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도쿄에서 李明博 대통령은 언론이 日王(일왕)이라고 표현하는 일본 天皇에 대해서 "천황"이라고 호칭했다. 물론 그 앞의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도 "천황"이라고 불렀다. 국가의 공식 호칭과 언론의 호칭 표기가 다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묻겠다. 오늘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일본 천황과의 만남에 대해, 한일 FTA 협상이 중단된데 대해 한국에서 반대론, 신중론이 있다고 한다. 이것을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가. (李대통령) 일본의 천황에 대한 한국 초대문제는 오후에 (천황을) 바로 방문하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방문을 앞두고 사전에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않다. 원론적인 문제에 대해 일본 천황이 굳이 한국을 방문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씀드린다. 양국의 FTA 문제는 물론 양국 간의 여러 가지 논란이 될만한 소지가 있다. 우리는 어느 나라든지 FTA 문제를 협의할 때 양국 이해가 상반되는 문제는 협의 조정해서 양국에 윈윈(되는 방향으로) 합의해 결국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되어있다. 솔직히 말해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있어 경제 문제를 보면 부분적으로 격차가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격차를 그대로 두고 (FTA를)하면 더 큰 격차를 벌어질 수 있다는 한국측 염려도 있다. (이는) 사실이고 저도 같은 생각이다. FTA 문제를 협상(하기) 이전에 기업간의 문제, 취약한 부분에 있어서의 상호협력이 전제가 되면서 양쪽이 윈윈하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실무적으로 이야기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1980년대부터 한국 언론이 일본 천황을 日王이라고 표기한 것은 다분히 천황이란 용어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이다. 한국은 대한제국 이전까지 王이라고 칭했는데, 일본은 고대시절부터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를 채용하지 않고 天皇이라고 불렀다. 마치 한국엔 왕이 있고, 일본엔 천황이 있으니 한국 왕이 아래로 보이는 듯이 되어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日帝 때 現人神으로 우상숭배를 해야 했던 昭和 천황에 대한 거부감도 강했다. 이렇게 되어 언론이 日王으로 격하시킨 셈이다. 한국도 대한帝國 시절부터는 고종을 皇帝라고 칭했다. 우리쪽이 왕으로 불리게 된 것은 三國 시대부터 중국 王朝에 대해서 저자세를 취했고, 중국으로부터 책봉되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호칭문제로 전쟁이 일어난 적이 있다. 바로 병자호란이다. 後金은 淸으로 國號를 바꾼 다음 청태종이 황제를 자칭하고, 조선에 대해서 황제라고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조선은 明의 황제만 황제로 부르겠다고 버티다가 청의 침략을 받아 仁祖가 삼전도의 굴욕적 항복을 하고말았다. 최명길 같은 사람은 호칭은 불러달라는대로 불러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으나 강경파에 밀렸다. 힘도 없는 조선은 결국 자존심도 지키지 못하고 백성 고생만 시켰다. 언론은 김정일을 국방위원장이라고 불러준다. 김정일의 민족반역적 행위를 생각한다면 위원장이란 호칭을 떼야 하는데, 언론은 위원장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불경죄라도 저지르는 일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깍듯하게 그렇게 표기한다. 그러면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뒤에는 존칭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主敵집단의 수괴인 김정일을 국방위원장이라고 부르면서 우방국인 일본의 천황을 굳이 日王이라고 격하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문제이다. 우리 언론이 일왕이라고 표기한다고 해서 일본 언론이 한국 대통령을 中統領으로 부르진 않는다. 천황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일본쪽의 권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고 일왕이라고 격하한다고 해서 권위가 내려 앉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의 기개나 불만을 표출하는 데는 日王 표현이 맞지만 양국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가져가는 데는 부적절하다. 특별한 사유가 없을 때는 호칭은 불러달라는대로 불러 주는 것이 원칙이다. 약20년간 天皇을 日王으로 불러 한국인의 정서를 보여주었으니 이제는 국가의 공식호칭과 일치시키는 것이 어떨까 생각된다. [ 2008-04-21, 18:09 ] 조회수 : 13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