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지난해 10월, 북한 평양 인근의 강건 종합군관학교에서 집행된 공개처형 장면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올해 들어 북한의 고위 관리 15명이 처형됐다는 소식과 함께 북한의 잔혹성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4년 10월 7일, 위성사진에 포착된 평양 인근의 강건 종합군관학교.
넓은 공터의 한가운데 무언가 10여 개가 일렬로 서 있습니다. 반대편에는 ZPU-4 대공포 6대가 이를 향해 나란히 배열돼 있고, 그 뒤에는 이를 지켜볼 수 있는 장소가 보입니다. 실제 공개처형이 진행되는 상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된 겁니다.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위성사진과 분석 자료(HRNK INSIDER 원본보기)를 제공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랴튜 사무총장은 “이는 대공포로 공개처형을 하는 장면이며, 100% 확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칼랴튜 사무총장과 상업위성사진 분석업체인 ‘ASA(AllSource Analysis)’의 조셉 버뮤데즈 박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강건 종합군관학교에서 평소와 다른 모습이 포착됐는데 줄지어 세워진 처형 대상자(target)를 앞에 두고 약 30m 떨어진 거리에 ZPU-4 대공포가 배치됐으며 그 뒤로는 트럭, 트레일러, 버스 등이 서 있습니다.
특히 ZPU-4 대공포는 14.5mm 중기관총 4정을 묶어 만든 것으로 총 24개의 총구에서 나온 탄환이 사형대상자를 향해 발포된 것입니다. 따라서 처형된 사람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됐을 것으로 보이고, 또 고위 관리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발포를 명령하고 공개처형을 목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인 10월 16일에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같은 장소에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아 7일 당시 공개처형을 위한 특별한 활동이 있었음을 짐작게 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일본의 언론 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평양에서 10월 초순 노동당 간부 12명에 대한 집단 총살이 있었습니다. (관련 기사)
당시 보도에는 10월 6일 노동당의 중앙당 과장 3명과 부하 7명 등 총 10명이, 그리고 11일에는 당 간부 두 명이 평양의 강건 종합군관학교 훈련장에서 총살됐으며 총살 당시 기관총이 사용된 것 같다고 취재협력자는 설명했습니다. 이 내용에 근거하면 위성사진에 나타난 공개처형 장면은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또 ‘아시아프레스’의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당시 처형은 당과 보안기관, 사법기관의 간부가 모인 앞에서 집행됐으며 유일영도체계의 확립을 위해 각 조직 간부들에 대한 ‘본보기’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했습니다.
[Ishimaru Jiro] ‘김정은이 누구인가?’를 생각할 때 북한이 지난 3년 동안 속성으로 그를 절대 독재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따라가야 합니다. 또 엄벌에 처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김정은’이란 젊고 실적도 없는 사람을 유일 독재자로 만들려다 보니 당연히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번 총살 사건도 무리하게 추진하다 생긴 하나의 사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가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도 위성사진이 포착한 장면은 공개처형이 확실하다며 인공위성이 놀라운 정도로 이 순간을 정확하게 잡아냈다고 설명했습니다.
[Curtis Melvin] 인공위성이 (공개처형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이 사진이 없었다면 처형된 사람들은 여전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겁니다. 이 위성사진은 북한의 인권상황이 어떠한가를 알려줌과 동시에 위성사진이 은둔 국가인 북한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국정원은 지난 29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올해 들어 고위관리 15명을 처형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정원은 2012년에 17명, 2013년에는 10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처형된 고위관리가 41명에 이른다며 김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가 계속되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출처 자유아시아 방송