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놓고, 중국은 어제 그러했듯이 오늘도, 북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편들 수밖에 없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모택동의 판단이 매우 잘못된 것이었음이 오늘은 명백하지만 1950년 겨울에는 스탈린과 모택동이 손잡고 세계를 공산화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해 9월15일, 인천에 상륙한 유엔군은 서울을 수복했을 뿐만 아니라 평양을 탈환했고, 신의주 점령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 겨울의 모택동의 ‘인민해방군’이 ‘인해전술’을 구사하며 압록강을 건너 남침을 감행하지 않았다면 ‘1·4 후퇴’는 없었을 것이고 대한민국은 헌법에 명시된 대로 ‘실지(失地)회복’의 꿈을 이루었을 것입니다.
인민군뿐 아니라 중공군도 막대한 희생을 감수하고 북을 살렸습니다. 휴전선이 그어지고 남북통일은 모택동과 그의 후계자들이 김일성의 ‘왕국’을 끼고 도는 바람에 불가능한 꿈이 된 것도 같았습니다. 유엔에서도 중국은 줄곧 북의 인민공화국을 두둔하는 바람에 북에 대한 제재나 압박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중국의 입장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에게는 한국과 미국의 친선 내지 혈맹관계가 더 소중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중국과 북한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허망한 꿈을 안고 우리가 중국을 보고 아양을 떨다가 자칫 잘못하면 미국과의 혈맹관계를 소홀히 할까 걱정스럽습니다.
우리는 중국과 북한의 혈맹관계를 존중하면서 중국을 대해야 하고 반면에 우리나라와 미국의 혈맹관계를 부각시켜야 합니다. 한반도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이로써 남북을 통일하기 위하여 미국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어야만 중국과 북한이 대한민국을 존중하고 그런 입장에 있는 우리를 그들도 바로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한미 관계가 한중 관계보다 더 소중하다는 것은 재언의 여지가 없다고 믿습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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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갑제 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