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 내려놓기’가 중심이 된 이번 혁신 방안에 대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깔아뭉개려는 국회의원들이 무슨 정치 혁신, 국가 혁신을 하겠다는 건지 의심스럽다. 혁신위를 띄워놓고 밑에서 흔들 것이라면 새누리당은 왜 당내에 혁신위원회를 만든다고 그토록 난리법석을 떨었는가. “혁신위를 혁신해야 한다”(김성태 의원)는 소리까지 나온 것을 보면 양지 쪽만 밟아온 수구 웰빙당의 ‘보수 혁신’이란 결국 국민을 기만하려는 쇼가 아니었나 하는 느낌마저 든다. 의원들은 “백화점식 인기 영합 안”이라고 몰거나 “액세서리 바꾸고 화장발 내는 정도에 그쳤다”며 혁신안을 폄하하기에 바빴다.
새누리당이 두 번에 걸친 대통령선거와 총선거 승리에다 고령층 증가로 형성된 ‘기울어진 운동장’ 덕분에 다음 선거도 쉽게 이길 것으로 믿고 오만해졌음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이든, 관피아 척결이든, 개헌이든 하겠다고 나선다면 국민들 입에서는 영화 대사처럼 ‘너나 잘하세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정치혁신실천위원회를 구성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의 ‘특권 내려놓기’를 정치권 손에 맡겨둬서는 성사를 기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