를 잡으며 침범 이후 총 120여 분 동안 머물다 북으로 복귀했다.
② 3월27일 백령도 동쪽 NLL을 1.6km 침범한 북한어선 1척을 우리 해군이 야간에 나포하여 다음날 새벽에 바로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어선에는 어부로 위장한 현역(해군장교 2명)과 군무원(1명)이 승선하고 있었음이 추후 확인되었다. 정탐을 위해 기관고장으로 위장한 것이다.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3월2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인터뷰에서 “남조선군부 호전광들이 우리 어선을 강압적으로 나포하면서 놀아댄 무지막지한 깡패행위와 우리 인원들에게 가한 비인간적이고 야수적인 만행에 대해서는 절대로 스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③ 북한 단속정 2척이 4월25일 새벽 소청도근해 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해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되돌아갔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이날 “어선을 단속하는 북한 단속정 2척이 오늘 새벽 4시35분부터 차례로 NLL을 1해리(1.8km) 침범했다가 5시3분께 돌아갔다”고 밝혔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 군이 NLL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선 남북군사회담을 개최하여 북한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차후에는 격파사격을 가할 것임을 경고해야 한다. 그리고 국방부는 국군통수권자의 NLL 사수의지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1월1일 서해 NLL을 경비중인 문무대왕함 함장(김정현 대령)과의 화상통화에서 “서해지역은 북한의 도발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지역”이라며 “현재 북한 내부 상황도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감히 우리 NLL을 침범할 생각조차 갖지 못하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국방부의 신속한 조치를 기대한다.(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