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재산 지령문’ 요약본 공개… “야권연대·창당은 北의 지령” 하태경(사진) 새누리당 의원이 “통합진보당의 창당과 지난 2012년 총선에서의 야권연대가 북한의 대남 지령에 따라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왕재산 간첩 사건’ 때의 북한 지령문 요약본이라며 관련 문서를 공개했다. 하 의원은 26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제가 공개한 북한의 지령문 내용을 보면 통진당 창당과 야권연대에 대한 아주 세부적인 방침이 나온다”며 “A4 용지 7페이지 분량의 지령문대로 모두 똑같이 실현됐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 지령문은 헌법재판소가 통진당 해산을 결정할 때 증거자료로 채택된 것으로, 정부에 자료 요청을 해서 받은 것”이라며 “이 지령문은 왕재산 간첩단 지령문이고 2012년 총선 전에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민주노동당 내에 북한과 연계하고 있는 세력이 있다는 것은 다 알려졌다”며 “그럼에도 야권연대를 추진한 야당은 표를 구걸하기 위해 악마한테 영혼을 판 것 아니냐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이 앞서 북한의 대남공작부서인 225국이 지하당 ‘왕재산’ 측에 전달한 내용이라며 공개한 2011년 2월자 지령문에는 ‘2011년 4·27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에 패배를 안기고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 현재 시도하고 있는 대로 진보 및 개혁 세력의 총체적 선거 연대를 실천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선거에서 진보신당의 노회찬 같은 종파기회주의적 책동을 못하게 어떻게든 제압해야 할 것’ ‘조승수(현 정의당 정책위의장) 등 악질종파주의자들은 일단 대통합당을 창당하고 점차적으로 고립·축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는 내용도 있다. 지령문에는 또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그대로 견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자주, 평등, 반전, 평화 등 진보적 민주주의의 내용이라도 기어이 관철시켜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하 의원은 “지령문은 2011년 2월에 내려왔는데, 그해 3월에 같은 내용이 ‘동북아의 문’이라는 블로그에 올라왔다”며 “블로그 대표 집필자는 ‘종북 콘서트’로 이름을 날리는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과 함께 팟캐스트 ‘주권방송’을 진행하는 콤비”라고 설명했다. 그는 “헌재가 지령문을 해산 결정의 증거로 채택해 통진당 통합과 야권연대에 북한이 개입했음을 인정한 만큼 국회 차원에서 북한에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하겠다”며 “지령문 전파사이트 ‘동북아의 문’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26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왕재산 간첩단은 통진당 창당 전 다 검거됐기 때문에 직접적 연관관계는 없다”며 “북한이 동시에 여러 개의 비밀조직을 굴리고 지령을 똑같이 줘서 통일적 대응을 하도록 하기 때문에 저 지령대로 창당과 야권연대가 이뤄졌다는 것은 왕재산 말고 다른 비밀조직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그 조직은 아직 검찰과 국가정보원 등이 밝혀내지 못했을 뿐”이라며 “그 조직이 통진당 창당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문화닷컴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