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공식 발간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입장과
접근 방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화들이 소개돼 있다. 북한은 이 전 대통령 임기 중 다양한 루트를 통해 최소 5차례 정상회담을
제의했으나, 대가를 요구하는 바람에 무산됐다고 한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대규모 경제지원 확보, 핵개발 시간 벌기,
남남갈등 조장 등의 다목적 전술로 활용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것이 전직 대통령의 육성 증언으로 새삼 확인된 것은 처음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평양으로 가 김정일과 회담했던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은 성과만 과시했을 뿐 뒷거래 문제는 밝히지
않았었다.
회고록에는 2009년 9월 임태희-김양건 싱가포르 비밀접촉 이후 11월 개성에서 열린 실무접촉에서 북측이 국가개발은행 설립 자본금 100억 달러, 쌀 40만t, 비료 30만t, 옥수수 10만t 등을 요구한 것으로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같은 해 원자바오 당시 중국 총리로부터 김정일이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얘기를 듣고 “실무자들이 접촉했는데 무슨 조건이 있어 그렇게 못한다고 얘기했다”면서 “대가나 조건 없이 만나 핵 문제를 비롯하여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만날 용의가 있다”고 답변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은 “이번에는 우리 쪽에서 했으면 한다”는 뜻을 전하면서 속으로는 다른 문제만 관철된다면 장소는 양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기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남북정상회담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올바른 원칙을 관철함으로써 왜곡된 남북관계를 바로잡는 더 큰 역할을 했다.
지난 정부의 이런 일들은 박근혜정부에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역대 정부에서 모두 집권 3년 차를 정상회담의 적기로 보고 관련 논의를 집중했다. 김정은은 올 신년사에서 ‘최고위급회담’이라는 미끼를 던졌고, 정부 내부에서는 핵·인권 문제를 우회해서라도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보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남북정상회담은 2000년, 2007년 열렸지만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데 실패했고, 오히려 핵 개발을 위한 시간과 돈을 제공한 셈이 되고 말았다. 정부는 이런 북한 전술을 직시하며 다시 한 번 정신을 가다듬기 바란다.
회고록에는 2009년 9월 임태희-김양건 싱가포르 비밀접촉 이후 11월 개성에서 열린 실무접촉에서 북측이 국가개발은행 설립 자본금 100억 달러, 쌀 40만t, 비료 30만t, 옥수수 10만t 등을 요구한 것으로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같은 해 원자바오 당시 중국 총리로부터 김정일이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얘기를 듣고 “실무자들이 접촉했는데 무슨 조건이 있어 그렇게 못한다고 얘기했다”면서 “대가나 조건 없이 만나 핵 문제를 비롯하여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만날 용의가 있다”고 답변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은 “이번에는 우리 쪽에서 했으면 한다”는 뜻을 전하면서 속으로는 다른 문제만 관철된다면 장소는 양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기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남북정상회담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올바른 원칙을 관철함으로써 왜곡된 남북관계를 바로잡는 더 큰 역할을 했다.
지난 정부의 이런 일들은 박근혜정부에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역대 정부에서 모두 집권 3년 차를 정상회담의 적기로 보고 관련 논의를 집중했다. 김정은은 올 신년사에서 ‘최고위급회담’이라는 미끼를 던졌고, 정부 내부에서는 핵·인권 문제를 우회해서라도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보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남북정상회담은 2000년, 2007년 열렸지만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데 실패했고, 오히려 핵 개발을 위한 시간과 돈을 제공한 셈이 되고 말았다. 정부는 이런 북한 전술을 직시하며 다시 한 번 정신을 가다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