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사이에서 부산 유권자들은 가장 정치적 감각이 좋은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 1985년의 2.12 총선 등 한국의 현대사를 바꾼 격동의 한복판에 부산 유권자들이 있었다. 지난 총선 때도 부산에서 親朴돌풍이 일어났었다. 야구인들 사이에서도 부산 팬들은 가장 극성이고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들로 알려져 있다. 오늘 저녁 부산에서 중소기업, 전직 대학총장, 전 고위 관료들이 모였다. 화제는 親朴연대 및 친박 무소속 당선자들의 한나라당 복당 문제였다. 거의가 한나라당과 李明博 대통령이 무조건, 신속히 復黨시켜주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만약 한나라당의 親朴의원 10명이 탈당하여 親朴연대와 손 잡고 원내교섭 단체를 구성하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당장 與小野大 상황이 되지 않는가. 그렇게 되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터인데, 왜 박근혜씨를 코너로 모는지 모르겠다." 저녁 회식 참석자들은 한나라당과 李明博 대통령이 親朴세력에 대해서 그런 탈당의 빌미를 주는 것이 아닌가 여기고 있었다. 부산은 영남이면서도 지역주의가 가장 약한 곳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 親朴연대, 무소속, 한나라당에 골고루 의석수를 나눠주었다. 오늘 모인 사람들이 특별히 박근혜씨를 편드는 것 같지도 않았다. 이들은 선거를 통해서 親朴 후보들이 당선된 이상 한나라당은 私感을 버리고 다 받아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치감각이 예민하다는 부산 유권자들의 民心은 상식에 기초하고 있기에 이 정권이 경청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근혜씨의 힘은 한나라당을 與小野大로 몰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런 능력을 가진 유일한 정치인이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기득권 세력은 그런 명분을 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