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지 거리 · 어뢰 사거리 천안함 압도… 최근 적외선 장비 · 스텔스 기능 장착
침투용
특수선박 평양조선소서 건조… 한·미 2005년부터 탐지, 지금도 누벼
‘스모킹 건’ 중어뢰는 ‘1·18공장’ 제작… 北 수출용
카탈로그의 설계도와 일치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발생 후 5년이 지나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있다. 침몰
원인을 둘러싼 남남갈등이다. ‘한·미 자작극설’ ‘미군 특수부대 네이비실(Navy SEAL) 소행설’ ‘미군 잠수함·이스라엘 잠수함 충돌설’
‘기뢰설·좌초설’ 등이다. 북한 소행의 결정적 증거인 ‘스모킹 건(Smoking Gun)’으로 어뢰추진체가 백령도에서 발견된 뒤에도 끊이지 않은
이들 다양한 의혹에 쐐기를 박는 추가 사실이 최근 새로 밝혀졌다.
북한은 천안함을 폭침시킨 연어급 잠수정(130t)의 존재를 줄곧
부인해 왔지만 한국의 초계함(PCC)을 공격하기 위해 맞춤형 설계, 제작한 평양조선소 잠수정으로 드러났다. 소나 성능 등이 떨어져 적 잠수함정
탐지에 한계를 노출한 한국 함정을 겨냥했다는 의미다. 군은 2005년부터 연어급을 식별·탐지하고 추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민간 상업위성
구글어스가 촬영한 북한 남포기지 영상에는 ‘대동강 연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연어급 잠수정이 자주 목격되는 등 지금도 서해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천안함 폭침사건 당시 청와대 천안함 대응 실무 태스크포스(TF) 책임자로 5년 동안 천안함의 진실을 파헤쳐온 이종헌 전
청와대 행정관은 “천안함 공격 이후 연어급 잠수정이 노출되면서 굳이 감출 필요가 없어진 데다 전력화되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동강 연어’는 한·미 감시자산에 의해 무수히 포착됐을뿐더러 2006년 4월 구글어스가 찍은 평양시 낙랑구역의
평양조선소 모습에도 존재가 처음 확인됐다. 연어급 잠수정의 출생지인 이 평양조선소는 침투용 특수선박 제작소다. 상어급 이상과 달리 연어급은
크기가 작아 대동강변의 육상 건조 및 진수가 가능하고, 또 선체가 물에 잠기는 깊이는 흘수가 3m 내외로 강을 따라 오르내리는 데 문제가 없다.
평양산 연어급 잠수정은 대동강을 타고 내려와 송림을 지나 남포기지에서 임무를 하달받는다. 천안함을 공격한 중어뢰(CHT-02D)는 2002년
평안남도 개천시 ‘1·18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해외에 뿌린 카탈로그에 실린 수출용 설계도와 일치한다.
초계함 공격을 위한 맞춤형으로 설계된 ‘대동강
연어’는 이후 이란 수출 등의 방산 협력을 통해 성능이 더욱 향상되고 있다. 최신 연어급 잠수정에는 적외선 야간투시 장비가 장착되고 스텔스
기술까지 적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천안함 연합 정보분석팀은 애초 어뢰를 쏜 잠수함이 상어급인 것으로 판단했으나 정보 분석 과정에서 북한이 이란에
3척 수출한 가디르급과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디르급의 능력과 성능, 적외선
카메라 등 야간 관측 장비 장착, 수거된 어뢰 잔해물 그리고 연어급과 상어급의 비교 영상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최종적으로 연어급 잠수정이란 결론에 도달했다. 이 전 행정관은 “도발을 감행한 북한 잠수정의 탐지거리는
18㎞, 어뢰 사거리는 12㎞ 이상으로 천안함의 소나 탐지거리보다 몇 배 이상이나 됐다”고 분석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