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김일성•김정일 기금’에 출연할 것을 강하게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수산 태양궁전을 더욱 요란하게 꾸미기 위한 예산확보 차원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김일성 생일을 한 달 정도 남겨놓은 요즘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김일성•김정일 기금’에 돈을 낼 것을 요구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이런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평안북도 주민소식통은 “‘김일성•김정일기금’이란 ‘금수산태양궁전’을 더욱 호화롭게 꾸미고 유지 관리하는데 필요한 자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당국이 주민들에게 충성심을 강조하며 기금에 돈을 바칠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밝힌 이 소식통은 “조선 돈으로 100만원 이상 낸 사람들에게는 액틀(액자)에 보기 좋게 넣은 ‘기금증’을 수여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기금에 돈을 내는 것을 (주민들에게)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지 않으면 충성심이 모자란 사람으로 눈총을 받기 때문에 얼마간이라도 낼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 대부분은 기금을 내는 것에 소극적이어서 몇 백 원정도로 성의 표시를 하고 마는 분위기지만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자녀를 둔 사람들과 입당에 목을 맨 사람들 중에는 100만원 이상을 내고 기금증을 받아 수령님, 장군님 초상화 밑에 걸어놓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 출신 탈북자 이모 씨는 “내가 북에 있을 때도 당국은 온갖 이름의 기금으로 주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냈다”면서 “각 직장 단위에 당원폰트를 몇 개 내려 준 뒤 기금 낸 실적을 게시판에 실시간으로 공개하여 입당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돈내기 경쟁을 유도하기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한편 북한당국은 작년 2월 김정일 생일(2.16)을 앞두고도 주민들에 ‘김일성•김정일기금’에 주민들의 참여를 대대적으로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2007년 ‘국제김일성상’ 사업과 주체사상의 세계적 연구보급활동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국제김일성기금’을 만든 후 2011년 김정일이 사망하자 그 이듬해인 2012년부터 기금의 명칭을 ‘김일성•김정일 기금’으로 바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