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불교: 어떻게 볼 것인가?
수년전 나는 불교진흥원에서 주관하는 호국불교 세미나에 참석하여 발표와 토론을 들으면서 상당히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세미나는 호국불교의 훌륭한 전통을 강조하기보다 호국불교에 대한 강한 비판이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날의 경험은 나에게 호국불교에 대해 다시 살펴보고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내가 알고 있는 한국의 호국불교는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고 불국정토를 실현하려는 불교의 이상(理想)을 한국적 현실에 적용하면서 역사적으로 형성된 이념이다. 호국경전들은 인도에 기원을 두었으며 중국과 일본에도 호국불교가 있었다. 그런데 왜 유독 한국에서 호국불교가 중요한 특징으로 정착했을까? 그 이유를 나는 한국에는 외침이 잦고 국민통합이 절실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호국불교는 신라 삼국통일의 사상적 토대를 제공하고 고려가 거란, 몽고 등의 외침을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조선조의 숭유배불정책 속에서도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서산, 사명, 영규 대사 등 승려들은 호국의 기치를 내걸고 승군을 조직하여 크게 활약했다. 우리나라에서 불교가 민족종교로서의 위상을 굳힌 것도 호국불교의 덕이라 본다.호국불교에 대한 비판을 살펴보니 그 요지는 두 가지
- 정천구 박사/서울디지털대학 석좌교수
- 2016-06-29 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